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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약돌의 어린 시절(미성년 불가) |
| 글쓴이 조약돌 조회 475 |
작성일 2003-11-29 오전 11:5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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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판에 바둑과 관련된 추억의 글을 하나 올릴까 하고 나의 얘기를 듣기를 원하는 분이 두사람 이상 있으면 올리겠다고 약속했었다. 내 얘기를 듣고자 추천해주신 두분을 위하여 이 글을 올린다.
내 이름은 편의상 조약돌이라고 하자.
조약돌은 바둑을 무척 좋아한다. 4살인지 5살 때 동네 어른들이 평상위에서 두는 것을 어깨 넘어로 배웠다. 그 어린 나이에도 바둑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이런 일이 있었다.
갓 바둑을 배운 풋내기 조약돌과 상대하여 바둑을 둬 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처량하게 매일 뒤에 서서 어른들이 두는 것을 구경이나 하다가 한 달에 한번 어쩌다 누가 둬 주면 그렇게 재미 있을 수가 없었고 그 날은 밤에 자리에 누워도 천정이 온통 바둑판으로 보여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누구도 상대 해주기를 꺼리는 너 다섯 살의 어린애 조약돌과 상대하여 그래도 바둑을 잘 둬 주던 아저씨가 한 분 동네에 계셨다. 그래서 그 분은 조약돌에게는 유일한 친구였다. 어린애와 바둑을 둔다고 사람들이 놀려댔지만 이 분은 별 내색 없이 조약돌을 잘 응대해 줬다. 그런데 이 분이 어느 날 덜컹 결혼을 해버렸다. 그 때부터 조약돌에게 시련이 다가왔다. 그 새색시는 자기 남편을 조약돌에게 빼앗기는 것이 싫었나 보다. 조약돌이 바둑판과 돌 통을 머리에 이고 새벽부터 시도 때도 없이 신혼부부의 방을 염치없이 쳐 들어갔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미움을 받게도 생겼다.
그날 따라 비가 엄청 왔다. 마당위로 비가 10 cm 이상이 고여 있었다.
비가 왔다고 결석할 조약돌이 아니었다. 부모님이 깨지 않으시도록 살금 살금 일어나 바둑판과 돌을 챙기고 물이 넘치는 길에 발을 담그고 저벅저벅 비를 맞으며 그 신혼부부 집으로 갔다. 제주도는 지금도 그런 집이 많지만 그 당시에는 대문이 전부 없었으니 무상 출입이었다.
기척도 없이 방문을 싹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그 부부는 두 사람 모두 옷을 발가 벗고 자고 있었던 것이었다. 조약돌은 그 당시만 해도 옷이 변변한 것이 없으니까 고추 정도가 드러나는 옷을 입었던 경우도 흔했었으니까 그들의 그런 모습이 별로 이상하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단지 내가 좋아하는 아저씨가 아무 것도 걸치지 않고 주무시다가 감기에 걸려서 바둑을 못 두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가 걱정일 뿐이었다. 그 때까지도 이 신혼부부는 외부의 침입자를 알아보지 못하고 자고 있었다.
고추와 잠지에 수염이 나 있었지만 우리 아버지나 어머니도 조약돌과 함께 목욕을 할 때 봐온 터이라 조약돌에게는 조금도 어색할 것이 없었다. 단지 우리 엄마 것과 비교하여 차이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 엄마 젖꼭지는, 조약돌과 밑에 동생이 젖을 한 없이 먹으려고 한다고 숯을 너무 많이 발라서 그랬는지 몰라도 새까만 데 그 누나(어떻게 불러야 하는 지를 몰라서 무조건 누나라고 불렀다)의 것은 좀더 빨갛고 팽팽한 차이 정도라고나 할까?
멍하니 앉아서 기다려도 일어날 기색을 하지 않는다. 피곤했는가 보다. 누나가 다리를 아저씨 몸 위로 얹으니 아저씨가 걷어내려고 시도는 하는 데 잘 되지 않는가 보다. 바둑 둘 시간을 자꾸 허비한다고 생각하니 시간이 아까워 죽겠다.
그 누나를 깨우면 또 추방당할지도 모르니 살그머니 아저씨만 깨워야 하겠다. 그래서 나는 아저씨를 툭툭 쳤다. 좋은 꿈을 꾸나 보다. 사람 좋은 아저씨가 웃는 표정을 짓는다. 자다가 남의 다리 긁는다는 말이 맞기는 맞는가 보다.
내가 다시 배를 톡톡 쳤더니 다시 웃으면서 자기 종아리를 긁는다. 그러면서 뻐대까지 한다. 내가 배를 톡톡 때린 것 때문에 아저씨가 화가 단단히 났나 보다. 아저씨 고추가 골을 내기 시작하더니 뻐떡하게 섰다. 아이고! 이 상황에서 아저씨를 깨웠다가는 야단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은 화가 나면 아이들을 때릴 뿐 아니라 왜 고추까지 세워서 노여움을 표시하는 것일까? 아저씨가 화가 났다는 두려운 생각에 일단 집에 갔다가 고추가 죽으면 다시 오기로 작정을 하였다. 그런데 그 순간 조약돌은 못 볼 것을 보고야 말았다. 누나의 오른 발이 아저씨의 사타구니 위로 돌아가더니 우뚝 선 막대기를 여지없이 꺾어 버리는 것이었다. 이제 누나까지 엄청 화가 났나 보다.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일어서는 데 급소를 얻어맞은 아저씨가 “아야” 하고 신음을 한다. 남편을 폭행한 누나는 시치미를 떼고 자는 척한다. 아저씨가 눈을 떴다. 아저씨가 눈을 떴으니 반갑기 그지 없다.
나는 아저씨에게 떠들지 말라는 표정으로 입에 고사리 손을 가져가며 “쉿” 하고 주의를 줬다. 조약돌의 존재를 알아차린 아저씨가, “어 너 왔어!” 하고 인사를 한다.
그러다 자신들이 나체라는 사실을 그 때서야 깨달은 아저씨가, “요 추책아 ! 예의 좀 지켜라!” 하면서 조약돌의 머리에 꼴밤을 먹이더니 자기 색시의 몸 위에 이불을 덮어 준다.
그러면서 “ 너 우리 색시 것 다 봤지? “ 하고 묻는다. 무슨 얘기인지를 못 알아차린 조약돌은, “ 누나가 안 자요. 자는 체 하는 것이니까 다 봐요.” 하고 일러줬다. 완전히 동문서답이다.
“우리 색시 예쁘지? 너 꼬마가 누나를 넘보면 안 돼? “ 나는 속으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고 마음을 먹고 누나가 예쁘다는 듯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우리 어머니와 비교하면 그 아름다움에서 어림도 없다고 생각하였다. 다만 조약돌이 그 상황에서 누나를 무조건 예쁘다고 해준 것은 실제로도 좀 예쁘기도 하였지만 괜히 그 여자의 임자에게 밉다고 했다가는 며칠동안 바둑을 둬 주지 않을 것이 뻔 하므로 작전상의 아첨이기도 했다.
조약돌은 이 세상에서 우리 엄마보다 예쁜 여자는 없다고 생각해 왔으며 그 생각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그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염을 하기 위하여 훌훌 벗으신 원초적인 모습으로 보여주신 마지막 순간에 어린 날 우리 모자가 빨가벗고 목욕을 하던 시절을 떠 올렸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저씨, 넘보는 게 뭐예요?” “ 아냐! 넌 물라도 돼. 바둑판이나 가져와.“
조약돌에게는 그 말이 무엇보다도 기뻤다. 바둑판을 가져오고 나서, 조약돌은 그 아저씨가 바둑을 가르쳐 주실 때 처음 지시한 대로 아저씨에게 큰 절을 하느라고 엎드리는 데 누나가 다시 화가 났나 보다. 이불을 걷어차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그 순간에 조약돌은 신비한 물건을 발견하였다.
누나의 거기에 감씨가 박혀 있고 그 밑으로는 어른 손가락이 들어갈만한 구멍이 뻥 뚫려 있는 것이 아닌가? 아저씨는 돌아 앉아 있으니 그것은 못 보았을 것 같다. 그 구멍을 보면서 조약돌이 무슨 생각을 했는가 하면, 배꼽으로도 바람이 들어가면 설사한다고 우리 어머니가 말씀 하셨는 데 왜 여자는 거기로 바람이 들어가게 뚫어논 것일까 궁금하였다.
그러나 정작 더 큰 걱정은 바둑을 두다가 실수로 바둑돌이 그 구멍으로 들어가 잃어 버리면 어떻게 할까 하는 것이었다. 바둑돌은 그 당시 조약돌에게는 유일한 재산 목록이었으니 그런 걱정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바둑이 시작되었다. 아저씨가 바둑을 두는 한편, 누나가 이불을 걷어낼 때마다 덮어주곤 하면서 게임은 계속 진행이 되었다. 열석점을 깔다가 아홉 점으로 내려 갔으니 약간은 발전을 한 상태인 데 그 날도 조약돌이 대마를 잡았으니 승리가 눈앞에 다가왔다. 그 때 이었다. 천둥 번개가 번쩍하더니 우르르 쾅쾅 하면서 벼락 치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였다. 순간적으로 전기가 나갔다.
어머니는 평소에, “죄를 짓지 말라. 죄를 지으면 벼락이 떨어진다.” 고 말씀하신 터라 조약돌이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벼락이 떨어졌나하고 생각하는 데 다시 한번 이번에는 그 누나의 발에서 벼락이 바둑판 위로 떨어졌다.
바둑판 위 돌들이 흩어져 요 위로 일부가 쓸려 내렸는 데 발에 부딪친 충격에 누나가 정말로 잠이 깨었다. 아니면 지금까지 자는 척하고 보자 보자 하다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화가 폭발하여 일어났는지도 모르겠다. 조약돌은 얼른 바둑돌들을 쓸어 담고 그 집에 서 줄행랑을 쳐야겠다고 작정하였다.
어린 마음에 생각하여도 무엇인지는 몰라도 죄를 엄청 많이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벼락까지 때릴 정도니 말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일어나고 자신이 빨가벗은 것을 알아차린 누나는 밑에는 가리지 않고 가슴을 우선 가리는 것이었다. 젖이 추워서 그런가 보다 생각을 했다. 당시 상황에서 조약돌도 도망가기 바쁜 데 누나의 젖까지 따뜻하게 하는 방편을 찾아줄 여가가 없었다.
쫒기 듯이 처마로 나오니 빗방울이 세차게 때린다. 고무신발을 주섬주섬 챙겨서 바둑판 위에 돌과 함께 얹어서 막 출발하려는 찰라였는 데, “너 다시 아무 때나 우리 집에 쳐 들어오지 마!” 하면서 누나가 바둑 통을 집어서 빗물이 넘 쳐나는 마당으로 집어 던져 버렸다. “ OO 야! 어린애에게 뭐 하는 짓이냐?” 역시 아저씨는 나의 편의 였다. 이 상황에서 누구 편 가릴 여가가 어디 있는가?
바둑알이 떠 내려가지 않도록 집어야지. 무려 한시간 이상을 장님이 길을 더듬는 식으로 흙탕물 바닥을 더듬으며 바둑알을 찾아 통속에 집어 넣었다. 온몸이 비에 젖어 새양쥐 꼴이 되었지만 바둑알을 하나 하나 찾아낼 때마다 금은 보화를 줍는 것처럼 희열이 대단하였다. 잃었던 재산을 회수하는 것이니 아니 기쁘겠는가?
바둑알을 전부 회수한 것 같았지만 혹시나 하여 조약돌은 집에 얼른 가서 바둑판과 알통을 놓고 다시 그 집 앞으로 돌아와서 비가 멈추기를 기다렸다. 새벽 5시부터 비가 멈추고 물이 빠져 나간 저녁 7시경까지 하루 종일 기다려서 3 개의 바둑알을 더 회수하고서 야호를 외치며 집에 들어갔더니 인자하신 우리 어머니 하시는 말씀,
" 약돌아! 바둑이 그리 좋니? “ “ 응, 좋아!”
" 이 어머니 보다….? “
“ 아니오. 어머니 다음으로 좋아요!”
나는 그 날 너무나 많은 것을 알아버린 것이었다. 좀 성숙해진 것이었다. 그 후로도 조약돌은 여전히 이른 새벽에 그 집을 불청객으로 출입하였지만 누나로부터 귀중한 재산인 바둑 통이 더 이상 팽개쳐지는 수모는 겪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어떻게 ? 그 신혼부부 방문의 창호지에다가 눈구멍을 뚫어 놓고 거기로 들여다 봐서 빨가 벟고 있으면 노래를 불러서 아저씨와 누나가 더 이상 감기 걱정을 하실 필요가 없도록 해 드린 후에 들어갔으니까 말이다. 바둑이 뭐길래....."
-- 이 글에 대하여 5인 이상의 추천이 있을 경우 또 다른 얘기를 올릴 용의가 있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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