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만에, 아주 오랫만에 에베로 릿지를 생각해 봅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한 오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다시 가지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간 사진을 찾아보니 2010년 입니다 꽤나 자주 갔다고 생각했는 데 벌써 강산이 변할 시간입니다 
생생한 측백나무 이파리가 초록의 봄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색감과 생기는 실물을 담을 수는 없습니다 ㅠㅠ 
가천마을에서 내려 저수지옆을 오르며 가운데 영축산과 에베로를 구경하고 
신불산과 공룡능선, 삼봉능선도 바라봅니다 신불산 매일조들은 가지산은 믿믿하고, 간월산은 간간하고, 신불산은 짭쪼름하다라는 말로 신불산을 매일 오르는 이유를 말합니다 
삼남터널 공사로 어수선한 주변을 지나고 
철망으로 깔끔하게 단장한 농장을 지나며 
한창 향기를 흘리는 매화도 지나고 
오래전, 아주 오래전 등산로가 정비되지 않았을 때 담 넘어가다 들켜 차 한잔 얻어마신 맘좋은 아저씨의 집도 지나고 (아직도 살아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등로가 있으려나 하는 의구심도 들고
2000년 초 "하느님 제가 저기를 올랐다는 말입니까?" 하는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에베레스트 초등을 성공하고 감격에 겨워 외쳤던 힐라리경의 말을 페러디한 얘기도 생각납니다
그 때 아리랑을 등반하러 왔다 에베로를 오르고 다시 아리랑릿지를 오르다 릿지 마지막 봉우리를 남겨두고 석양을 맞아 아리랑릿지 옆으로 탈출하다 겪은 엄청난 고생도 기억이 납니다 
아리랑 릿지의 라인을 바라보며

가천마을도 뒤돌아 보고

영축산 쪽의 험한 산세도 바라봅니다.
영축산 삐얄도 바위가 많고 산세가 험하긴 하지만 신불산에 비하면 변화가 작고, 깊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친근한 쉼터 지나고


금강폭포에 도착했습니다. 아주 오래전 이곳을 좌측으로 올라 영축산 정상 아랫편으로 오른 기억은 희미한 데 요즘은 지나간 흔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산꾼의 길이 사라졌는 지 위험해서 안다니는 지 모르겠습니다 
폭포 우측으로 보이는 바위봉우리가 에베로 릿지입니다 이쪽에서 우측 에베로 1봉의 좌측 소나무 아래로 오르는 코스가 있습니다. 탈레이릿지라고 불리웠는 데 고정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전 보다는 덜 위험해진 것 같습니다만 오르지 않아 모르겠습니다 
에베로 입구로 돌아 가다보니 너덜을 오르고 있습니다. 뺀찔한 길을 두고 왜 너덜밭을 헤메는 지 모르겠습니다 
에베로릿지 초입입니다.




오른편 아리랑릿지와 쓰리랑릿지쪽의 경관입니다

건너편 숨은 바위벽이 많지만 에베로 상단에서 아리랑릿지 시작점을 잇는 등로외에는 등산로가 없습니다. 계곡이 보기보다 험해서인 것 같습니다 
금강폭포가 엄청나게 길다는 것을 오늘에야 처음 봅니다
얼음이 얼어있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 같습니다. 좌측 폭포도 엄청나게 길군요 
금강골은 금강폭포와 에베로릿지 사이로 이어지는 골짜기인 데 아주 옛날 올랐던 기억은 있는 데 어떻게 올랐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경관입니다

1봉을 오르고나서 바라보는 2봉의 모습입니다 
다시 2봉의 거친길을 오르며

지나온 1봉의 모습도 바라보고 ...
몇년동안 자라난 나무들로 경관이 가려집니다 
거친 길은 계속되고 ...
스탠스와 홀드가 좋아 로프가 없어도 될 것 같지만 그래도 로프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안도감에 있어 천양지차입니다^^ 

2봉을 오르고 나니 계곡이 좀더 깊히 보입니다

3봉이 시작되고


직벽구간이 시작됩니다
앞으로 메고 있던 카메라 가방 때문에 잠시 아찔하고 , 할 수 없어 카메라 가방을 배낭에 구겨넣고 
1봉의 모습도 다시 한장 

오르고 나서 보니 좌측에 로프가 보입니다.
직벽구간이 힘들어 우회로를 만든 모양입니다. 사실 직벽은 로프가 있어도 힘듭니다. 저도 순간 팔에 힘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으니깐요^^ 다시 몇년 지나면 이 곳을 오를 수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거친 바위를 오릅니다.
마음은 쉽게 루트를 찾는 데 몸은 따라가지를 못합니다 힘과 균형감각 반응속도, 모든 것들이 떨어집니다ㅠㅠ 

네번째 칸테 구간입니다. 맨 처음에는 능선으로 로프가 있다가 어느 해인가 없어지고 좌측 디에드로 구간으로 만들었다가 ... (칸테 : 펼쳐놓은 책 바깥 부분처럼 볼록한 면, 디에드로: 책을 펼쳐 놓은 안쪽) 무슨 훈련을 하는 분 두분이 보입니다. 무슨 훈련인지 물어봐도 웃기만 합니다. 저도 웃습니다 
이 디에드로 코스가 더 힘듭니다^^ 이 곳을 오르면 바위벽 4개를 다 오른 셈입니다. 나머지는 여운을 즐기기 위한 잔잔한 바위들 몇개만 남아 있습니다 
건너편 아리랑릿지와 쓰리랑 릿지의 모습이 멋지게 보이는 경관 지나고








마지막 바위봉 5봉을 바라봅니다.
저 곳은 오르지 않고 우측으로 우회합니다 


영축산이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전망대에 소나무 한그루
하산 코스를 어디로 잡을까 망설이다. 아까 팔의 힘이 잠시 풀려 놀라서 100여미터 남짓 남은 신불평원도 들러지 않고 그냥 하산하기로 합니다 

절벽쉼터 지나고 
건너편에서 보던 바위벽들도 구경하며 

병풍바위와 비슷한 높이의 쓰리랑 릿지 초입에 도착합니다

이 곳은 아리랑 릿지보다 난이도가 조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너편 아리랑 릿지

아리랑릿지 아랫편 ... 예전에는 등반했다고 하는 데 ...

아리랑 릿지 초입의 소나무


건너편 올랐던 에베로릿지의 모습 (소나무 아래가 1봉) 
아리랑 릿지의 모습, 맨 우측 처음 봉우리

바위 능선에 메달린 소나무를 바라보니 십 몇년전의 기억이 솟아납니다.
그 때 함께 줄을 메었던 산우들은 잘살고 있는 지 그리움이 뭉클거립니다 
에베로 릿지와 뒷편 금강골의 폭포들을 바라보며 기억속에 담아둡니다 

소나무 잘 가꾼 집을 지나

허물어진 담도 지나고

고목 지나며 오늘의 여정을 정리 합니다. 한 10키로 정도를 여섯시간 걸렸습니다 ㅠㅠ
유통기한
하얗게 반짝이는 억새 꽃이나 빨갛게 물드는 단풍잎들은 가을이라는 기다림이 끝나면 초라한 모습으로 허공으로 흩어지지만
뜨거웠던 사랑의 열정이나 잔잔했던 우정의 숨결들은 봄이면 찾아오는 그리움 같이 초록 풀잎위의 이슬방울로 찾아온다 모두가 서로 다른 유통기한 속에서 꿈들은 초라하게 허물어져 가지만 지난 세월에 담은 추억들은 시간 지날수록 더욱 생생해져 가고
언제나 허공을 맴 돌며 기다리다 보고 싶은 얼굴들 위에서
그리움 품은 가슴속에서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길 소망한다
https://youtu.be/tS-DmhSXL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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