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으로 3,400,000 마리의 가축들이 이기적인 인간에 의해 생매장을 당했다.
아무리 미물이기로서니 (그것도 어디까지나 인간의 관점이지만)
생명의 가치가 겨우 이 정도 밖에 안되었던가 싶어 착잡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인간들 스스로가 자초한 업보요, 악업이리라.

지속 가능한 경영이니 성장이니 발전이니 이런 말들을 주변에서 자주 듣게 되는데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식생활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한번쯤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2006년도의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이 약 20억톤 가량 되었는데
그 중 3분의 1 이상이 소, 돼지, 닭 등의 가축 먹이로 쓰였다 한다.
지금 추세라면 2050년 쯤엔 세계 육류수요가 현재의 두배 수준인 4억 6,500만톤으로
늘어나게 되고 그땐 사료용 곡물을 10억톤 이상 더 생산해야만 한다.
그게 가능한 일일까?

세계 각국이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앞다투어 농지를 타 용도로 전용하고 있고
환경 오염과 토양 유실 등으로 기존 농지가 황폐화되면서 식량생산 여건은 계속 악화일로
를 걷고 있는데도
엉뚱하게 옥수수 같은 농산물 마저 자동차 연료 생산공장으로 엄청난 양이 흘러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도처의 굶주리는 사람들이 그것을 계속 용인할 수 있을까?

지금처럼 풍성한 미국식 육류 식단이 영원히 지속되길 바라는 것은 허황된 꿈일 수 밖에
없다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만약 인류 전체가 미국 수준의 육류 소비(1인당 1년에 약 100㎏)를 한다면
전 세계가 수확한 곡물로는 겨우 26억명 밖에 먹여 살릴 수가 없다.
어처구니 없는 사례가 되겠지만,
미국에 사는 애완용 고양이 9,400만 마리가 하루에 먹어치우는 고기의 양이 5,400톤이라
한다.
매일 닭 300만 마리가 고양이 뱃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인도인 한 사람이 1년에 고작 5.4㎏의 고기에 만족할 때,
미국의 애완용 고양이 1 마리는 연간 약 21㎏의 고기를 먹어치운다.
2070년경 세계 인구 100억 명을 먹여 살리자면
전 인류가 인도 수준(1년에 1인당 약 5.4㎏)으로 육류를 소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들어 채식이 주목받고 있다 한다.
구제역 파동, 광우병 사태, 조류독감 등등 먹거리를 두고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육식 습관에 대한 반성을 불러일으키면서
친환경적인 식생활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의 채식은 여러모로 많이 불편하다 한다.
채식 메뉴가 구비된 식당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고
채식주의자 전용 식당을 찾으려면 인터넷까지 뒤져야 한다니까...
채식용 가공식품의 종류도 적을 뿐더러
고기를 안 먹는다고 하면 주변에서 못마땅한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눈치보기 일쑤이고.

그리고 채식주의에도 단계별 급수가 있는 모양이다.
△채소 외에 고기 성분을 일절 멀리하는 완전한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
△채소 + 우유 + 치즈 등을 섭취하는 락토(Lacto)
△채소 + 우유 + 치즈 + 달걀까지 섭취하는 락토오보(Lacto-Ovo)
△채소 + 우유 + 치즈 + 달걀 + 해산물까지 섭취하는 페스코(Pesco),
대략 이런 정도로 나뉜다 한다.

사실 육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지구를 더럽히고 황폐화시키며
빈곤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분배되어야 할 귀중한 식량을 낭비하도록 만든다.

법정 스님은 <홀로 사는 즐거움>에서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기를 먹을 때 그 고기의 맛과 더불어
그 짐승의 업까지도 함께 먹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짐승의 버릇과 체질과 질병, 그리고 사육자들에 의해 비정하게 다루어질 때의 억울함과
분노와 살해될 때의 고통과 원한까지도 함께 먹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고

<육식, 건강과 세상을 망친다>의 저자이자 유명 아이스크림 회사인 '베스킨라빈스'의
상속자였던 존 로빈슨은 축산업계의 진실을 깨닫게 된 후부터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더럽고 좁디 좁은 궤짝에서 사육되는 소와 돼지가 온갖 해로운 먹이와 항생제, 호르몬제
에 노출돼 있고 암에 걸려 깃털빠진 닭들이 수두룩하다는 ...
미국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는 '공장식 대량 사육방식'의 진면목을 알게 되면서
존 로빈슨은 고기 맛을 잃어버렸고 그는 결국 채식을 감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육식과 관련된 통계자료를 잠시 살펴보자.
미국의 가축이 소비한 곡물과 콩으로 부양할 수 있는 인구 수 : 1,300,000,000명
미국에서 생산된 옥수수를 가축이 소비하는 비율 : 80%
매년 굶주림으로 죽는 사람의 수 : 60,000,000명

1에이커(1,244평)의 토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감자의 양 : 20,000 pounds
1에이커의 토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쇠고기의 양 :                  165 pounds
육식을 하는 1명이 필요로 하는 토지에서 채식주의자는 몇 명이 먹을 수 있나 : 20명
매년 1명이 채식주의자로 바뀜으로써 보호되는 삼림의 면적 : 1에이커 (1,224평)

1pound의 밀을 생산하기 위해서 필요한 물의 양 :         25 gallons     (≒114ℓ)
1pound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필요한 물의 양 : 2,500 gallons(≒11,400ℓ)
밀에 포함된 단백질 1pound의 가격 :          $1.50
쇠고기에 포함된 단백질 1pound의 가격 : $15.40
 
모든 사람이 육식주의자라면 지구의 석유가 고갈되기까지의 기간 :   13년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자라면 지구의 석유가 고갈되기까지의 기간 : 260년
쇠고기 1pound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화석연료로 생산할 수 있는 콩의 양 : 40 pounds
 
미국 인구의 배설물 : 초 당   12,000 pounds
미국 가축의 배설물 : 초 당 250,000 pounds

일반 미국인이 심장마비로 죽을 확률 : 50%
채식주의에 가까운 미국인이 심장마비로 죽을 확률 : 15%
완전 채식주의자인 미국인이 심장마비로 죽을 확률 :  4%
 
낙농 위원회 왈, 우유는 자연이 준 가장 완벽한 음식이다.
낙농 위원회가 알려주지 않는 것 : 우유는 위가 4개나 있는 송아지를 위해 자연이 준
                                                      가장 완벽한 음식이다.
낙농업 위원회 왈, 어린이가 크고 강하게 자라려면 우유를 많이 마셔야한다.
낙농업 위원회가 어린이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 : 백인중 20%, 흑인중 80%가 장속에
                                                       우유 소화효소인‘락타제’를 지니고 있지 않다.
미 농무성 왈, 고기는 검열되고 있다.
미 농무성이 말하지 않는 것 : 도살되는 가축 중 유독 화학물질 검사를 받는 가축은
                                               25만 마리 중 1 마리 꼴도 되지 않는다.

맥도널드의 자랑거리 : 600억불 어치를 팔았다.
맥도널드의 자랑스럽지 못한 것 : 5,000만 마리의 가축  도살
 
미국에서 쓰이는 전체 항생제 중 가축에게 기계적으로 먹이는 항생제의 비중 : 55%
 

약육강식의 동물세계에서도 우정과 평화가 가능하다고 확신했던 어떤 기특한 사자가
솔선수범하여 나뭇잎과 풀을 뜯는 채식으로 식단을 바꾸다 보니
얼룩말과 사슴이 바베큐로 보이는 환각에 시달리고
맛있어 보이는 살점을 한웅큼 떼내기 위해 발톱을 곧추세우다 들켜 민망해 하는
애니메이션을 잠깐 본 적이 있지만
우리 인간은 초식에서 잡식성으로 진화하긴 했어도 고기를 못먹어 죽을 정도는 아니니
지속 가능하지 못한 현재의 식생활을 개선할 여지는 많다고 본다.

아프리카에서 굶어 죽어가는 이들에게 덜 부끄럽도록
범세계적인 식생활 개선 캠페인이 요원의 불길처럼 온 누리에 번졌으면 싶다.

[자료 출처 : 프레시안 및 fromcare.org, tsolas님 글 등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