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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잘데없는 얘기... |
| 글쓴이 다물부인 조회 147 |
작성일 2004-03-02 오후 10:3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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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년전 기원이라는 곳을 처음 가보았지.
배운적은 없지만 어깨너머 혹은 바둑책등을 통해
바둑에 대해 쬐끔의 이해는 했었던 듯 싶어.
고교시절 우리 학교 최고수
(지금 생각해보면 기원 7~8급 정도 될까나)
하고 맞두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 껨도 안되게 졌는 기억이 맞지 싶고.
그로부터 십수년이 지나 우연히 기원이라는 곳을 들르게 되고
기원사범을 통해 8급은 강하고 7급은 약한 듯 하다는
기력감정을 받게되지.
마누래눈치보며 바둑티비 본 효력이
제법 없진 않았구나 여기며
기어코 기원에 출근부하나 만들고야 말지.
한 달 두 달 기원 출입이 잦아지고 바둑머리가 좀 되는지
급수가 성큼성큼 늘어 어느새 3급수준인 원장과
호선바둑이 되자
우리기원출신중 최단기간 승급이라며 추켜세우는
원장의 사탕발림에 우쭐해져 집에와서도 제일 재미있는일은
오로바둑두고 바둑 티비 보는 일이 되어버렸지
그 뒤 기원은 내 제2의 직장이 되어버린 건
말할 필요도 없을테고...
오로에는 처음올때 2단으로 두어보았는데 둘만하더라고...
그리고 한 단 두 단 오르더니만 어느새 6단이 되고...
바둑두려하니 관전자도 많아지고 그것 참 기분이 묘하더군.
기원에서는 1급은 아직 약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와중에...
기력상승에 대한 끈질긴 욕망에 사로잡힌 나는
주위의 바둑선배들로부터 1급되면 인생버린다는
알 듯 말 듯 한 충고도 무시한 채 바둑에 매진하고야 말지
사실 매진이라지만 공장 다니는 공돌이가
돈벌어 식솔들 멕여 살리랴
이틀이 멀다하고 찾아오는 술자리 등등
그게 말처럼 쉽진 않았지.
그래도 나는 기원에 갈때면 돈내기 바둑을 두면서도
바둑자체의 매력에 심취하거나
고수와 둘 때면 배운다는 심정으로
한 수 한 수 정성껏 두었었지
그 결과 기원사람들로 부터 매너좋다는 말을
많이 들을 수 있었지
비록 내 면전에서지만...
기원에 다닌지 어느새 5년이 넘어서고
나도 어느새 1급을 바라보고 있지만
기력이 늘수록 바둑은 더욱 어려워지고
기원출입이 잦을수록 바둑에 대한 내 순수한 열정이
식어가는 건 왜 일까?
아마 바둑에 대한 내 이해의 그릇이 요만큼밖에 되지않아서
더 이상의 기력상승을 기대하기힘들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니면 이제 슬슬 승부처로 접어들어
신중하게 행마하여야만하는 삶이라는 또다른
바둑판에 매진하고픈 뒤늦은 현실인식 때문은...
자주는 아니지만 여기 오시는 분들 보이지않는 모습들
많이 훔쳐보았습니다.
여러분들과 같은 취미를 가진 저도
이 공간에 돌하나 던져보는 심정으로
쓰잘데 없는 얘기 해보았습니다.
자주 흔적 남겨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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