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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이야기(79) = 마지막 한 줄 |
| 글쓴이 핸디산맥 조회 215 |
작성일 2004-01-07 오전 11:4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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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한 줄 *
유명한 화가 조지 프레드릭 왓츠가 그린 그림 중에 ‘소망’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있습니다. 한 여인이 허름한 하프를 연주하는 그림입니다. 여인은 하프에 머리를 박은 채 열심히 하프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한가지 이상한 것이 눈에 뜨입니다. 다름 아니라 하프의 줄이 한 개 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입니다. 모든 줄은 다 끊어지고 한 개 밖에 남아 있지 않은 줄로 하프를 연주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을 화가는 ‘소망’이라는 제목의 그림으로 담아 냈던 것입니다.
모든 줄이 끊어지고 마지막 남은 단 하나의 줄로 연주를 하다니, 그 모습은 왠지 측은하고 절망스러워 보입니다. 하지만 한 개 남은 줄을 포기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연주해 내려는 모습은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다나엘 호오돈이라는 작가를 기억할 것입니다. 호오돈은 어렸을 때부터 다리를 절었습니다. 불편한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호오돈은 다리의 불편함으로 인하여 책읽기와 쓰기에 몰두하였고, 깊은 사색에 잠기기를 즐겨했습니다.
호오돈이 노인이 되었을 때 그는 직업을 잃어버려 막막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그의 아내가 호오돈에게 말했습니다.
“여보, 이제 당신의 책을 써야 할 때가 왔군요.”
부인의 말에 큰 힘을 얻은 호오돈은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세계적인 불후의 명작 <주홍글씨>입니다.
호오돈의 인생으로 보자면 하프의 줄이 모두 끊어지고 마지막으로 겨우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단 하나 남아있는 줄에 부인의 사랑이 닿자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참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해 낸 것이었습니다.
프로 야구 뉴욕 양키즈 팀의 토리 감독은 요기 베라가 선물한 모자를 위기의 순간에 쓰곤 한답니다. 요기 베라는 1946년부터 1964년까지 양키즈에서 포수로 활약하며 월드 시리즈 우승을 열 차례나 이끌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오른 선수인데, 모자에는 요기 베라가 한 다음과 같은 말이 새겨져 있습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 ‘게임이 끝날 때까지는 모두 끝난 것이 아니다’는 뜻이 되겠지요. 거기엔 경기가 모두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때때로 우리에겐 악기의 줄이 모두 끊어지고 남아있는 것이라곤 겨우 줄 하나밖에 없는 절망스러운 상황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때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때가 아니라 남아있는 한 줄로라도 음악을 연주해야 할 때입니다. 남아 있는 한 줄로도 얼마든지 연주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그 때의 연주가 더욱 아름다운 것이라는 사실을 생의 고난을 극복한 이들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 끊어지고 단 하나 남아있는 한 줄로 연주하는 절실한 연주, 그것이야말로 생을 사랑하는 일이며 끝내 생을 긍정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 한희철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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