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의 고독



(1)



나는 없다

나는 어디에도 없다

나의 실체는 무엇인가

바람 구름 흙

나는 없다

어디에도 존재치 않는다

지금 푸른 하늘 아래

멀쩡히 숨쉬는 이 살아있음

믿어야 하는가

내가 나라는 걸 믿어야 하는가

無로부터 발원하여

無로 향하여가는 

이 일상의 유유한 흐름 앞에서

소름돋치는 생명의 흐느낌을 듣는다

生

삶의 배면 위에

갑충류처럼 꿈틀거리며

기어가는 이성의 비틀거림



이성은 '나'를 버리고 

우리를 원하지만

내 육체의 가면은 좀체

벗기워지질 않는다





(2)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은

가면을 벗기를 두려워 한다

숨겨진 얼굴에 덕지덕지

세월의 그을음이 내려앉고

수없이 대면하는 타인의 정신과 육체로

자신의 허허한 공허를 메꾸려 하지만

인생은 결국

홀로 걸어가야 할

가시밭길

아무도 '나'를 대신할 수 없다

생활의 습속되어진

일상 속에서

낯선 타인 같은 야윈 고독을 만나면

가슴에 얼굴을 묻고

기나긴 

참회의 눈물을 

흘리리라...







     장세희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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