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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이야기(80) = 가로등과 샘물 |
| 글쓴이 핸디산맥 조회 133 |
작성일 2004-01-08 오후 3: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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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등과 샘물 *
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 속에도 밝은 해 힘차게 떠올랐는지요? 원숭이의 특성인 지혜와 사랑이 가득한 한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새해를 맞아 덕담 삼아 가로등 이야기와 샘물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미국의 정치가이기도 했고 과학자이기도 했던 벤자민 프랭클린이 남긴 여러 가지 업적 중에는 우리가 기억해 둘만한 것이 있는데, 가로등에 관한 것입니다. 밤이 되면 사람들이 캄캄한 길을 다니기가 어려우니까 해가 지고 난 후에 길을 밝힐 수 있는 등불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프랭클린은 생각했습니다. 프랭클린은 그 일을 위해 사람들의 협조를 구하거나 광고나 계몽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겠지만 프랭클린은 특이한 방법으로 그 일을 시작했습니다.
프랭클린은 아무 말도 없이 해가 져서 날이 어두워지면 등불 하나를 환하게 켜서 자기 집 앞에 걸어 놓았습니다. 그러자 프랭클린의 집 앞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른 집과는 달리 등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것을 보고 참 좋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하나씩 자기네 집 앞에도 등불을 켜서 달아 놓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안되어서 마을 전체가 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두컴컴한 밤길을 걷는 사람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무엇인가 도움될만한 일을 찾은 마음도 귀하지만, 그 일을 추진해 나간 과정이 더욱 귀하게 여겨집니다. 프랭클린이 아무 말 없이 자기 집에 등불 하나를 내걸었던 것은 아주 작고 조용한 일이었지만 소중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한 나그네가 사막을 지나가다 지쳐 쓰러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앞에 펌프가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그네는 너무도 기뻤습니다. 이젠 살았구나 싶었지요. 그러나 기쁨도 잠깐, 펌프에서는 물이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펌프에서 물을 끌어올릴 물이 따로 없으니 펌프는 있으나 마나 한 것이었습니다.
다시 실망하여 자리에 주저앉은 나그네의 눈에 항아리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뚜껑을 여니 물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그런데 항아리 뚜껑에는 누군가가 쓴 글이 붙어 있었습니다.
“다음 사람을 위해 항아리에 물을 채워 주십시오!”
나그네는 자기가 마시려던 물을 펌프에 쏟아 붓고 물을 길어 올렸습니다. 시원한 물이 솟구쳤고, 나그네는 얼른 항아리에 물부터 채웠습니다. 그런 다음 실컷 자신의 마른 목을 축일 수가 있었습니다.
나만 생각한다면야 항아리에 물을 채울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누군가 항아리의 물을 채워놓지 않았다면 내가 죽을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누군지 모르지만 다음 사람을 위해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삶은 그래서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어두운 세상을 향해 등불 하나 밝혀드는, 지친 이를 위해 항아리의 물을 채우는 한해의 삶을 다같이 꿈꿔봅시다.
- 한희철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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