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의 불러핑.

주역은 허풍으로 쌓아 놓은 산이다. 세상에 주역만큼 허풍에 가득찬 담론은 있지 않다. 주역의 허풍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이 공자다. 그것이 공자 본인의 의도와는 관계 없는 것이기는 하다. 주역은 괘사와 효사라는 경과 10익 이라는 전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10익은 경을 돕는 열개의 날개란 뜻으로 < 상전. 단전, 문언전. 설괘전, 서괘전, 잡괘전, 계사전 상하로 나누어진 것이 3편이 있다>을 말한다.

이 10익을 공자가 지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소외 공자 10익설이다. 공자는 논어와 춘추를 지은 사람이다. 그가 지은 이 두 종의 책속에는 주역의 본의를 단호 하게 거부 하는 선언은 있어도 주역을 긍정 하는 언사는 단 한 구절도 나와 있지 않다. 그런대도 주역의  二家六宗(사고전서 )은 입을 모아 공자를 전면에 내세운다.

그들은 주역과 공자의 연관성을 의심 하는 자가 있으면 논어 장구편을 들이 민다. 논어 장구에는 五十而學易可無大過矣라고 되어 있다. 공자가 50 나이에 역을 알아 큰 화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논어의 가장 오랜 저본인 동한말 '정한"이 전한 논어 장구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假我數年五十而學亦可以無大過矣.

'정한'은 주역의 신봉자로 자신의 논지를 위해 주역의 경을 함부로 고치기 까지 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도 아직 공자를 주역속에 끼워 넣는 작업을 생각 하지 못한것으로 보아 논어에 역자가 끼어 든것은 조금 더 후대의 일로 보인다. 사마천이 쓴 사기에 공자가 계사전 설괘전을 지었다는 한줄의 기록이 있으니, 정한과 사마천의 중간 시대쯤 될 것이다. 자세한 것을 좋아 하는 사마천도  공자와 주역의 연관성을 한줄로 처리 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기록에 자신(?)을 못한 탓으로 보인다.

10익이 한 사람의 저작물이 아니란 것은  학계에서는 이미 통설이다. 물론 주역과 공자가 한 셋트가 되어, 동양 사상의 가장 유명한 브레인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로인해 주역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측면도 일정 부분 있을 것이다.

나는 얼마전 주역의 이해라는 7백페이지에 달하는 주역책을 한 권 구해 읽었다. 한 대학의 두 명의 교수가 공동 저작물로 내 놓은 것이기에 기대를 갖고 단숨에 읽었다. 그러나 실망은 너무나 컷다.

나는 국내에 나와 있는 (거의 50여종은 되는듯...)  주역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원본에 조판의 디자인을 다시 한 것뿐인 주역에 저자로 이름을 부쳐도 되는 지 그것이 의아 했다.

이미 다 되어 있는 경에 상전 단전등을 얼개로 엮어 놓고 상수설 몇개 의리설 몇개 그리고 최근의 주역 연구 성과<정보> 몇개를 소개 하는 것으로 주역의 저자라는 이름을 갖을 수 있는지 그것이 궁금 하다. 참으로 희극적 책내기라 하겠다. 그것은 성경을 새로 디자인 하여 출판을 하고 디자인 한 사람의 이름을 부치고 성경의 저자라 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나는 주역을 공부 하며 국내의 학자(점방 연구가들은 논외다)들을 믿지 않는다.  이미 나와 있는 주역으로 박사 학위를 한 논문 20여편도 주역의 공부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도데체 나와 같은 아마추어 주역의 우문(憂問)에도 답을 주지 못하는 학자들이라면 이건 날샌거다.  그들의 주역에는  왜?  어떻게? 근본적 질문이 없이 그저 고금의 장구한 타령(?) 그것뿐이다.

나는 주역 학자들중 '문일다''이경지''황순옥' '고형'을 좋아 한다 모두 중국의 학자들로 고거역학을 하던 사람들이다. 대부분이 고인이다. 나는 이들의 탐구 정신을 존경 한다. 평생 주역 한 길에서 수많은 고전과 사료를 모두 뒤지기를 소망 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주역 세계에 미친 영향은 지대 하다.

내가 찾아 본 은허 갑골점사에는 역(易)자가 있었다. '은허갑골각사류찬' '은허갑골문자집석' '대영박물관갑골문자료집' 등 수종의 자료집을 한달을 뒤져 찾은 역(易)자다.  단순 하게 한자로 역이 아니라 역(易)에 묻는다는 점사로써의 문장이었다.  위의 자료집은 타불로이드판으로  모두 7천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량이다.

조만간 '주역해고'라는 책을 출판할 예정이다. 2백부 한정판으로 제작을 했다가 다시 출간하는 책이다. 갑골점사의 기록은 본서(주역해고)에 소개 되어 있다. 부디 광고로 이해하지 마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