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사와 이각은 장제와 번주가 점령한 성에 들어와 군사들을 동원해 

왕윤을 찾기 위해 황궁을 에워싸고 무력시위를 벌였다.

황제인 헌제가 모습을 나타내자 곽사는 헌제에게 왕윤을 넘겨주면 

군사를 돌려 돌아가고, 그렇지 않으면 군사들을 동원하여 

왕윤을 찾기 위해 황궁을 구석구석 수색 하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황제는 황궁에 숨어 있는 충성스런 왕윤을 선뜻 내줄 수 없어 

망설이고 있었다.

왕윤은 황제의 그런 모습을 보고, 이제 모든 것이 끝이 났다고 생각하고, 

황제를 위하여 스스로 누각에서 뛰어 내렸다.

곽사와 이각은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 있는 왕윤을 칼로 사정없이 난도질 했다. 

이때부터 모든 조정의 권력은 곽사와 이각, 번제와 장제 네 사람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장제는 몸을 빼내 연합군이 쳐들어 올 것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조정에서 멀리 떨어져 권력투쟁에서 한발 물러서 있었다.

왕윤과 여포 역시 권력은 잡기만 하면 그냥 유지 되는 것으로 생각하였지 

그것을 어떻게 해야 유지하고, 지키는지 알지 못했다.

허무하게 역사책에 반란으로 나오는 사람들 역시 권력을 잡을 줄만 알았지 

그것을 어떻게 지키고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삼일천하나 백일천하로 허무하게 끝나고 역사책에는 반란으로 

기술되고 만다. 

권력이란 지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무릇 권력자는 작고 세심한 것까지 신경을 써야하고, 

특히 많은 군사를 가진 사람은 반드시 감시하고, 경계하며, 

그 사람의 마음을 얻도록 해야 하고, 만약 그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그 사람을 그런 자리에 남겨 두어서는 안 된다.

사람을 움직이는 네 가지 요소는 돈과 사랑과 강압과 마음을 얻는 것이다. 

돈과 사랑과 강압은 그것이 없어지면 바로 사람도 떠나게 된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얻으면 ‘그것은 금은보화로 환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이상의 가치가 있고 그 이상의 삶의 의미가 있다.’

무릇 모든 사람들을 대하는데 있어, 특히 나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마음을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가 가진 것을 다 주더라도 그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면 

천하의 한구석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권력을 장악한 곽사와 이각의 무리들은 권력을 장악한 후 조정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며 그들이 하는 행동은 동탁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았다.

서량 태수 마등과 병주태수 한수는 곽사와 이각의 무리들이 

온갖 못된 짓을 일삼고 있다는 말을 듣고, 왕실을 구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으나 병력과 군량은 보잘 것이 없었다.

그러나 마등의 아들 마초는 이제 갓 열일곱 어린나이에도 무예가 출중하고, 

총명하며 용맹하기가 범상치 않았다.

마초는 군사들을 이끌고 공격하여 적장들을 죽이고, 

장안으로 들어갔으나 군세가 약한데다 군량과 말먹이 까지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후퇴하는데 때를 놓치지 않고 곽사의 무리들이 공격하니 

서량의 마초군대는 크게 패하여 돌아갔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황건적의 잔당이 산동의 청주에서 

수십만의 군중을 모아 반란을 일으켜 연주로 쳐들어가니 

황제를 모시고 있던 곽사와 이각의 모사들이 황제의 이름을 빌려 

조조에게 황건적 토벌의 명을 내렸다.

조조는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고, 성공할 기회조차 잡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사람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알고 

조조는 자신의 주변에 뛰어난 사람들을 많이 받아 들였다.

조조는 적에 대한 정보파악능력이 뛰어났고, 

끊임없이 황제의 명을 받은 일을 내세우며 황건적에게 

선량한 백성들은 모두 항복하면 집에 돌아가도록 보장하며 

살려준다고 하는 둥 심리전을 펴서, 적의 사기를 떨어트렸다.

그런 조조의 작전이 들어맞아 공격을 시작한지 100여일 만에 

황건적이 항복하였으며, 항복한 황건적의 잔당을 자신의 군대에 

흡수하여 조조의 군세는 이제 중국에서 원소 다음으로 강하게 되었다.

황건적들을 토벌한 공로로 조정에서는 그를 진동장군으로 봉했다. 

또한 조조 군사들의 군기의 엄정함과 조조의 뛰어난 용병술이 

온 천하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었고, 조조의 명망은 드높아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