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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관련산업 키워 2030년 1500억弗 창출 목표

중국이 인공지능(AI) 최강국인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중국이 AI 산업 분야에서 슈퍼파워가 되기 위해 미국과 군비 경쟁을 벌이듯이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최근 국가 차원에서 처음 마련한 '차세대 AI 발전계획'에서 2030년까지 1500억달러(약 169조1700억원) 규모의 AI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FT는 "중국이 정부·사회 자본을 AI 분야에 집중 투입해 미국을 따돌리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 주도로 특정 산업을 빠르게 키워내는 것은 중국의 주특기다. 그러나 AI 분야에서 중국은 정부 지원 외에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중국은 인터넷 사용자가 7억3000만명으로 이는 미국의 두 배에 달한다. FT는 "AI 연구자들에게 중국은 거대한 연구실과 같다"며 "미국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소비 패턴 등을 읽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사생활 침해 등을 걱정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BAT'로 불리는 중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제공하는 사용자 데이터는 AI 개발자들에게 엄청난 힘이 되고 있다.

AI 인재 풀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AI 종사자는 5만명으로 미국(85만명)에 크게 못 미치지만 중국은 젊은 유학파(海歸·하이구이)를 끌어들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의 AI 관련 논문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유럽연합(EU)을 제쳤다. 중국은 지난해 전년보다 약 20% 증가한 4724건의 AI 논문을 발표했다. 반면 EU는 28개국을 통틀어 3932건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AI 관련 연구개발(R&D)비도 과거엔 국유 기업에 집중됐지만 현재는 상품화에 능숙한 민간 기업에 더 많이 할당하는 추세라고 FT는 전했다.

AI 분야에서 핵심 기술인 반도체는 아직 해외 기업에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의 반도체 산업 역시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중국 AI 기술이 위협적인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AI를 이용해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중국을 경쟁 국가로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