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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쌔빙거:진정한 스포츠맨??? |
| 글쓴이 ☆짚시 조회 2721 |
작성일 2002-09-18 오전 9:2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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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 밤...
11시 쯤 넘어서 안양공고로 운동을 갔다.(안양공고 근처에 산다.)
그야말로 달밤의 체조...
(달은 없었다..-_- )
시간이 시간이다보니 운동하는 사람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오 예~ 내 세상~"
훌러덩 웃통을 까고; 뜀박질을 시작했다...
별도 달도 없는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그나마 미미한 가로등 불빛에...
반짝이며 출렁대는 나의 뱃살만이 조용한 운동장을 가로 지를 뿐이었다...
헉~~~허어어억~~~ 허어어억~~~~
42.195km를 완주한 마라토너가 내쉬는 거친 숨소리를
난 운동장 반바퀴만 돌고도 똑같이 흉내낼 수 있다.
후후후... 넘 대단하다고는 생각지 말라...
드디어 10분만에 3바퀴를 돌고,,(내 딴엔 전력이었다..T,T )
당장에 산소를 투입 안하면 폭파할 것만 같은 허파-_-를 움켜쥔 채,
30분-_-간 앉아서 휴식을 취했다...
"후~ 쪼금;; 쉬었으니 이제 공 좀 갖구 놀아볼까"
아무도 없는 운동장... 별도 달도 없는 칠흙같은 어둠... 미미한 가로등...
그 안에서 한 인상 드런 놈이 ,,,
뱃살을 출렁이며,,,
지딴에는 윤대협 폼이라지만,,
남들이 보기엔 여지없이...
채치수 빤스 벗기는 강백호 폼으로 슛 연습을 하고 있다..-_-;
(무시하지 마라 이래뵈도 농구 7년 했다. 근데 왜 안늘어~ ㅜ.ㅜ )
"윤대협 슛~ 슛~~~~ -0-;;
-_-+ 서태웅 일단 국내에서 최고가 되라!
오옷 난 천재~~"
야심한 밤에 안양공고에서 헛소리 중얼대며 농구하는 인간이 있다면,,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 보길 바란다... ( 부탁이야~ ㅜ.ㅜ )
자 천재의 농구 연습이 끝났다...(훗~;)
이제 남은 건 축구 연습! 두둥!!
그렇다 ... 난 왠만한 구기 종목은 모두 섭렵한 스포츠맨이었던 것이다다다다..
-_-;
난...
유난히 발등에 멍, 상처등이 많다...
그것은 내가 일부러 축구공 대신 농구공으로 슛팅과 드리블 연습을
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해보자...
농구공의 강도는 축구공의 약 2.1034배이다...
...
구라다 . 그치만 농구공이 훨 딱딱한 건 사실이다.
그런 딴딴한 농구공으로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결과...
나의 발등에 오늘과 같이 영광과도 같은 상처들이 남게 된것이다...
훔...
실은 축구공이 없다... T.T
형한테 피바노바(15만원 상당) 사자 그랬다가 맞을 뻔 했다...
그 후로 얼라들이 갖구 노는 피자노바, 피바노자, 피파노바 등에
한동안 집착을 보인적이 있었다...
훔.. 하지만 요즘은 괘안타... 농구공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농구공으로 왠만한 드리블과, 슛팅까지도 할 수 있다...
후후후~ 믿기지 않는다고??
믿기지 않는 당신...
그렇담 당장 낼이라도
아무도 없는 운동장, 별도 달도 없는 칠흙같은 밤, 미미한 가로등만이
운동장을 비추는 안양공고에 와서 확인해 보도록...
낼 당장 온다고??
...
미안타.. 나 낼 약속 있다.. 아니 당분간 매일 밤 약속 있다...
훔훔-_-;;
건 그렇고,,
농구공으로 갖가지 슈팅과 드리블을 연습한 나...
마지막으로 드리블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이영표 양발 후리기 드리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피구조차 가뿐하게 속이는 그 환상의 드리블을
할 차례가 왔다...
훗~
'이것만은 제일 밝은 입구 쪽에서 해야지... 내 자신이 만족하도록 말야...'
가로등 불빛이 젤 밝은 입구...
드뎌 그곳에서 환상의 양발 후리기 드리블이 시작되었다...
슈슈슉~~~~~
왼발 후리고 ~
오른발 후리고 ~
헉!!!!!!
삐끗!!!
끼아아아악~~~
벌러덩~~~~~~~~~~~쿵!
자빠지고 말았다... 워낙 고난이도의 드리블이라 이런 일은 다반사지만,,
오늘은 하도 웃기고 어이없게 자빠져 나 자신도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왼발을 후리고, 오른발을 후리다 공을 밟아서 옆으로 곧장 쓰러지는 모션...
농구공이 내 엉덩이를 받치고 있었다...
농구공을 엉덩이 밑에 두고 활처럼 휘어진 내 몸...
훗~! 유연한 내 몸이 아니었다면 .... 으 ~ 끔찍해라~~
난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었다..
누군가 그 상황을 봤다면 웃겨서 쓰러졌겠지..-_-;;
그리고 내가 받는 정신적 데미지도 상당했을테지..
그치만 걱정없다...
아무도 없는 운동장, 별도 달도 -이하 생략;;
부상도 생각보다 미미했다... 그저 팔꿈치를 약간 깐정도...
'역시 양발 후리기는 어려워 좀더 연습하자...'
꿋꿋하게 다짐을 하며 농구공을 들고 일어서는 나...
스포츠를 즐기며, 사랑할 줄 아는 진정한 스포츠 매니아의 모습이다~아아~
'이제 집에 가야지 후후~'
격한 운동을 끝냈을 때의 산뜻한 기분으로 ,
안양공고생들의 둥지이지만,,, 적어도 이시간만큼은 나만의 종합 스포츠
센타인 !안양공고!를 벗어나고 있었다...
그때였다!!!
'키득 키득,킥킥킥, 켁켁켁 '
오잉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선 소리...
순간 내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시간은 이미 12시를 넘어섰고...
운동하기 전에 아무도 없음을 재차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들려오는 이 소리는 분명 사람의 웃음소리임에 틀림없었다...
'헉 그러고 보니 나무밑 벤치는 어두워서 잘 안보이자나'
무섭기도 하고 , 궁금하기도 한 나...
직접 살펴보기로 했다...
살금 살금...
어둠 속에서 사람의 형체를 띤 희뿌연 무언가가 분명 눈에 들어왔다...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서 .. 설마 귀.. 귀신은 아니겄지...으흐~~~
자..잠깐!! 귀신이 아니고 사람이라면 아까 내가 자빠진거 다 봤을거
아녀~~~ 우어~~~ >.< '
평생 살며 이런 생각을 또 할 수 있을까...
그 때 난 그 희미한 물체가 사람이 아닌 귀신이길 바랬다..진심으로 -_-;;
그만큼 엽기적으로 넘어졌기 때문에...ㅜ.ㅜ/..
난 지체할 수 없었다...
사람인지 귀신;인지 확인 안하고는 못 배길거 같았다...
사람이면 튀고;;(쪽팔리니까) 귀신이면 대화나 나누자(신기하니까;;)
란 생각으로 더 가까이 갔을때...
"푸하하하~~~ 아까 너무 멋있었어여~~~~ 캬캬캬~~~"
"아저씨 최고였어여~~~꺄~ "
흑..흑....어두운 그곳...깜깜해서 절대 안보였던 그곳....
그러면서 내가 자빠지던건 너무너무 잘보이던 그곳에서....
두 년놈들이 연애질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크흐흐흑...
난 부리나케 도망쳤다... 열라 뛰었다...
그들이 귀신이 아님을 원망하며....
이미 충분히 출렁댄 뱃살을 또다시 출렁대며.....
그들의 웃음소리가 내 가슴을 처절하게 때리며 내 등뒤에서 멀어져갈때까지...
뛰고 또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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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새김말: 낮 체조는 새가 보고 밤 체조는 연인이 본다 ^^
쌔빔동자 ☆짚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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