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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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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
2008-07-18 오전 10:21 조회 7199추천 15   프린트｜스크랩
며칠전 애들을 데리고 가까운 어린이 놀이터를 갔었습니다.

애들은 인라인 스케이트와 퀵보드를 타고 저는 와이프랑 배드민턴을 치다 지쳐 잠시
벤치에 앉아 쉬고 있을 때 였습니다.

제 옆 벤치에 제 또래 40대 아들이 노모를 모시고 와 앉더군요.

노모의 손에는 애들이 즐겨 먹는 아이스크림이 들려 있었습니다.

잠시 그 두분의 대화를 여기로 옮겨 보기로 하죠.


"얘야 이 거 정말 맛이 있구나"

"어머님 자주 사 드릴테니 많이 드세요"

"그래 이런건 처음 먹어 보니 참 맛나구나"

아들은 어머님이 다 드시길 기다려 껍질을 받아 들고 휴지통에 버리러 가더군요.


저는 잠시 혼자 계신 노모에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르신 아드님이 참 효자이신것 같습니다."

어르신은 무척 자랑스러운 빛을 띠시며 말씀하시더군요.

"아이구 아들 뿐 아니라 며늘아가도 얼마나 잘 하는지 몰라요"

"예 아드님이 맛난 것도 사주시고 이렇게 모시고 나들이도 나오니 오죽 좋으시겠습니까?
저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 가셔서 모시고 싶어도 못 모시는데 아드님은 효자시라 이렇게
어르신이 정정하신 채 오래 모실 수 있는 복을 받나 봅니다."

"정정하긴요. 이제 내 나이 여든이 넘어  몸에 병도 있고 바깥 나들이가 원활치 않은데
오늘 아들이 휴일이라고 저를 데리고 이렇게 놀이터로 나왔네요."

" 어르신 주제넘은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연세가 높으셔서는 병이랑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얘기들을 하더군요. 가벼운 병은 몸에 지니고 있어야 섭생에 더욱 유의하셔서 장수하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니 병따위는 그리 괘념치 마시고 아드님이랑 행복하게 사십시오"

제가 말을 마칠 즈음 아들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노모의 손을 잡고 일어서는 아들을 보고 먼저 어르신에게 인사를 올렸습니다.

"어르신 살펴 들어 가십시오"

그리고 아들을 보고 고개를 깊숙이 숙여 인사를 했습니다.

아들 역시 황망히 고개를 숙여 제 인사를 받더군요.

----------------------------------------------------------------------------------- 

저는 자식 대신 노모를 모시고 어린이 놀이터를 나온 40대 아들이 그렇게 부럽게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80이 넘으셔도 정정하신 노모와 그 노모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드리는 40대 아들......

모두들  자기 자식들에게만 온갖 정성을 쏟는 작금의 세태에 늙으신 노모를 생각하는 아들의 마음이
가슴에 절절히 와 닿더군요



어머님

저도 하늘나라에 가면 어머님께 아이스크림 많이 사 드릴께요.

 
┃꼬릿글 쓰기
그대그시절 ｜  2008-07-18 오전 10:35:3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이거 프린트해서 아들놈에게 보내야지-
이제는 사주는 쪽이 아니고 얻어먹는 쪽에 더 가까우니- 쩝
에효, 거추장스러워지기 전에-
잘 읽었습니다.  
★동산★ 거추장 스러워 지기전에 ㅡ 이 무슨말씀, 당당하게 사셔야합니다.(공감함이있어 서글퍼 지려고 합니다.) 9988234는 99세까지 팔팔하게살다가 이틀 누워있다(자식들 마음준비, 장례준비위해) 죽는거구요, 34는 저도 모르겠네요.(동산=태평역) ^*^
boxtops 그시절님 무슨 프린트까지..... ^^
斯文亂賊 태평역 어르신, 234는 한 이틀(2)이나 사흘(3) 누웠다가 하늘로 간다(4)는 얘기 아닐까염~? =3=3=3
착각전공 ｜  2008-07-18 오전 10:36:2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사람냄새 물씬풍기는 글입니다. 목욕탕에서 연로하신 아버닙 때밀어드리는 아들을 볼때의 느낌과 똑같습니다 .어르신 아드님이 참효자시네요 하면 아들의쑥쓰러운 미소와 아버지의 자랑스런미소가 생각남니다  
★동산★ ｜  2008-07-18 오전 11:14:5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저도 光州에 올해 84세인 어머님이 단독주택에 홀로계시는데, 이글을 읽고 방금 전화해서 에어컨은 고장안나고 잘돌아가냐고 전화했습니다.
다시한번 나는 불효자식이다, 라는 자책이 드는 군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사족하나 ㅡ 위에서 네번째줄에 [데리고]를 [모시고]로 함이 좋을듯......^*^  
boxtops 동산님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수정하였습니다. 아이디를 바꾸셨군요^^
케이완프로 ｜  2008-07-18 오전 11:18:15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글 제목만 보고 <노모자이크>가 연상되며...박스님이 설마...ㅋㅋㅋ
이순제가 화장실에 앉아 손주컴퓨터에대고 <야 동!> <야 동!>하고 소리질러 대는 시트콤드라마를 떠올리고 씨익 웃어가며 글을 읽어 내려가는 순간...에구구!챙피해라...ㅎㅎㅎ  
boxtops 프로님... 우리 프로들끼리의 얘기긴 합니다만......저 역시 그 쪽 방면은 사나이라면 피해 갈 수 없는 로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ㅎㅎ
자룡일검 ｜  2008-07-18 오전 11:36:1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제목 보고 일본AV를 떠올린 1人 . 부끄럽습니다. ㅠ.ㅠ  
수나써 ｜  2008-07-18 오후 12:06:0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네요..
고맙습니다.  
★동산★ ㅎㅎㅎㅎㅎ 나도 고집피우고 말 안들을때 울 엄니한테 똑 같은말들었는데........ 그래도 아들, 딸은 나 닮지않아 다행. ^*^ (동산=태평역)
풍진객 ｜  2008-07-18 오후 12:30:57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팔공선달 ｜  2008-07-18 오후 12:31:22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 꿉벅  
당근돼지 ｜  2008-07-18 오후 12:46:16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다시 한번 생전에 어머님께 잘 해드려야 겠다고 마음을 다짐하도록 하는군요
우리 7형제는 아직은 어머님에게 잘 하는 편인데........그래도 저는 장남으로써 항상 아쉬움이 남는답니다.  
boxtops 당근님은 복이 많으시군요. 아직 어른이 생존해 계시니.... 부럽습니다
소라네 ｜  2008-07-18 오후 2:16:48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버릴때 얻는다더니 박스님이 386을 이야기 않으시니 공감들이 만땅인가봅니다^^  
boxtops 어던 의미의 덧글인지 이해가 어렵네요. 저의 386 이야기가 공감을 얻기 어려운 글이라는 지적이신지? 아님 다른 뜻이 있으신지요? 머리 나쁜 제가 해득하기엔 난감한 덧글이군요.
착각전공 386야그가 어때서요?50대 후반인 내가보기엔 과거도 생각나게하고 괜찮턴데...
육조단經 ｜  2008-07-18 오후 5:12:2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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