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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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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폭풍우 4
2019-06-20 오전 9:30 조회 624추천 3   프린트스크랩

로마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투석기가 쏘아올린 돌덩이들이 무시무시한 굉음을 내면서 성안으로 날아 들어왔다.
 아름다운 성 안의 건물들이 속절없이 부서져나갔다.
로마군은 화공도 감행했다.
사막에서 나오는 검은 기름에 불을 붙여서 투석기를 이용하여 성 안으로 쏘아댔다.
사방에서 건물에 불이 붙어 검은 연기가 성 안에 자욱했다.


지옥 같은 성 안의 광경을 지켜보면서 미르완은 자기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되었다.
 팔을 꼬집어보았다.
 아픈 것을 보니까 꿈은 아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토록 평화로웠던 성안의 풍경이 왜 이렇게 변하였는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팔미라군의 방어전도 거셌다.
잠간의 기간이지만 성능이 다소 개량된 팔미라의 투석기가 로마군을 때려댔다.
로마군과 똑 같이 화공도 감행했다.
무시무시한 광경으로 볼 때는 건물이 무너지고 불타오르는 성내의 광경이 더 처참했지만 인명피해는 그래도 개활지에 있는 로마군이 훨씬 더 많이 당했다.
점증하는 인명피해를 감당 못한 로마군은 공격을 중지하고 진지로 철수했다.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되었지만 승부는 쉽사리 나지 않았다.
로마군은 제풀에 지쳤는지 며칠 동안 공격을 멈추었다.
잠시 소강상태를 틈타서 야세르는 미르완에게 자기 집에서 점심을 같이 하자고 초대를 하였다.


미르완은 야세르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장 쪽으로 발길을 옮기었다.
예전의 북적대던 시장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져 있었다.
몇 마리의 개들만이 먹을 것을 찾아서 코를 킁킁거리며 헤매고 있었다.
한 참을 기다려도 야세르가 나타나지 않자 미르완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하여 시장안의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 보았다.
예전에 이곳에서 대추야자를 한 줌 사서 야세르와 같이 먹던 곳이었다.
 언뜻 한 사나이가 눈에 띠었다.
 어딘가 눈에 익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았다.
밤에 미르완의 집에서 투석기 설계도를 뒤지던 도둑의 모습이 떠올랐다.
 미르완은 재빨리 항상 품에 지니고 다니는 단도를 빼들었다.
 상대방은 미르완보다 동작이 더욱 빨랐다.
어느 새 단도를 빼서 미르완에게 공격을 해왔다.
미르완은 무술도장에서의 수련은 그만 둔지 한 참이 지났지만 매일같이 운동 삼아 집에서 무술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내고 반격을 가했다.
그러나 적은 미르완보다 한 수 위였다.
정교하고 치밀한 공격으로 미르완이 숨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치명적인 공격은 막아내었지만 미르완의 몸 여기저기가 상처를 받아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이대로 가면 미르완의 목숨마저 위태로울 것이 뻔했다.
“이놈아, 멈춰라.”
귀에 익은 호통소리가 들렸다.
어느 새 야세르가 나타나서 단도를 빼들고 뛰어오고 있었다.
 미르완을 공격하던 괴한은 그대로 뺑소니를 쳤다.


“큰일 날 뻔 했다.”
응급처치를 하고 상처의 피를 닦아내며 야세르가 말했다.
 “정말, 너 아니었으면 죽을 뻔 했다. 그 도적놈 무술실력이 보통이 아니더라.”
미르완이 대꾸했다. “
그 놈은 아마 정식으로 훈련을 받은 로마의 정보원일거야. 그런 놈을 상대해서 이만한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그래, 함자 사부님께서 엄격하게 가르쳐주신 덕분이지.”


둘은 야세르네 집으로 갔다.
아일란이 기겁을 하며 이들을 맞았다.
아일란이 약을 발라주며 미르완의 상처를 제대로 치료해주었다.
미르완이 투덜거렸다.
 “제수님, 배고파 죽겠어요. 얼른 밥 주세요.”
옆에 있던 야세르가 피식하고 웃었다.


시간이 갈수록 전황은 팔미라 군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충분히 준비한 방어 물품도 점점 소진되어가고, 병사들의 인원도 계속 줄어만 갔다.
처음에는 전 시민의 옥쇄까지도 생각했지만 피해가 늘어나자 공연히 인명손실을 자초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지배하기 시작하였다.
 항복을 준비할 시기였다.
그러나 신하들은 제노비아의 직접적인 항복을 절대로 원하지 않았다.
바발라투스와 제노비아는 후일을 도모하여 성 밖으로 탈출시키고 자기들이 항복을 주도 하겠다고 주장하였다.
제노비아는 펄쩍 뛰면서 반대했지만 신하들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팔미라 성에는 성 밖으로 연결되는 비밀통로가 있었다.
그 비밀통로 속으로 횃불을 밝혀가며 제노비아와 바발라투스, 함자, 야세르, 아일란, 미르완이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통로의 마지막에 있는 문을 열자 산그늘에 숨에 있는 야자나무 숲이 나왔다.
일행은 산을 따라 오솔길을 올라갔다. 멀리에 팔미라 성이 보였다.


일행은 걷고 걸어 자파이 마을에 당도했다.
 오데나투스의 무덤에서 제노비아가 발을 멈추었다.
무덤에서는 크테시폰으로 향하는 조그만 길이 산 너머 까지 이어져 있었다.
 “나는 여기에서 더 이상 가지 않을 것이다.”
제노비아의 선언에 모두들 자기들도 여기에 남겠다고 주장했다.
제노비아가 호통을 쳤다.
 “야세르, 나는 네가 시칠리아의 해적 섬으로 협상하러 갔을 때 네가 죽은 것으로 여겼다. 그 때 내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아느냐? 너를 두 번 죽일 수는 없다. 아일란과 함께 떠나거라.”

해적들과의 협상 이야기를 듣고 미르완과 아일란은 깜짝 놀라 야세르를 쳐다보았다.
 자기들로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제노비아는 덧붙였다.
“장사는 팔미라의 혼이다. 야세르여, 제발 팔미라의 혼을 이어가거라.”
제노비아는 이번에는 미르완을 향했다.
“기하학 선생님, 우리 아들 바발라투스는 정치보다는 기하학을 더욱 좋아한답니다. 우리 아들을 잘 부탁합니다.”


야세르와 아일란과 미르완, 바발라투스가 울면서 같이 남겠다고 애원했지만 함자의 엄한 눈 빛이 그들을 제지하였다.


제노비아와 함자는 야세르 일행이 산을 넘어가는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는 창을 잡은 두 손에 힘을 주고 마을 앞으로 눈길을 돌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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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판돈이다 |  2019-06-20 오후 11:21:29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로마판 일리아드를 읽는 마음으로 자알 읽고 가니더...
정진하세여.  
짜베 끝까지 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다행히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저는 이제 근신에 들어가겠습니다.
가내평안 |  2019-06-22 오후 4:50:41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열심히 읽었는데 벌써 끝이라니, 많이 아쉽네요.
그 동안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시고 또 좋은 작품 올려주십시오.
만수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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