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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좋은 방법이군요^^ |
| 글쓴이 완화삼 조회 115 |
작성일 2004-01-18 오후 8:1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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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방법이군요.
베팅 제도가 처음 생기고 나서 전 누구나 일단 무조건
오로볼을 긁어야 되는 줄 알고 5천원 어치를 사서 긁었습니다.
백 2십만점인가, 그 정도 나오더군요.
그걸 가지고 하루 정도 버텼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고
있으면 있는 대로 베팅을 하든 말든 하면 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렇게 했죠.
전 뭐든 했다 하면 얼마간은 푹 빠져드는 사람이라
베팅에 목숨 걸고 참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나 ......
베팅은 늘 저를 배신했더랬습니다.
나름대로 전적도 참고하고 초반 50수의 형세도 충분히 고려해서
이쪽이다 싶어 하프를 하면 어김없이 반대쪽이 이기더군요.
참으로 열받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다 날아가고 고작 500원도 채 안 남아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이 때 제가 눈을 뜬 게 대기창의 퀴즈였습니다.
오로에 온 지 꽤 됐지만 그 전에는 바둑만 두었지
대기창은 관심 밖이었지요.
그랬던 제가 요즘은 대기창에서 벌어지는 퀴즈,
아니 그보다 여러 기우들과의 대화 때문에
오히려 대국은 뒷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운벗님, 잎사귀님, 에레스뚜님, 산만이네님, 베타님,
초래봉님, 비비파라님...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이름들이
이젠 제 마음 깊이 새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베팅.......생각해 보면 참 애물단지죠.
지금도 베팅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게 분명하지만,
예전엔 그것에만 목을 매고 있었으나 지금은 아니란 것,
이게 달라진 제 모습입니다.
아니 또 하나 달라진 것은 베팅해 놓고
고수의 바둑을 아주 깊이 감상하고 음미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많은 대국을 그렇게 하다보니 바둑 보는 눈도, 덩달아 실력도 좀 늘어난 것 같습니다.
아이디 두 개로 포인트 관리하는 방법은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참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전 그렇게 하지 않을랍니다.
설사 포인트가 제로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 오로에서 이젠 제 인생의 또 하나의 이름이 되어 버린
'완화삼'이란 이름 하나만을 끝까지 지켜보고 싶습니다.
이름을 열 개 스무 개 만들 수 있겠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가난뱅이 완화삼이어도 좋고,
부자 완화삼이어도 좋습니다.
그냥 제 실제 인생처럼
또 하나의 생을 그렇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편안한 밤 누리십시오. 꾸벅.
(덧붙임)
----- 결혼 기념식...십수년이 지난 빛바랜 의례로 한 잔 했더니만
취기가 오르는군요. 그렇다고 위에 한 소리가 헛소리는 아닙니다.
어쩌면 진실한 제 목소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부끄러워, 아니 가면 쓴 제 본 모습이 나타나
이 글 지워버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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