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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이야기(82) = 인생 3등 열차 |
| 글쓴이 핸디산맥 조회 258 |
작성일 2004-01-10 오전 10:1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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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3등 열차 *
천주교 대주교 노기남 신부가 신학생 시절에 보고 느꼈던 3등 열차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가 신학부 2학년 방학 때 프랑스인 손 부이스 신부님이 동창인 기낭 신부님을 만나러 상경했다. 그는 신부님과 동행하며 군포역에서 기차를 탔다. 늘 하던 대로 3등표를 샀는데 그 날따라 3등칸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자리를 찾아 2등칸까지 갔어도 역시 빈 자리가 없었다. 1등칸까지 가서야 겨우 빈 자리를 발견했고, 신부님은 그 빈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3등표를 1등표로 바꾸기 위해 검표원을 기다렸다. 그러나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검표원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유야 어떻든 3등표 값으로 1등칸을 이용한 것이다.
다음 날 볼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신부님이 이번에는 1등표를 산 후 3등칸으로 오르셨다. 그리고는 붐비는 3등칸에서 웃는 얼굴로 말씀하셨다.
“오늘은 아무리 3등칸이 붐벼도 그대로 타고 가자. 어제는 3등표로 1등칸을 탔으니 오늘은 1등표로 3등칸을 타야 빚을 갚는 게 아니겠나?”
20세기 훌륭한 의사이며 성자로 추앙 받는 A. 슈바이처 박사가 아프리카 가봉의 람바레네에 병원을 세워 그 곳 원주민들을 위한 헌신적인 의료 행위를 하고 있을 때다. 당시 그는 자신의 전 재산을 병원 유지에 쏟아 부었으나, 그것으로는 몰려드는 환자들을 감당할 수 없어 여러 나라를 순방하며 모금 운동을 벌였다.
그러던 중 고향 알사스에 들르게 되었는데 그 소식을 들은 친지·동료 및 각계 인사들이 기차역에 모여 영접할 준비를 갖추었다.
기차가 도착했을 때 환영객과 기자들이 1등칸 앞으로 몰려가 그가 내리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슈바이처 박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어리둥절해하고 있을 때 맨 뒷칸 3등 열차에서 내려 걸어오는 초라한 모습의 그가 보였다. 사람들이 달려가 물었다.
“아니, 박사님. 어째서 3등칸을 타고 오셨습니까?”
이에 슈바이처 박사가 환한 웃음을 띠우며 대답했다.
“아, 그거야 4등 열차가 없기 때문이죠.”
천재 과학자 A. 아인슈타인에게도 3등 열차에 관한 뜻깊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는 여행할 때마다 항상 3등 열차를 이용했는데, 그 이유를 묻는 조수에게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고 한다.
“3등 열차 안에는 친구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지. 그들은 나와 쉽게 친해졌다가 또 쉽게 떠나기도 하지. 1등 열차나 2등 열차를 이용한다면 이런 좋은 친구들을 사귀기가 어렵지.” 3등 열차, 그것은 이렇게 훌륭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많이 타는 열차이다. 이제 우리도 이 멋진 3등 열차를 자주 이용하며 좋은 친구들을 만나보자. 사실, 인생 3등 열차를 타는 것이 문제이지 기차 3등 열차를 타는 것은 전혀 문제가 아닐 것이다.
- 황필상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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