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깃을 세우고,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고

누가 보아도

씩씩하고 당당한

이 시대의 남자





그러나, 그 남자도

때로는 눈물을 흘리리라는 걸

그 누가 알아줄까?





휘청거리는 거리를

흔들리는 발걸음으로 걸어 도착한

홀로 사는 집, 그 어두운 방에

스위치를 켜며

두꺼운 저고리를 벗어 벽에 걸으며

늘 마음으로 운다





텅 빈 작은 집이

왜 그리 운동장처럼 넓어 보이는지

그리고, 그 안에 우뚝 선 제 모습은

왜 그리 개미처럼 작게 느껴지는지





목구멍으로

술이라도 몇 잔 들어간 날이면

너무도 쉽게 눈가가 젖어들고..





사랑했었다는 기억조차 아득한

그 목마른 그리움 탓일까?

이 세상에 덜렁

나 혼자인듯한

아, 외로움 탓일까?





아니, 아니

그저 술탓이라고

그저 계절탓이라고

거친 손등으로 그렇게 

제 눈물을 닦아내버리며





그 남자의 쓸쓸한 밤은

그렇게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