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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중노인님 귀하 |
| 글쓴이 백문사범 조회 570 |
작성일 2003-02-16 오전 6:2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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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녕 노인이신지요?
ㅎㅎ...제 또한 올해 노인의 반열에 들었으니,
만감교차하며 일상사 옛같지 않습니다만...
서울손자녀석도 갑작스레 보구싶군요.
다음주말엔 둘째도 남의 식구가 되어 갈려하는 참이라
요즘은 심사가 착잡기도 하고 뭐 허전키도 합니다.
새벽같이 일어나기도 하고 갑작스레 멍해지기도 한답니다.
가정일은 또 그렇다 손 치드라도, 요사이 나라일, 사회일보면 억장무너지는 세상사가 한두가지가 아니죠. 신성한 바둑동에서 이 울분들을 다 어떻게 풀어 헤쳐놓겠습니까만은...
엊그제 일어난 기찻길에서 작업하다 졸지에 유명을 달리한 일곱분의 선로보수원들 사고 소식을 접하면 정말 가슴 찢어집니다. 이 무슨 해괴망측한 사건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그 가족들의 오열을 떠 올리면 억장이 무너지고 잠도 오질 않습니다. 우리사회가 어떻게 이처럼 매사 무감각해지고 긴장이 해이되 있는지, 하긴 그 잘잘못을 누구에게 탓할일도 아니겠지요. 나 자신부터 도덕적해이(모랄헤져드)속에서 살고있으니 남탓 어찌 하오리까만은 만시지탄 이제부터라도 긴장의 끈 졸라메고 정신 좀 차리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사회 전분야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어느곳에 화농이 없는곳이 없는것 같구요. 복권놀이도 마찬가지겠죠. 정부부터도 앞장서 돈장사에 나섰으니 나라걱정하는 국민들의 맘은 오죽 하겠습니까.
믿고 사 먹을것이 없어져 가는 세상, 맘놓고 길을 갈수도 없는 사회, 선량한 소시민인 우리는 누굴 쳐다보며 하루를 영위해 가야할지 심히 염려되고 지향해야 할 목표가 없는것 같습니다. 넘 자제력없이 제가 흥분한것 같군요. 철로에서 갑작스레 작업하다 고혼이 되신 일곱분의 영령앞에 머리숙여 제삼 빕니다. 천국에서라도 고통없는 영생을 누리시길 간절히 비옵니다. 지금 이순간 참으로 애통한 주검을 보며 통탄하실 그 가족분께도 어떤 위로의 말을 드려야 할지 머리숙여 삼가 조의를 표하옵니다. 하루라도 빨리 그 슬픔과 아픔이 함께 치유되시길 간절히 원하옵니다.
산중노인님께 감사의 인사말씀 적는다는 일이 그만 세상타령이 되고 말아 죄송스럽습니다. 하도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잦은지라 하루 하루 뉴스보기가 두렵기도 하며 마치 흉몽을 꾼듯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합니다.
만사 바둑둘땐, 이 모두를 다잊고 오로삼매에 빠질수 있으니, 그나마 조금은 다행입니다. 오로 바둑동호회원님, 늘 즐겁게 바둑두세요. 항상 이르는 것처럼. 저의 바둑철학은 ㅎㅎ... " 승패는 병가지상사요, 한번 패한것은 마치 바닷가의 수많은 모래알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인지상정이겠죠, 이기고 기분이 언짢은 사람없겠지만 또 한 패해도 그만이라는 가벼운 기분으로 또 다음 대국에 임하면 되겠지요. 성숙한 오로맨, 하루이틀에 그 분위기가 정착되긴 힘들겠지만 우리의 작은 성의가 합쳐져 언젠가 더 정겨운 오로 바둑동이 되리라 확신을 해 봅니다. 새벽에 잠없는 노인이 잠깐, 세상사 넋두리를 했습니다. 양해하시고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일요일은, 제가 회장으로 있는 유석회의 제226회째 바둑 월례대회가 오푸라인에서 개최가 됩니다.
맘 가다듬고 몇판 두어볼겁니다만, 이세상에 바둑같이 점 점 어려워져가는것 또 한 없는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
그래도 오늘 하루만은 진검승부로 한번씩 겨루어 볼겁니다. 님들도 바둑많이 두시고 생각하며 착점하시길 많이 많이 권하옵니다. ^*^
2003. 2. 16(일) 백문사범 겸 유석회장 7단 이길춘 올림
***"작은 행복" 음악하나 선사올립니다.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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