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유비 서주를 얻다.

갑자기 조조에게 여포가 조조의 본거지인 연주와 복양을 공격하여 점령했다는 

급보가 날아들었다.

조조는 유비가 권한 휴전을 받아들이는 척하고는 

황급히 군사를 철수하여 연주로 향했다.

조조는 군대를 이끌고 박양으로 돌아와 진을 쳤고,

여포는 오만 명의 병마를 이끌고 와서 포진했다.

여포가 조조의 군사에게 싸움을 거니 조조 진영의 장군 하후돈과 악진이 

여포를 상대하려 나왔다.

그러나 둘은 모두 여포의 상대가 못되어 두 장수가 도망하니 

조조의 군대는 여포에게 크게 패하여 삼 십리 밖으로 쫓겨나서야 

겨우 진영을 수습할 수 있었다.

조조는 야밤에 여포의 군대를 기습하기로 마음먹고 

여포의 서쪽진영을 공격했으나 뜻밖에도 

여포는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해두고 있었다.

조조는 또다시 참패하여 도망가는데, 

여포가 승세를 몰아 집요하게 쫓아오니 조조는 급히 도망가며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나 천운은 조조의 편 이었다.

하후돈이 군사를 이끌고 도우러 오고, 

때 아닌 폭우가 쏟아져 내려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로 내리니 

여포도 더 이상 공격을 할 수 없었다.

여포는 다 이긴 승리를 놓친 것에 화가 났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폭우에 할 수 없이 말머리를 돌렸다.

여포의 모사 진궁은 조조가 승리에 조급해하고 있음을 알고는 

박양에 사는 전모(田某)라는 거부를 이용해 

조조의 귀에 “여포가 성을 나가 성에 군사가 없다”는 헛소문이 들어가게 해 

조조가 그 소문을 믿고 공격해올 때 조조를 사로 잡을 계책을 세웠다. 

진궁의 계책으로 “여포가 성을 비웠다”는 소문을 백성들에게 퍼지게 했다.

전모라는 거부는 조조에게 여포가 성을 비우고 없으니 

성을 점령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알려 주었다.

조조는 그 말을 듣고 속임수가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다시없는 기회라 생각하고 성안으로 군대를 이끌고 들어갔다.

그러나 성을 비웠다던 여포는 멀쩡히 성안에서 군사를 지휘하고 있었다. 

여포의 장수 하나가 말을 달려 정면으로 조조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몸이 작은 조조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도망치려 하는데 

술 취한 장수가 쫓아와 조조의 투구를 창으로 두드리며

“조조는 어디 있느냐”라고 물었다.

조조는 한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른 한손으로 저쪽을 가리키며 

“저 황색 말을 타고 가는 자입니다”하고 엉뚱한 방향을 가리켰다. 

그 장수는 그 방향으로 말을 돌려 쫓아갔다.

조조는 살았다고 생각하며 말을 달려 동문을 향해 가는데 

동문이 불에 타고 있어 말의 고삐를 힘껏 잡고 동문을 통과 하려는 순간 

말이 불기둥에 맞아 고꾸라지면서 타고 가던 말 아래로 떨어졌다. 

뒤따르던 부하가 조조를 말에 태워 무사히 성문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조조는 타고난 기지와 천운으로 또 한번 목숨을 건졌다. 

조조는 진영으로 돌아와서는 여포에게 보복할 계략을 세웠다. 

그는 부하들을 시켜 자신이 이미 죽었다고 거짓소문을 퍼뜨리게 한 후 

군영 안에서 소복을 입고 거짓장례를 치르게 했다.

그러자 여포는 조조의 계략에 빠져 조조진영을 기습했다. 

매복해 있던 조조의 군사들에 의해 여포의 군대는 대패하여 

도망쳐 성으로 돌아갔다. 

여포와 조조는 서로 눈치만 보며 오랫동안 지구전을 하였다.

어느덧 9월이 되어 양쪽 진영의 군량이 다 바닥나게 되어

 두 진영은 들판에 있는 곡식을 서로 차지하기위해 눈치를 보며 

그 곡식을 차지하는 쪽이 승리 한다고 믿고, 수확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느닷없이 메뚜기 떼가 날아와 피해를 크게 입어 

수확을 할 수 없게 되자 양쪽 군대는 모두 군량이 모자라게 되어 

조조군대는 철수 했다.

여포 역시 군량이 없어 동쪽으로 떠났다.

이때 서주태수 도겸은 병세가 위독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유비에게 서주태수자리를 받아 다스려주길 간절히 부탁했다.

그는 이 난세에 싸움터에서 죽지 않고, 

편안히 누워서 죽는 것은 모두 유비 덕분이라며 

유비에게 재삼 감사하며 서주를 받아 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유비는 정중히 거절하며,

 “태수님의 자제분들이 있는데 어찌 그 자리를 제가 받는단 말입니까?”, 라며 

완강하게 태수자리를 거부했다.

얼마 후 태수 도겸이 세상을 떠나자 서주 백성들은 유비에게 몰려와 

읍하며 자신들의 태수가 되어서 서주를 지켜 줄 것을 간곡히 청하였다.

관우와 장비도 “백성들의 마음은 하늘의 뜻이고, 마음이라”고 하며 청하니 

유비는 마침내 수락하여 서주목이 되었다. 

실로 유비가 바라던 대로 한 꾀에 서주를 얻었다.

조조는 유비가 서주목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분기탱천하여 “교활한 유비 놈이 앉아서 거저 서주를 손에 넣었다”고 하며 

더 세를 키우기 전에 군사를 몰고 가 유비를 죽여야겠다고 나서자 

모사 순욱이 조조를 말리며,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이미 서주백성들이 유비에게 복종했으니 서주를 치면 

그들이 결사적으로 저항 할 것이니 차라리 영천 등에 남아있는 

황건적 잔당을 소탕하여 군사와 군량을 버는 것이 더 좋습니다”라고 권하자, 

조조는 곧바로 황건적을 토벌하러 갔다.

황건적 장수중에 허저라는 장수가 있어 나와 싸우는데 

무예가 무척이나 뛰어났다. 

허저의 무예가 뛰어난 것을 본 조조는 허저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부하장군들에게 “허저를 죽이지 말고 사로잡으라”고 하며, 

계책을 알려주어 조조의 계책대로 허저를 사로잡아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다. 

조조의 인재사랑을 엿보는 대목이며, 이점이 누구보다 조조의 뛰어난 점이다.

조조는 적이라 할지라도 무예가 뛰어나던, 

문장이 뛰어나던 무엇이든지 뛰어난 사람이라면 

비록 적이라 할지라도 죽이지 않고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 

자신의 부족한 점을 그들의 뛰어난 점으로 채워 활용하는 재주야 말로 

다른 사람들이 조조를 흉내내기 어려운 점이다.

조조가 다시 여포가 있는 연주와 박양을 공격하여 점령하자 

여포는 모사 진궁의 의견을 듣고 서주에 있는 유비에게 가서 투항했다.

이때 관우와 장비는 유비에 말하기를

“여포는 그의 양아버지 정원과 동탁을 모두 배신하고 죽인자로 

의리가 없고 절개와 충의가 부족하여 믿을 수 없는 자이니, 

받아들이면 반드시 큰 화가 되고 후회하게 될 것” 이라고 만류했다.

그러나 유비는 지금 자신의 세력이 조조에 비하여 너무 약하여 

뛰어난 무예를 가진 여포를 자기편에 두고 

조조와 대항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는 여포를 받아 들였다. 

사람들은 유비가 사람됨이 관대하고 후덕하여 여포를 받아 들였다고 수군댔다.

한편으로 유비는 조조가 공격해 오면 여포의 힘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소패성에 머무르게 했다. 

조조는 산동에서 황건적을 소탕한 공로로 조정에서는 

그를 건덕장군(建德將軍)에 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