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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이야기(85) = 완전한 사랑과 완전한 사육 |
| 글쓴이 핸디산맥 조회 160 |
작성일 2004-01-14 오전 11:0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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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한 사랑과 완전한 사육 *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완전한 사랑’이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 부부의 아름답고 절절한 사랑에 많은 사람들이 눈시울을 적셨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나도 저렇게 절대적이고도 완전한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남의 사랑에 눈물만 흘릴 것인가? 절절한 사랑은 어디까지나 드라마일 뿐, 현실 속의 우리 모습은 어떠한가? ‘완전한 사랑’을 꿈꾸면서 현실은 상대를 자기에게 철저히 종속시키려는 ‘완전한 사육’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1999년에 개봉된 영화 ‘완전한 사육’은 일본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소재로 하고 있는 마츠다 미치코라는 작가의 소설 ‘여고생 유괴사육 사건’을 각색한 작품이다. 이 영화와 같은 사건이 우리나라에서도 실제로 일어났다. 지난 해 5월 36세의 벤처기업 직원이 “나의 취향에 맞는 여자로 키워서 결혼 하겠다”며 12세의 여중생을 납치하였던 사건이다. 이상형을 사육하고 싶다던 이 남자는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로 A4 용지 10매 분량에 달하는 사육 일기를 작성해 이를 실행에 옮겨 경악케 했다.
극단적인 사례는 아니라 해도, 사실 완전한 사랑을 얻기 위해 완전한 사육을 감행하는 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명분으로 아내를 구속하고 남편을 구속하며 자식을 구속한다. 문제는 사랑과 사육의 경계가 모호하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사육을 사랑으로 착각하며 사육의 덫에 안주하게 된다는 점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나쁜 남자’는 덫을 놓은 자가 결국 그 덫에 걸려드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 준다. 깡패두목 한기에게 여대생 선화는 다가서기엔 너무나 수준이 높은 여인이었다. 그래서 납치하여 창녀로 만들어 버린 후 사랑에 몰입한다. 한편 한기로부터 벗어나길 원하지만 다시 한기에게로 돌아가고 마는 악순환으로 선화는 씌워진 굴레로부터 벗어날 길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누가, 누구를 구속하고 있는지 애매해진다. 한기야말로 선화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오히려 감금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사람에게 사랑만큼 소중한 게 또 무엇이 있겠는가! 사랑 안에는 존재의 씨앗이 있고, 순수하고 순결한 심성이 살아 있다. 사랑은 마음을 정화시켜 온갖 아름다운 것들과 화해하게 만든다. 그러나 사랑이란 이름으로 서로를 구속하는 현실은 상대와 자신을 파괴시키고 함께 몰락하는 비극의 씨앗이 된다. 새해를 시작하며 자신의 사랑을 생각해보자! 당신은 완전한 사랑을 추구하고 있는가? 아니면 완전한 사육을 추구하고 있는가? 완전한 사랑은 새장 속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날 수 있도록 열어 주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남의 사랑에 눈물만 흘릴 것이 아니라 내 속에 가득한 ‘완전한 사육’의 굴레를 버리고 ‘완전한 사랑’에 도전해 볼지어다.
- 이성록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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