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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군단에 대한 短想 |
| 글쓴이 화점최고 조회 216 |
작성일 2004-02-19 오후 5:5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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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니 시비걸지 마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오로에 가입한지는 꽤 오래되었다..
처음엔 무료로, 그담엔 1서버 접속도 잘안되고, 사은품(CD)의 유혹도 있고 해서 유료회원으로 전환한지가 2년여...
내가 바둑을 두는 이유는 명쾌하다,,
자꾸만 딱딱해지는 시멘트 반죽같은 머리를 굳지 않게 하기위한 노력이 가장 클 것이고,
다른 취미들보다 고상한 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내주위엔 바둑을 둘 수있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고로, 비슷한 기력(7급)을 가진 기우님들과의 대국에만 전념하였고, 게시판은 전혀 둘러 보지 않았다..
어느날인가, 공지사항이란게 있길래 홈페이지에 들어 갔더니, 매니어란이란 게 있었고, 거기에서 편력초사범님의 글을 읽게 되었다..
그이후로........
아침에 출근하여 메일체크하듯이, 오후에 일과가 끝날때쯤 오로에 접속을 하여 이제는 게시판부터 둘러본다 ..
돌벗혜정님을 비롯한 꽃길님,,왕비소영님 등등 여러기우님들의 좋은 글들을 읽으며 문득 아직도 살만한
세상이라는걸 느낀다..
게시판을 둘러보다 좋은글에 댓글만 몇 번 남긴 게 전부였는데 지금처럼 글줄을 남기는 건 처음이다..
게시판의 여러 기우님들의 내공 잔뜩 실린 글들을 읽다 보니..나도 이 새하얀 보드를 시시껄렁한 글줄로 한번 더럽혀 보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게 일어나(이넘의 태생적 또라이 기질은 어쩔 수 업뜸..ㅎㅎ) 몇자 끄적여 보니 기우님들의 양해부터 구해본다..
글줄을 남기는 게 얼마만큼의 자기반성과 준비가 필요한 일인지, 더더군다나 이런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공개적인 게시판에자신의 너절한(?) 철학을 공개적으로 내 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를 깨닫는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려야 했다..
지금보다 혈기왕성했을때는 온라인 상의 수많은 게시판에 수없이 많은 글줄을 양산하고 또 타인의 글들에 토를 달아보기도 하고,니가맞네 내가 맞네..쌈박질도 해보고...ㅎㅎㅎ
결국 게시판에 글줄을 남기는 행위는 욕구불만을 배출하고자 하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일종의 배설행위와 닮아 있다는 것을 문득 느꼈다,( 어쩌면 나만 느끼는 감정일 테니 시비거시지 마시길...시비걸면 무서버...)
새하얀보드와 질질 배설되는 사고의 흔적들..
그러나 여기서 읽은 글들은 그런게 아니었다..
여러 기우님들의 좋은들을 읽으며 문득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 보게 되고, 내가 왜 이시간에 이것을 보고 있나? 에 대한 답을 구하게 된다.
마치 3인칭화자가 되어 타인의 인생을 드라마처럼 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각설하고,,,,,
태생적인 또라이 기질로 인해 현명한(?) 삶에 대한 이질감과 욕지기를 느끼는 이 역설을 극복하지 못해서..아니면 생물학적 구분기인 10년의 방점과 맞물려 한없이 쓸쓸해지는 내가 요즘 활력을 찾았다..
강산을 두 번 죽이며 지나온 시간들 그 와중에 내가 겪어야했던 인간적인 고뇌와 연민, 야망과 실패,면도날 위로 기어가는 달팽이 같은 순수와 열정...
어느 여름 다방레지의 누드를 그려보려던 스무살의 열정을 이젠 낙엽처럼 바삭거리는 잡기장에서나 잉크의 기름이 번진 몇줄의 낙서로나 기억한다는 것이 서러운 不惑인 내가 요즘은 즐겁다...
왜냐고?
앞에서도 언급했거니와 편력초사범님을 비롯한 좋으신 분들을 여기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사범님의 글을 읽고 난 후 수줍은 새색시처럼 편사범님의 대국을 관전하다가,,용기를 내어 "편사범님 글 잘읽었습니다" 라고 대화창에 쓰고....내가 대국을 하는 것보다 편사범님의 대국관전이 더 많아질 때쯤...편사범님을 좋아하는 기우님들을 한분 두분 알게 되었다....자주 보이는 아뒤가 있어서....먼저하는게 쑥스러웠지만..<안녕하세요..> 라는 인사한마디에 <너누구야?>가 아니고 <반갑습니다!>라고 맞이해 주신 기우님들께 고마운 말씀을 먼저 드린다..
워낙에 첨엔 낯을 가리는 성격이 되어서 잘 친해지지 못하는 아웃사이더같은 내가 그 이후로 아뒤를 알게 되었다고 (사실은 서로 알고 지내는 기우님들이 부러웠다..), 궁금한거 물어도 보고 기우님들의 채팅에 한마디씩 거들다가 꽈다당님을 비롯한 편사범님 팬들처럼 나도 응원이라는 걸 하게 된지가 2주일 쯤 된 것 같다...
그러다가 자칭 "편군단"이라는 편력초 사범님을 좋아하는 기우님들의 조직(?)이 자연발생적으로(그전부터 있었는지는 모름)
생겼고, 다른 7단사범님들의 대국장과는 뭔가 다른 아주 좋은 관전 분위기에 끌려 요즘은 내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내 마음에 돌을 던지다"라는 편사범님의 글 처럼, 승패보다는 좋은 바둑을 남기고자 하는 편군단의 사범님들..덕분에 나 역시 한번씩 대국할때마다 유료회원이라고 傳家의 寶刀처럼 사용하던 놓아보기(무료회원들과 대국할때는 시험칠때의 컨닝처럼 유리하나 수읽기능력배양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않고 오로지 이기는데 만 이용되는 기능)를 하지 않게 되었고, 승패보다는 결국에 자신의 기력증진을 위한 바둑이라면 안좋은 바둑을 꼼수를 쓰서 이길려고 하기보다는 깨끗하게 던지고 패착에 대한 반성을 하며, 다음부터는 그러한 실수를 하지 않아야지 하는 걸 기분좋게 배웠거니와 편군단의 여러 사범님들의 대국을 관전하면서 바둑이 조금씩 늘어 가고 있는 것을 몸으로 머리로 느꼈다...
지면서 기분 나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으랴?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더 나은 승리를 위해 기꺼이 돌을 던질줄 아는 요즘, 나는 즐겁다..
또 각설하고,,,,,,,,
486세대라 언제부터인지 사회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지대해져서, 매일매일 게재되는 사회,정치,경제면 기사들을 모두다 모니터링 하고있지만 그 어느하나 즐거운 일은 없고 오로지 짜증스러운 일상일 뿐이었다.. 술먹게 하는 사회다는 말이다.. 문자 그대로.. .
소주가 물리적인 알콜로서의 기능을 넘어섰다는 걸 자조스럽게 인정할 수 밖에 없을 때쯤..오로에서 매일이 유쾌해지고 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좋아하는 사람을 같이 응원하고 서로의 농담한마디에 하루의 피로가 씻기는듯 웃어보고,
그 재미에 술먹는 횟수가 줄어지고 있다...퇴근을 일찍하니까.....(밤에 늦게 자는건 조금 문제당,,)
자칭 "편군단" 의 사범님들의 대국에서는 대화창이 재미있고 유쾌하기 그지없다,,,
다른 방들처럼 ...작전이네..내돈 물려달라네...책임지라네...그런수도 못보고 무슨 7단이냐.....왜 던져...XX넘,,,, 이런 험악한 말들은 찿아보기가 힘들다..
"노인네가 뭘먹었길래 힘이 이렇게 좋아 "--->편력초사범님
" 왜? 산삼으로 깍두기 담아 먹었다.." ----> 노인사범님
"노인사범..치매성강수한번만 둬줘잉... " --------->우야오위 사범님
"큭큭...나는 초반엔 7단인데 중반넘어가면 7굽이다,,," --------> 우야오위 사범님..
등등...사범님들의 대화도 그러하거니와 관전자들의 매너도 장담컨데 오로의 대국방안에선 최고다...
그리하여서, 그 재미있는 바둑을 볼려고 일찍 퇴근하니, 술안먹어서 좋아...기력늘어서 좋아...
좋은 기우님들 만나서 더 좋아,.
이보다 더 유쾌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세상은 그저 흐르다 만나는 물처럼 자연스러워야 된다고 믿고 있었다..
하물며, 얼굴도 모르는 단지, 같은 바둑이라는 취미를 가지고 있어서 온라인 상에서 좋은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음에야.....
이것이야 말로 인터넷의 순기능이 아닐런지,,?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여기를 빌려 바둑의 새로운 재미를 알게 해주신...
가아사아사범님..김동섭사범님..꽃길사범님..노인사범님,,드골장군사범님..왕순덜사범님..우야오위사범님,,편력초사범님..(ㄱ ㄴ 순)
꽈다당님,,돌벗혜정님..카스피님...대동님...김채린님...왕개굴님...대구태양님...박사르님...등등(무순,,,아..생각이 잘안난다,,)
여러 기우님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꾸우벅~~~
끝으로....드골장군사범님...우리도 오프모임 한번 가집시닷~~~~
오로최고 편군단 ~~~만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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