이때부터 곽사는 이각과 멀리하고, 

그것을 이각이 알고 둘의 관계는 서로 의심하며 점차 멀어지기 시작했다.

얼마 후 두 사람은 서로 죽일 기회를 엿보며 

반목하는 철천지 원수지간이 되었다.

특히 이각은 권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황제와 비를 자신의 진영에

볼모로 가두었고, 곽사도 조정의 고위대신들을 볼모로 잡았다. 

마침내 두 사람은 장안성 밖에 군사들을 동원하여 매일 싸우니 

죽는 사람이 수 천명에 달했고 들판은 시체로 뒤 덮혔다.

두 사람이 서로 반목하여 싸운다는 소식을 장제가 들었다. 

장제는 일찍이 곽사와 이각, 번주와 같이 여포를 타도하기 위해 싸웠지만 

멀리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반동탁 연합군이 공격 할 것에 대비하여 

많은 병력을 가지고 최전방에 나가 있었다.

그는 곽사와 이각의 병력이 비슷하여 쉽게 싸움이 끝나지 않는 것을 알고 

둘을 화해시킨다는 명목으로 군사를 몰고 장안으로 들어왔다.

장제가 두 사람을 불러 화해를 시도했다.

두 사람 모두 장제의 말을 듣지 않으면 장제가 상대편과 함께 공격하면 

당해 내지 못할 것 같자, 둘은 서로 마지 못해 화해하고 휴전 하였다.

장제는 황제가 장안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알고 

황제에게 표를 올려 홍농(弘農)으로 옮겨 갈 것을 청했다.

곽사는 장제가 황제에게 그런 청을 했다는 것을 알고 

황제를 홍농으로 가도록 도와주겠다고 하며, 

조정대신들과 궁녀들도 황제와 동행하도록 하고, 

호위 병사들도 붙여 주어 동도인 홍농으로 가도록 했다.

곽사는 황제가 떠나간 후 가만히 생각해 보니 황제가 없으면 

권력이 없는 허수아비에 불과 할 것 같아 또다시 군사를 몰고 와서 

황제를 강제로 탈취하여 가려했다.

곽사의 군사들이 막 황제를 강제로 데려가려 할 때 

갑자기 어디서 한 떼의 인마가 와서 곽사의 군사를 공격하였다.

그 사람을 보니 다행히 양봉이 자기의 부하장군 서황을 앞세워 

곽사의 군사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황제의 처 인척인 장군 동승도 병력을 끌고 와 가세하니 

곽사는 병력을 거두어 돌아갔다.

그러나 곽사는 즉각 이각에게 이사실을 알려 곽사와 이각의 패거리들이 

같이 힘을 합쳐 양봉을 공격하니 아무리 힘이 장사인 서황이라도 

그들을 당해 낼 수가 없어 그들은 후퇴하고 말았다.

황제 일행은 다시 곽사와 이각의 무리에게 납치되어 

다시 장안으로 가려는 순간 갑자기 한떼의 군마가 

이각과 곽사의 무리를 공격하였다. 

보니 남흉노족이었다.

그 틈을 타서 황제일행은 황하를 건너는데 

배는 한척에 불과하고 탈려는 사람은 많아 많은 사람이 

황제의 호위r군사들에게 목숨을 잃었고, 

황제와 같이 따르던 궁녀들은 모두 흉노족에게 납치되었다.

황제일행은 천신만고 끝에 낙양에 도착했다. 

도착해 보니 낙양의 황궁은 모두 불에 타없어졌고, 

마을은 겨우 수백명의 백성들만이 남아 황량하고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었다.

더구나 재해와 전쟁으로 인해 나라전체에 흉작이 드니 

어느곳을 가나 먹을 것이 변변치 않았다.

황제는 끼니를 제대로 때울 양식도 없었고, 

기거할 집도 제대로 없는 신세였다.

황제와 황비는 연뿌리나 고구마로 끼니를 때우고 

겨우 민간의 초가집 하나를 얻어 거기에 기거해야 했다.

조정대신중 하나가 황제에게 원소나 조조에게 

낙양으로 군사를 몰고 와서 곽사와 이각의 무리를 멸하고 

황제를 모시도록 해야한다고 주청하자, 

황제는 두 사람에게 서신을 띄워 사자를 보냈다.

두 사람은 동시에 황제의 서신을 받아 자신들의 참모들과

어떻게 해야할지 의견을 물었다.

두 사람의 참모들 모두 황제를 모시기 위하여 

빨리 군사를 보내야 한다고 간했으나 

원소는 있으나마나한 황제는 모셔보았자 별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군사를 움직이지 않았다. 

반면에 조조는 참모들의 말을 듣고 즉시 군사를 모아 

황제를 모시기 위해 낙양으로 떠났다.

조조가 군사를 동원하여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곽사와 이각은 남은 잔당을 모두 끌어 모아 다시 황제를 탈취하려고 

황제가 있는 곳으로 군사를 움직이고, 

조조역시 군사를 움직여 황제 일행이 오는 방향으로 

급히 군사들을 이동시켰다.

황제일행도 조조가 오는 방향으로 몸을 의탁하러 

서둘러 낙양을 빠져 나갔다. 

막 곽사와 이각의 무리가 황제일행을 공격하여 황제 일행도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체념하고 있을 때 일단의 기마병이 

황제 앞으로 달려오며 사납게 곽사와 이각의 무리를 공격했다.

황제가 어리둥절하여 그 군사들을 바라보자 군사들 중 하나가 

앞으로 달려나와 읍하며 조조가 보낸 군사들이니 안심하라고 말해주었다.

황제일행은 안도의 한숨을 토해 냈다.

곧이어 조조가 대군을 거느리고 와서 황제를 알현 했다. 

한편으로 조조는 군사들을 풀어 곽사와 이각의 무리를 모두 소탕하였다.

조조는 낙양을 둘러보며 

“이미 모든 것이 불에 타 폐허가 되다시피한 낙양에 

황제께서 머물러 있기에는 좋지 않으니 

허도(許都)로 황궁을 옮겨야 재정이 풍족하고 

양식이 넉넉하여 백성들이 살기에도 부족함이 없으니 

허도를 수도로 삼음이 좋을 것으로 아뢰옵니다”라고 황제에게 청했다.

황제도 조조의 말을 옳겨 여겨 이를 윤허했다.

이로써 조조는 천하의 민심을 얻었고, 

황제를 곁에두고 모시므로 인하여 실질적인 권력자가 되었다.

조정의 대신들은 모두 조조편에 섰고, 

조조를 반대하거나 적대시하는 사람들은 모두 죽이거나 없애 버렸다.

실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조조의 세심함과 무자비함을 보는 대목이다.

조조는 한편으로 세력이 강한 원소와 여포에게는 

대장군의 벼슬을 주고는 자기는 그들보다 한 단계 낮은 벼슬을 차지하여 

원소와 여포 등으로부터 원한을 사거나 공격당할 빌미를 주지 않으려 

근신하며 자신의 군사력을 키워나가기 시작 했다.

성공으로 가는 길목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언제 어떤 변수가 발생하여 발목을 잡을지 알 수 없다.

성공여부는 위기가 발생 하였을 때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위기는 자연적으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사람들이 만드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걸림돌이 되고 사람이 위기를 조장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위기를 만들어 낸다.

따라서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려면 

다양한 사람을 많이 겪어보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능력이다. 

조조는 그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