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한 꽃과 풀과 나무가 숲을 이룬다.

썩은 꽃과 풀과 나무가 이룬 숲은 그저 썩은 숲일 뿐이다.

백보궁은 썩은 것들을 곳곳에 심어놓고 숲을 보란다.

머리를 들어서 보니 썩은 숲이다.

꽃과 풀과 나무는 논리이며 숲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디테일한 논리에서 졸라 터지고 깨질 때 마다

백보궁이 무슨 구명조끼마냥 늘 가져오는 게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다.

눈물 없이는 차마 볼 수 없는 처참한 광경이다.

얘야, 네가 심고 그린 썩은 꽃과 풀과 나무와 숲까지 다 보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