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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읽는 이야기(3) = "49 - 19 = 49" |
| 글쓴이 장길산맥 조회 172 |
작성일 2004-03-12 오후 1:1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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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 19 = 49"
「중학교 1학년 학생인 아들에게 아버지가 근심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얘야, 어제 내가 우연히 네 방에 들어갔다가 책상 위에 펼쳐져 있던 네 일기장을 보았다. 일부러는 아니었지만 네 허락 없이 일기장 본 것을 용서하렴. 그런데 내가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다. 너는 거기에 ‘49-19=49’라고 적어 놓았는데, 어떻게 해서 그런 답이 나오는지 알고 싶구나.” 아들은 아버지의 이 물음이 너무도 고마웠다. 언젠가 학교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가 크게 비웃음을 당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사실, 제가 49 빼기 19를 49라고 하면 모두가 비웃어요. 그러나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49 빼기 19는 49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뺀다는 것은 그 무엇을 없애 버린다는 뜻이 아닌가요? 49에서 19를 뺀다면 19라는 그 자체를 빼서 결국 49가 그냥 남는 것이 아닌가요? ” 아들의 설명을 들은 아버지의 표정은 근심에서 환희로 바뀌었다. 그런 기발한 생각을 하는 아들이 더없이 자랑스러웠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했다.
“나는 정말 기쁘다. 너와 같이 생각이 깊은 아들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네 설명을 듣고 보니 아버지도 네 생각이 옳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아버지가 네게 한 가지 일러 줄 말이 있다. 이 세상 사람이 모두 너처럼 똑똑해서, 그렇게 차원 높은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학교라는 것을 만들어, 보통 사람들이 서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약속을 가르치는 것이란다. 그래야 사회의 질서가 유지되거든. 그 약속이 바로 49 빼기 19를 30으로 하는 것이야. 그러니까 너도 세상 사람들과 어울릴 때는 ‘49-19=30’이라고 해야 하는 거야. 그러나 너 혼자서 연구하고 생각할 때는 49라고 해도 돼.”
아버지의 설명을 들은 아들은,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지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그 적용 범위가 넓은 ‘보편적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특수한 경우나 특수한 사람만이 생각하는 ‘특별한 지식’이라는 것이었다.
그 후, 이 소년은 학교에서는 보편적인 지식만을 사용했다. 이 소년의 이름은 훗날 영국의 경제학자로 유명해진 J.S. 밀(1806~1873)이다.」
‘문이당’ 발행, 연세대 이성호 교수의 《지금 당신의 자녀가 흔들리고 있다》에 실려 있는 글이다. 이런 엉뚱하고 남다른 생각을 하는 소년·소녀들이 무조건 바보 취급 받는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는, 천재도 범재밖에 되지 못하고 말 것 같다. 학교에서 배우는 ‘49-19=30’라는 보통 사람을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나 가르치는 곳에서는 아무래도 ‘49-19=49’라는 특별한 지식을 이해시키지는 못할 테니 말이다. 이제 학교도 ‘보편적 지식’ 전달 수준에서 벗어나 ‘특별한 지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 황필상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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