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같은 그리움/윤미라
 
 
 
1.
 
바람이 콧등을 치고 가면서
 
내려준 선물
 
연분홍 꽃비
 
 
그날
 
그대를 처음 만났습니다.
 
 
만저 지지도
 
느껴지지도 않는 무한의 공간 속에
 
난무하는 신호음만이
 
사랑이라 헸습니다.
 
 
인연
 
이것을 인연이라는 단어로
 
묶어 놓고만 싶은 우리입니다.
 
 
2.
 
도덕이라는 껍질에 쌓여
 
불법이라는 테두리로 무장을 하고
 
 
오탁악세에 물든 사바세계
 
도량하나만은 청정하게하려 했습니다.
 
사방을 찬했습니다.
 
그리고
 
법을 여는 진언을 청했습니다.
 
 
불법을 청할 수 있는
 
도량
 
그 벽안에 세상을 가두고 싶었습니다.
 
 
3.
 
흩날리던 꽃잎은
 
지나가는 바람 속에 잠겨버리고
 
 
흐르는 강물 따라
 
세월의 강으로 잠수 중
 
겨울 찬비에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작은 눈발이 되었습니다.
 
 
첫눈 같은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북풍이 가면서 주었던
 
흩날리던 꽃눈의 아름다움
 
이제는
 
시린 눈꽃으로
 
 
스며드는 그리움 가슴을 적십니다.
 
인연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놓은 그리움입니다.
 
 
흩날리는 꽃잎으로
 
흩날리는 눈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