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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룻배가 침몰하다. |
| 글쓴이 은행정 조회 163 |
작성일 2004-03-12 오후 6:0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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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나룻배 한척은 침몰하였다.
풍랑을 만난 것이 아니라 커다란 배가 와서 일부러 옆구리를 들이 박았다.
역사의 발전을 위한 진통이기엔 상처가 너무 크다.
아픔이 크며 답답함에 하늘을 보니 그마져도 황사로 뒤덮여 희뿌였다.
오지말래도 봄이 이미 코앞에 와있다.
어느덧 지나간 겨울의 매서운 추위는 꽃바람에 묻힐 것이다.
어제도 오늘도 나는 밥 쟁반 들고 6차선 도로를 무단 횡단하였다.
장사는 예전과 같지 않고 뛰는 물가에 아내의 걱정은 태산이다.
나룻배가 침몰을 하던 옆구리를 들이받던 우리들의 세계는 아니다.
역사의 발전을 이야기하기엔 예까지 살아온 것만도 꿈만 같다.
태초에 이 땅이 이곳에 있듯이 오늘의 이 땅도 여기에 그대로 있다.
아버지가 이 흙을 밟고 살아갔듯이 아들 또한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아들들과 딸이 전화를 하더니 극장표를 두 장 사왔다.
내일이면 결혼 27주년이다. 여하튼 우리는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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