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를 넘다.

새로운 나의 애마 "키트"를 타고 상주에서 문경으로 내다른다. 뙤약볕 속에서도 오로지 나의 목표는 문경새재를 넘는 것이다.

아침일찍 간단한 스트레칭및 체력 단련을 하고 아내와 처형과 함께 길을 나섰다.

한산한 도로를 가르 지르며 문경에 다다르니 얼핏 보이는 계곡의 물줄기와 산새가 빼어나다 못해 황홀하다.
남으로는 낙동강의 맑은 물줄기를 따라 1,200리 뱃길이 흐르고, 북으로는 새재를 넘어 한강 1,000리와 맞닿아 있다 하니 어찌 산새가 아름답지 않을수 있으랴!

새재는 하도 험하고 높아서 대낮이라도 혼자서는 넘지 못하고 반드시 사람이 모이길 기다렸다가 넘었으며, 날이 저물었을 때에는 밑에서 하룻밤을 묵은 후에야 다음날 낮에 넘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 험준함 때문에 나는 새도 쉬어간다는 뜻에서 이름이 ‘새재’[鳥嶺]가 되었다고도 하고, ‘새로 난 고개’의 뜻으로 ‘새재’로 부른다고도 한다.

 문경새재에는 관문이 셋 있다. 옛 영남 선비들이 과거보러 가던 길을 따라, 문경 쪽으로부터 수안보를 향해 주흘관이라는 이름을 가진 제1관문, 조곡관이란 현판이 걸린 제2관문, 조령관이라 불리는 제3관문이 차례로 놓여 있다.

제1관문부터 제2관문까지는 3.0㎞, 제2관문에서 제3관문까지는 3.5㎞, 합하면 6.5㎞로 10리에 5리를 가고도 조금 더 가야 하는 길이다.

새재를 넘는 길은 영남사람들이 서울 가는 방향대로 문경 쪽에서 수안보로 가는 방법이 있고, 반대로 서울에서 문경으로 오는 방향으로 수안보에서부터 넘는 방법이 있다. 문경에서 수안보로 가는 1—2—3 관문 차례는 오르막길이고, 그 반대는 내리막길이다.

새재의 1관문인 주흘관에 다다르니 푸른 잔디와 주변 전경이 하늘색과 흰구름과 더불어 아름다움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부터 맨발 걷기를 시작하였다. 빽빽한 나무 숲길이 그늘막이 되어 주고 엊그제 내렸던 비로 인해 땅이 촉촉히 젖어 발바닥에 닿는 감촉이 너무 좋았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생각보단 사람들이 붐비지 않았고 걸어 가는 내내 지루할 새도 없이 나타나는 멋진 전경들에 시선을 뺏기고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다리 너머로 드라마 셋트장이 나오는데 여기는 일전에 다녀온터라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남겨두고 패스~

한참동안 걷다가 옛선조들이 과거를 보기위해 재를 넘으면 이쯤에서 주막이 하나쯤 있어야 할텐데 라고 생각들 쯤에 마침 주막이 보이고~

드디어 조곡관이라 불리는 제2관문에 도착 하였다. 여기서 제3관문인 조령관까지는 3.5km를 더 가야 하는데 돌아 갈길을 생각하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오늘의 목표는 여기까지만~

맨발로 12,000보를 맘껏 걸을수 있는 곳이 있어 너무 좋았고 걷는 내내 아름다운 문경새재의 자연경관들에 반해 평생토록 잊지못할 추억여행이 되었다. 다시한번 꼭 걷고 싶고 반드시 재를 넘고 싶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