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김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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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꽃들이 무더기로 피고지고, 피고지고 

> > 세상은 소동이 났습니다. 

> > 나무들은 연녹색 견고한 평화를 만들고 

> > 주체할 수도 없는 기쁨으로 

> > 세상을 거머 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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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를 쓰기 좋은 계절입니다, 

> > 세상은 온통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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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런데, 그대여! 

> > 정작 이런 날엔 

> >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 > 아무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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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에게서 밀려난 

> > 아픔이며 슬픔들이 

> > 나에게로 모두 스민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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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을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 > 더욱 선명하게 말할 수 없는 

> > 그 무엇들이 

> > 나를 슬프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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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사랑이 견고하지 못하고 

> > 내 사랑이 맑고 선명하지 못하여 

> > 그대에게 마음 아프도록 

> > 미안한 마음이 드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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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날은 그대에게서만 

> > 그래도 괜찮다는 

> > 위로를 받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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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화 분분한 봄날에 

> > 꽃처럼 아름답진 못하더라도 

> > 차라리 쉬 떨어지는 꽃잎보다 

> > 잎처럼 오래도록 윤기나는 사랑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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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대 위로의 말 한마디가 없다면 

> > 내 혈관을 타고 흐르는 그대의 피가 

> > 금새라도 굳어 버릴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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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깊이 사랑해 주십시오 

> > 그래야만 내가 살 수 있습니다 

> > 봄꽃들의 소동도 

> > 나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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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들의 견고한 평화도 

> > 그 무슨 소용입니까 

> > 나를 사랑한다는 말보다 하찮은 일입니다 

> >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십시오 

> > 나를 사랑한다고 한번 더 말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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