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자락의 성급한 코스모스가 철없이 보이더니 단풍잎이 볼그레해진다

그렇구나.

또 한해를 곱씹는 가을이 다가오고 덤벙대며 일 년의 반나절 이상을 보냈다

마음을 덮어버리는 술 한 잔보다 따끈한 차 한 잔으로 마음 추스르기가 좋은 때.

담백한 아메리카노 한 모금  홀짝이고 탁자 앞에 내려두고 담배를 피워 물었다

커피 잔과 담배연기.

그들이 마주치는 공간으로 미지의 얼굴들이 몽글몽글 그려진다.

그렇구나.

온라인의 자유와 환영 속에서도 그리운 사람들은 그리울 수밖에 없구나.

영원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선비만석님.

암 투병 중이시라고 하고는 여태 소식 없는 오로묵시록님.

아하 사붐님처럼 건강을 회복하여 돌아오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리고 한 번도 뵌 적이 없지만

오로 많은 기우님들의 사랑을 받았고 위로가 되었던 천사 분들이 감감하다

가죽商타냐님. 아카리님.

자칫 건강이 우려된다는 기우님들의 안타까움이 전달 될 수 있을까.

그러고 보면 미지님과 설영님은 너무 감사해야 되겠다.

이 가을 날 짧은 안부편지라도 될까봐 몇 자 긁적이고

다시 커피 한 모금 들이켜니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울 것도 없겠지만 늘 경망 떨고 다니니 누가 그립다 할 건가. ^^*

사치스런 바램 한 모금 길게 내뿜으며 초 가을날의 그리움을 모아

마음껏 그리워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