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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이야기(84) = 다음 칸으로 갑시다! |
| 글쓴이 핸디산맥 조회 97 |
작성일 2004-01-13 오전 11:26: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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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칸으로 갑시다! *
심리학자들이 개를 그물망에 묶어 넣고 전기자극을 가했더니 처음에는 달아나려고 버둥거리지만, 자극이 계속되면 개는 버둥거리기를 멈추었습니다. 무의미한 일임을 깨달은 것이지요. 그런데 정작 문제는 그물망으로부터 개를 자유롭게 해주고 전기자극을 해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더라는 겁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고 합니다.
비전의 상실은 학습된 무기력을 강화하고 결국 자기파괴를 가져옵니다. 로마제국이나 통일 신라가 멸망한 것은 외부의 침략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전이 사라짐으로써 무기력이 학습되고, 결국 목적과 목표의식이 없어져 맥없이 내부에서 무너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감동을 줍니다.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갑자기 큼직한 가방을 든 청년 하나가 나타나 통로 한가운데 버티고 섰습니다. 그 청년은 목에 힘주어 유창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더군요.
“신사숙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여러분에게 좋은 물건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자! 이게 무엇일까요? 네! 칫솔입니다. 이걸 뭐 하려고 가지고 나왔을까요? 팔려고 나왔습니다. 한 개에 200원씩 다섯 개 묶여 있습니다. 얼마일까요? 딱 천원입니다. 뒷면을 돌려보겠습니다. 영어가 써 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이게 무슨 뜻일까요? 수출했다는 겁니다. 수출이 잘 됐을까요? 망했습니다! 자, 그럼 여러분에게 한 개 씩 돌려보겠습니다.”
그는 익숙한 솜씨로 칫솔을 사람들에게 돌리더군요. 그런데, 칫솔을 다 돌리고 나서 그는 다시 말을 했습니다.
“자! 여러분, 여기서 제가 몇 개나 팔 수 있을까요?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저도 궁금합니다. 잠시 후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과연 몇 개나 팔렸을까? 나도 궁금했습니다. 결국 칫솔은 2개가 팔렸고, 그는 다시 말하기를, “자! 여러분, 칫솔 2개 팔았습니다. 제가 실망했을까요? 안했을까요? 예! 실망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여기서 포기하겠습니까? 아닙니다. 다음 칸 갑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렸지만 그는 유유히 다음 칸으로 가더군요.
실망스런 현실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음 칸으로 건너가는 그 청년의 뒷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우리 사회현실을 돌아보면 어디 하나 성한 구석이 없고, 올 한해 돌아보면 안타깝게도 실망스런 일들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결코 희망을 잃지 맙시다. 우리 사회, 우리 인생에도 새해라는 다음 칸이 있으니까요. 2003년에 이루지 못한 것을 실망하여 포기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이제 우리는 희망찬 2004년! 다음 칸으로 건너갑니다.
- 이성록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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