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연극을 보러 가자고 했다.

원래 연극을 좋아하지 않는 나였기에 가고싶진

않았으나 ,, 그저 공짜표 ? 란 말에 ㅎ

엄밀히 말하면 꽁짜표는 아닌데 ,,

대리운전을 하는 친구가 갈 시간이 없어

어쩔수 없이 준 그런 표인데 ,,

마지 못한듯 외투를 걸치고 길을 나섰다.

서울 시내 그것도 강남 한복판이니 통빡을

굴려 떠났으나 계산상 오차로 인해 그 추운 날씨에

2시간이나 남았다.

차에 있기도 지루해서 그 주변을 한바퀴 돌기로 했다.

팥죽을 한그릇 먹자는 와이프의 소원도 들어주지 못하고

좀 헤메다 보니 편의점이 보였다.

무대가 카페테리아 란 점만 빼곤 ,, 전혀

관계가 없는 '카페인' 이란 공연을 보고 있자니

추운 곳에서 떨다가 따뜻한 곳에 오니 졸음이 몰려 왔으나

두 주인공의 열연과 그래도 분위기가 있는 내용 ,, 그리고

웬만한 가수 빰치는 뮤지칼의 맑은 목소리는

현장감과 함께 생생히 다가왔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움직이지 않는 배경화면과

한정된 시공간 , 지정된 주제 , 예상되는 결말

이런 것들이 나의 마음 한 구석으로 부터

진정한 감동을 느끼게 할 수 없는 것인지 ,,

연극을 볼 자격이 없는 것인지 ,, 난 내 자신에

대한 의문 부호를 찍을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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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으로 down받은 그저 평범한 중드 무협

40편이나 되는 ,, 시간으로만 쳐도 밤낮 꼬박 3일을

봐야 하는 어디든지 깔려있는 드라마

방치가 아프고 컵라면을 먹으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저 주인공이 생사의 기로에서 헤메며

목숨을 거는 장면에서 ,, 와이프는 이미 잠든지 오래고

언뜻 시계를 보면 새벽 3시반이다.

하지만 정신은 오히려 또렸해지며 ,, 저 주인공이

나이고 내가 화면속에 들어가 움직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가슴속에서 부터 솟아오르는

눈물을 주체 할 수 없었다.

낮에 본 연극과 밤 3시에 본 무협이

내 마음속에서

선명히 엇갈리는 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