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작(酬酌) 





   

                                     



                         







 

봄을 시샘하는 바람





초저녁 시간을 꽁꽁 얼려 놓았다





막걸리 한 동이 놓고





만월(滿月)과 권커니 자커니 하다





잠이 들었다







자리끼 마시고 창문 여니





보랏빛 서녘하늘 가장자리에





불콰해진 얼굴로 밤새 자작(自酌)하시던 님





대취(大醉)해 서운한 표정이다





납빛으로 만물(萬物) 재우시고





하루머리 밝히며 빙그레 웃으신다





"이번에는 내가 이겼네"





반월(半月)이 될 때를 기약해야 겠다







천근같은 눈 비비고





뒷산에 오르니





동녘하늘 붉게  물들며





따가운 햇살 송곳처럼 날카롭다





청주(淸酒) 한 잔으로





아침해와 해장술 해야겠다







낮에는 변함없는 님 한분 사모하고





밤에는 변덕심한 님 한분 연모하니





주선(酒仙)이 부럽지 않네











   2004. 3. 7 아침 만월산에서









*하늘머리 - 하루를 시작 할 무렵





 복된 저녁시간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