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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의 고리. |
| 글쓴이 새벽21 조회 4312 |
작성일 2002-08-09 오전 9: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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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의 주범은 정치인?
“정치권이 바뀌지 않은 한 분식회계는 사라지기 힘듭니다”
요즘 금융감독원은 분식회계 관행을 고치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바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분식회계를 없애지 않는 한 우리 경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가폭락과 이에 따른 더블딥(이중 침체) 논란도 결국은 분식회계에서 촉발된 것이다.
이와 관련,금융감독원의 한 간부는 사석에서 “분식회계를 없애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를 분식회계를 할 필요가 없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공영제를 완전하게 실시하는 방향으로 선거법을 바꾸자는 것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분식회계란 대개 정치인에게 뒷돈을 대야 하는 기업인들이 개인 돈으로 하지 않고 회사 돈을 쓰려 하기 때문에 문제가 불거진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기업으로서는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관급공사도 따내야 하고 새로운 업종 허가도 받아야 하는 등 할 일이 많은데 이 같은 일은 정치적인 힘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분식회계는 주로 부실한 회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대출받을 목적으로 견실한 기업인 양 포장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IMF 이전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이 목적으로 분식회계를 자행했다. 총수가 해외로 도피 중인 대우그룹이 대표적인 예다. 때로는 스톡옵션을 많이 받은 전문경영인이 단기간에 실적을 올려 주가를 부추김으로써 막대한 이득을 챙기기 위해 실적을 과대포장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의 원인을 정치권으로 돌리는 것은 다소 엉뚱해 보인다.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제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또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정치권을 탓하는 것은 책임회피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라는 전대미문의 화를 입은 것도 따지고 보면 고질적인 ‘정경유착’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치인들은 기업인들에게 손을 내밀고,기업인은 정치인을 통해 이권을 얻어내는 ‘악(惡)의 고리’가 우리 경제를 멍들게 해온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몇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서로 헐뜯는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싸움은 정치권 내에서만 하고,제발 경제를 훼손시키는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병권기자 bk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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