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 여러가지 여름방학 숙제중에서 가장 힘든 숙제가 바로 일기 쓰기 였던것 같다.
매일 미루고 미루다 개학 하루전날 한달치를 밤새 쓰곤했는데 정말 악몽이었다.
그런데 은하님이 매일 일기쓰는것을 보니 나도 다시한번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두툼한 노트를 찾다가 마땅한게 안보여 걍 여기다 쓰기로 했다. 종이값도 아낄겸...
앞으로 오늘의 날씨, 뉴스, 소소한 사건들을 통해 내삶의 일부분과 생각을 써보려고한다.
별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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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 오랫만에 따스한 봄날씨... 정원에 풀도 뽑고 따스한 햇빛을 즐겼다. 작년에 심었던 깻잎에서 씨가 떨어져 조그만 텃밭에 꺳잎이 여기저기 자라고 있다. 열댓 개만 남겨놓고 다 뽑아버렸다.
이주전에 오이, 호박, 딸기, 토마토를 심었는데 잘들 자라고 있다. 올해는 호박 나물과 호박전을 좀 먹을수 있을라나...
작년에 심은 래즈베리와 블랙베리가 볼품은 없지만 조그만한 하얀꽃을 피웠다.
둘째딸 Danielle 이 블랙베리를 좋아하는데 올해는 텃밭에 열린것을 먹일수있으면 좋겠다.
포도 새 덩쿨들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복숭아와 자두는 손톱만한 열매가 달렸다.
매년 보면서도 참 신기하다. 죽은것 같았던 앙상한 나무에서 잎이 파릇파릇 돗아나고 꽃이피고 열매가 열리고... 생명의 신비여...
[Black-berry] [raspberry]
집에서 불과 30분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Suffolk 란 동네에서 그저께 토네이도가 휩쓸고 지나가 몇백명의 부상자가 나왔고 많은 재산 피해를 보았다. 토네이도는 주로 칸사스 같은 중부지역에서 발생하고 여긴 토네이도가 한번도 일어나지 않던 지역이라던데 참 이상한 일이다. 지구의 온난화로 기후가 생각보다 빠른속도로 바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회사직원 제시카 스미스 의 남편이 차를 타고 가다가 토네이도를 만났다고 한다. 차에서 내려 도망가다가 토네이도 바람에 휩쓸려 등에 상처가 나 150 바늘을 꼬매었다고한다. 새로산 혼다 어코드는 토네이도에 휩싸여 날라가 완전히 박살이 났다고 한다.
나에게도 죽음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일이다....
오늘 수영장을 열었다. 캘리포니아는 날씨가 좋고 나무가 많지 않아서 일년내내 수영장을 덮지않고 놔두어도 되는데 이곳은 겨울이 너무 춥고 또 가을에 낙옆이 워낙많이 떨어져 수영장을 덮개로 덮어두어야한다.
또한가지 다른것은 여기는 수영장에 소금을 넣는곳이 많다. 약간 찝지름 할정도지만 염분이 있어야 수영장을 관리하기가 쉽다고 한다.
작년에는 알지(algae) 가 수영장을 완전히 점령해 물이 진한 초록색이였었다. 클로린 약품을 넣고 필터를 계속 돌려 물을 다시 깨끗하게 만드는데 열흘이나 걸렸다. 다행이 올해는 알지가 번식하기 전이어서 쉽게 청소할수 있을것 같다. 알지를 죽이기 위해 화학약품을 뿌리고 40 파운드짜리 소금을 6 포대 사다가 수영장에 부었다.
오후에 얘들이 배고프다고 해서 켄터키 프라이 치킨을 사러갔다. 핫윙 과 닭다리를 주문하고 앉아서 창밖을 보면서 기다리는데 노부부 가 차에서 내려 식당에 들어오고 계셨다. 할머니도 연세가 많으였지만 할아버지는 거의 걷지를 못하셔서 할머니가 부축해 겨우 걸어들어오셨다. 할아버지를 부축하시면서 문을 열기가 힘드실것 같아 일어나 문을 열어드렸다. 할머니는 "That's OK, that's OK" 하면서 안도와 줘도 된다는 투의 시큰둥한 표정이다.
미국분들은 대체로 독립심이 강하다. 자신들을 불쌍하게 여기는것은 아닌가 하여 자존심이 좀 상하셨나보다...
혹시 내딴에는 도와 드린다는것이 오히려 기분을 나쁘게 해드린것은 아닌지... 좀 멀쑥해서 다 들어오실때까지 문을 잡고 서있다가 다시 들어와 앉았다. 누구를 도와 준다는것운 참 어려운일이다. 순수하게 좋은뜻으로 베풀었어도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할수도 있기에...
한오분정도 좀 시무룩하게 앉아있었나보다. 한 백인 아저씨가 식당을 나가다가 미소를 머금고 한참 쳐다보더니 고맙다는 말을 하고 나간다. 네가 한일은 참 착한일이었다고... ㅎㅎ 다시 초등학생이 된 기분이다...
정작 고맙다는 말은 다른 사람에게 들었다. 그리고 마음에 따스한 기운이 퍼졌다.
나에게 이말을 해준 아저씨에게 참 고마움을 느꼈다.
문열어주기 씨앗을 오늘 심었으니 나도 언젠가 파파 할아버지가 되어 문을 열고 들어올 기운도 없을때 누군가 문을 열어주는 친절을 베풀어주겠지...
그땐 딴소리 하지말고 걍 미소지으면서 "Thank you" 한마디만 하자...
아참, 깜빡했네... 4단으로 미끄럼타고 내려다가 몇일만에 다시 5단에 복귀했다.
또 금방 내려가겠지만 하여튼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어떻게 2단이나 한꺼번에 올라갔는지... 오로 급수가 약해졌나...
아니면 바둑실력이란 서서히 느는것이 아니라 어느순간 갑자기 한단계 점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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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팔공선달
선비만석
낙지대그빡
맥점구사
맥점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