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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갓집 가는 길 1 】
새벽 달빛 아래 냇물 건너 산 넘고 또 산 너머 외갓집 가는 길
엄마 엄마 외할매 집 멀었나 아이 보채는 소리에
아이야 어서가자 꽃신 신고 꼬까 입고 흰쌀밥에 추젓 먹을 매라
산 구릉 너머 눈앞에 초가지붕 보이네라
아이야 한달음에 달려가 할매 마른 꼭지 깨물거라
산 고개 아래 내 달리는 아이 뒤통수 멀어뵈네
돌아서는 아낙 볼에 맺힌 눈물방울 새벽이슬 되어 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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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서 말에 민며느리 되어 떠난 우리 누이
밤 부엉이 울던 새벽 성황당 길 넘어갈 때
큰 고무신 벗겨 신고 달기 똥 눈물 흘리면서
뒤 보고 뒤 보고 옷소매 깨물면서 개울 건너 떠났다네
봄 가고 겨울 가고 석 삼 해 바뀌는데 소식 한 장 없다 하니 너무 無情 야속하오
어루어햐 ~ 어루어햐 ~
北風寒雪 몰아친 날 부고 한 장 날아왔네
시집살이 못 견디어 흰눈 되어 고향길을 상여 타고 온다 하네.
【 2 】
음력 이월 초 여드레는 연이 아비의 忌日이라네
들 가의 잡초처럼 恨 많은 세상 살았지 중병이 들어 시름시름 앓다 약 한 첩 써보지 못하고 걸쭉한 보리죽 한 그릇이 이승에서의 마지막 요깃거리가 되었어 멀고도 먼 북망산천 가는 길이 얼마나 서러웠으랴
보리 서 말에 민며느리 되어 떠났던 어린 연이 고된 시집살이에 원인도 모른 채 요절한 니 누이 忌日은 음력 삼월 스무이레
아비 제사에는 피죽이라도 떠 놓을 수 있으련만 니 누이 제사는 무슨 놈의 제사냐 죽어서 흰눈 되고 꽃 상여 타고 고향 언저리라도 들어와 봤으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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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할매 울엄마 꽃 피면 온다더니 담 밑의 봉선화는 꽃이 세 번 피고 지었는데..................
【 3 】
산등성 소리 재 넘는 바람결에 들리는 소문에는 저잣거리 紅家에서 옥색 저고리에 연분홍빛 치마 입고 북 장구에 장단 맞춰 학춤 춘다 전해주고
매화 장터 장돌뱅이들이 모여 떠드는 소문에는 풍진 세상 살다 살다 힘에 겨워 봄눈 질펀하게 내리던 날 서낭골 매바위 굽어진 소낭구에 매달려 있었다고 전해주네.
뒷동산 산제비야 산제비야 이 계절 가기 전에 울 엄마 소식 전해주렴
명년 꽃 피는 봄이 되면 앞동산 싸릿가지 연한 줄기 벗겨내여 한 둥우리 지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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