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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언론의 인물론은 함정 |
| 글쓴이 -_- 조회 226 |
작성일 2004-04-02 오후 10:1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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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에서 펌(http://www.seoprise.com)
언론의 인물론은 함정 by 신득용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우리 국민들의 함성이 광화문에서, 서면에서, 충장로에서 울려 퍼지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수십만 개의 촛불이 우리를 덮고 있는 어두움을 밝혔다. 국민의 생활과 국가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당리당략에 따라 대통령을 탄핵한 193명의 국회의원들을 향한 전 국민적인 분노가 노무현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지율의 폭발적인 상승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국민들이 4·15 총선에 앞서 이미 193명의 국회의원들을 심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4·15 총선의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촛불과 함성은 잊혀지고 군사독재 세력들이 수십 년 동안 써먹었던 인물론이 다시 신문지상을 도배할 것이다. 번듯한 인물을 뽑아서 국회로 보내야한다는 인물론은 군사독재정권들이 수십 년간 애용했던 가장 위력적인 필승전략이다.
군사정권에 대한 국민적인 저항이 민주화를 주장하는 야당의 지지로 갈 수 없도록 만드는 술책이 바로 인물론이다. 정치와 사회의 모든 모순과 갈등을 선거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를 국회의원 출마 후보들에 대한 인물비교로 바꾸는 술책에 다름 아니다. 과거 여당으로 모여든 소위 엘리트 후보들의 화려한 학력과 경력을 보고 뽑아달라는 것이다.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무슨 고시에 합격한 수재인지, 외국 유명대학을 졸업한 박사인지, 경제와 사회 각 분야에서 얼마나 성공한 후보인지를 보라는 것이다. 정치도 없고 정당도 없고 오직 후보자의 학력과 경력만이 투표의 척도가 되는 것이 인물론이다.
요즘 언론에서 인물적합도란 새로운 척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 기준은 인지도와는 다른 것으로 쉽게 말하면 국민들이 국회의원 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국민들은 아직 국회의원 당선을 대단한 입신출세로 여긴다. 그런 관점에서 국회의원 할만한 사람이란 청와대 수석비서관이나 행정부의 장관의 경력이 있던지, 일류대학 출신에 무슨 고시 합격이나 판검사경력이 있는 이미 출세한 사람들을 국회의원 할만한 사람으로 여긴다.
우리나라 정치가 일류대학을 나온 사람이 많지 않아서 아직도 부패정치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무슨 고시를 합격한 수재들이 정치계에 많지 않아서 정치수준이 낮은 것은 더욱 아니다. 외국 유명대학을 나온 박사들이 많지 않아서 세계적인 망신을 자초하는 것도 아니다. 경제와 사회 전문가들이 없어서 입법안을 엉망으로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다.
군사독재시절부터 우리 정치는 소위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이 정치로 모여들었다. 돈과 권력과 명예를 잡을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가 국회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것은 이제는 더 이상 국회를 잘나고 똑똑해서 출세한, 그러나 몰상식한 소위 엘리트로 불리는 사람들이 제멋대로 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의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잘난 사람은 많아도 양심적이 사람은 없다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되는 국회가 되었으면 한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에 항의했던 우리 국민들은 이번 총선에서만은 정치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어느 정당이 그동안 어떤 정치적인 활동을 해왔는지, 후보자의 출세한 이력서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흔적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봐야한다.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이력서가 아니라 살아있는 양심과 유혹을 뿌리치는 도덕성이다.
이제 수구언론들이 주장하는 인물론의 허상에서 벗어나야한다. 우리 국회가 국가와 국민을 속이고 지신들의 이익을 쫒아가는 몰상식한 출세주의자들이 설쳐대는 난장판이 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 국회는 우리에게 너무 소중한 곳이며 국가와 민주주의 발전의 심장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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