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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그림 야생화 |
| 글쓴이 미립자 조회 2971 |
작성일 2002-08-18 오전 8:5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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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바둑방 창가에 대롱대롱 시원한 물방울 옷을 걸어 놓고
장마비가 찰찰찰 내리는 이른 아침에
나와 비슷한 님을 만나 즐거운 바둑을 두번이나 두었다.
나의 바둑을 예상할 수 없는 바둑동산에서
보물단지 뚜껑을 열고 바라보듯이 바둑판을 바라 보았다.
나와 비슷하게 바둑두다가
아주 중요한 시점에 가서 왕고수로 변하여
나의 바둑알을 꿀꺽꿀꺽 삼키며 내 마음을 뒤집어 놓고
달아나는 바둑악마 마술에 빠지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바둑판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님을 만나서
내가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공정한 바둑 그림을 그리면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바둑판이 되기를 다시 한번 더 기도하였다.
나와 비슷한 님 바둑 그림속에 묻혀 있는
야생화를 바라 보는 것만으로도
나비의 꿈을 이루었노라고 생각하고 싶기에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가는 나비의 꿈을 접어 놓고
나와 비슷한 나비만을 바라 보기로 했다.
나와 비슷한 나비들과 함께 날아 갈 수 있는 곳까지만 날아보고
그 이상은 작은 나비가 갈 수 없는 금단구역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큰나비가 모여 있는 금단구역 나비가 되어 보는 것은
작은 나비 모두의 꿈일 수도 있지만
난 내 능력의 크기만큼만 날아 가기로 했다.
그 이상은 날아가지 않기로 했다.
나와 비슷한 님 바둑 그림속에 묻혀있는 야생화를
바둑동산 최고의 꽃으로 바라보면서
향기 찾아 춤을 추는 바둑나비가 되기로 했다.
미립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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