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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에 대한 단상(斷想) |
| 글쓴이 국어사랑 조회 320 |
작성일 2004-04-09 오후 10:5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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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을 사랑하는 기우 여러분!
저는 작은 소도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보람을 느끼는 접장
(이런 표현도 쓰기 싫지만...)입니다.(대화명은 '호진이짱'으
로도 사용합니다.) 오늘 하루, 자유게시판의 글들을 읽는다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습니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을 하신 분
도 계셨고, 감정이 짙게 배어나는 글들도 보았습니다. 혹은 선
문답처럼 고답적인 글도 보았습니다. 풀리지 않는 난마처럼 얽
혀서 그 심연에 나 또한 빠지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까지 들
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가 바둑에 대한 열정
이 커서 그런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우리 모두는 '바둑'이라
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
었습니다. 바둑을 처음 배울 때가 생각납니다. '조치훈 바둑입
문'을 걸레조각이 될 때가지 보면서 밤을 새우던 때가 있었습
니다. 목숨을 걸고 둔다던 헝거리정신의 조치훈을 정신적 사범
으로 삼고 독학으로 바둑을 익혔습니다. 내년이면 불혹의 나이
가 되지만(아직은 가벼운 나이지만요) 실력은 마음처럼 늘 지
가 않았습니다. 현재 4단이지만 5단, 6단, 7단으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늘 '오로'를 들르게 되는 이유가 되었답니다. 10
년전 모뎀으로 바둑을 둘 때부터 인터넷바둑을 즐겼다던 분의
이야기도 읽었지만 저 역시 10년 전부터 비싼 전화요금을 지불
하면서까지 밤새워 바둑을 두었기에 지금은 바둑이 저의 즐거
움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버들마다 독지가의 지
원으로 열리는 퀴즈가 있어서 더욱 재미를 느끼기도 했었습니
다. 지금은 퀴즈에 참여를 하지는 않지만(실력이 안돼서..) 고
수님들의 바둑은 늘 몇 판씩 감상을 하고 잠자리에 들곤 합니
다. 특히 많은 분들이 모이는 대국(팬들을 몰고 다시시는 고수
님들 바둑.예를 들면 *고수, *방망이, *찬승 등등 너무 많아
서 생략.)은 거의 감상을 하죠. 베팅까지 할 수 있을 때는 더
없이 기쁘기도 하고요.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행간의 의미를 읽
었으리라 짐작을 합니다. 저같이 그냥 즐거움으로 이곳에 들르
는 사람들이 더욱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 겁니다. 우연히
게시판을 들러서 모든 정황을 파악하게 되었지만 제가 본 것
은 게시물들이 아니라 기우님들의 바둑에 대한 열정만을 본 것
으로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진흙탕에서 연꽃이 피어나듯이 이
전투구의 어지러움 속에서도 기우님들의 바둑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느껴집니다. 멀리 떨어진 공간이지만 사이버상에서 서
로 만나 인사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 삶의 한 페이지가 공
백으로 남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둑이 道라는 생각
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렇구요. 일
체의 번민과 고뇌를 잊어버리시고 삶의 즐거움을 위해 바둑만
을 생각하시기를 빌어봅니다. 모든 덕(德)과 모든 화(禍)는 우
리로부터 나오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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