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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바둑일대기23 |
| 글쓴이 날울린바나나 조회 3359 |
작성일 2002-08-21 오후 9:1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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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7월29일
이제 니스도 거의다 벗겨 간다.
그동안 피나는 노력으로 바둑판은 점차 재모습을 찾아간다.
그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운 작업이었던가.
오늘도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 나는 지금 바둑판 앞에 앉아있다.
능숙한 동작으로 조각도를 잡고 바둑판에 눈을 가늘게 고정 시킨다,
바둑판의 어디가 벗기기 쉬운가하고 각을 잰다.
이건 아무도 할 수 없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고난도의묘기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찾아낸 한면을찾아 조각도를 대고 살짝 민다.
역시!!!
니스가 쭉하고 벗겨져 나간다.
제법 큰조각의 니스가 툭하고 벗겨져 나간다.
장인의 숨결이 나의 가슴에서 뜨겁게 용솟음 친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
"승호야 형 뭐하냐"
"뻔하지뭐 형지금 니스 벗겨요 이제 거의 정신이 나간사람처럼 보여요"
"저화상 저거 언제 벗긴다고 하여튼 니 아부지가 문제여 쯪쯪 화상들"
"형은 이제 니스벗기는게 일이라니까 일이야~~~"
저사람들은 나의 장인정신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쯪쯪쯪~~ 불쌍한 사람들 같은이라고.
난또 무서운 눈초리로 바둑판의 각을잰다.
이제 니스 벗기는건 자신이 생긴다.명불허전 나의 솜씨는 프로의 솜씨다.
니스조각이 또한번 나의 조각도 앞에서 사뿐히 벗겨진다.
난 가소로운 미소를흘리면서 조각도를 다시 반면위에다 놓는다.
순간 내동생이라는 인간이 노래를 부른다.
"뽕마이짹짹 뽕마이짹짹 샤이샤 망간 짹짹고래짹짹고래 "
저인간한테 당한 악몽이 나를광분하게 만든다.
바둑판에 조그만 상처가 생긴다.
이제 나는 이성을 잃고 조각도를 나도모르게 힘껏 움켜진다.
그리고 승호를 무섭게 째려본다.
"형~~진짜 미친거 아녀?? "
내동생이라 불리우는 인간은 내가 칼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무서운눈치가 아니다.
나가면서 다시 노래를 부른다.
"뽕마이짹짹 뽕마이짹짹 샤이샤 망간 샤이샤 망간"
도대체 저 가사의 뜻이 무언지 모르겠다.
하여간 내동생이라 불리우는 저인간은 이상한 인간이다.
이제 마지막 남은 니스조각!!!!
저 큰조각만 떼어놓으면 마무리 작업만 하면된다.
뜨거운 감동이 목구멍으로 울컥하고 올라온다.
감격의 미소를 흘리며 칼을 부여잡는다.
"얌마 너 아직도 뻘짖거리 할거여"
헉!!어느새 나타났는지 아버지가 절라리 한심한 표정으로 날 노려 보신다.
술에 불콰하게 취하셨다.
걸리면 끝장이다
어째 지금 당장이라도 들어와서 일장 설교를 늘어 놓을기세다.
바둑판이 완성되는 이런 중차대한 순간에 다시 월남 얘기를 들을수는 없다.
다행이도 최씨 아저씨가 와서 아버지는 바둑두러 가신다.
난다시 조각도를 부여잡고 겸허하게 바둑판앞에 앉는다,
마지막남은 니스조각이 펄럭하고 우아하게 벗겨진다.
그동안의 고생들이 파노라마처럼 그니스조각에 담겨져 날라간다.
이제 나는 새로운 바둑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다시는 니스칠하는 짖거리는 하지않을것이며 혹시라도 니스를 칠한사람이 있다면
기꺼히 벗겨 줄 것이다.
다시 뜨거운 감동이 북받쳐 오른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래소리~
"그래도잊지못할 판잦집이여~~~!!!!!!경상도 사투리에~~~~"
"짹짹고래~~~짹짹고래 샤이샤 망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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