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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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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부활하는 로마 1
2019-05-23 오전 10:40 조회 515추천 2   프린트스크랩

10 부활하는 로마

갈리에누스에게 급보가 전해졌다.
황제를 참칭한 아우레올루스가 밀라노를 향해 침입해 내려오고 있다는 보고였다.
 갈리에누스의 가슴속에 분노가 일었다.
 아울러 가슴속에 꾹꾹 담아두었던 아릿한 슬픔이 배어나왔다.


몇 년 전이었다.
 라인 강 유역에서 게르만 족과 싸우던 갈리에누스는 국내의 산적한 문제를 처리하기위하여 전선을 포스트무스에게 맡기고 로마로 향했다.
그 때 어린 아들 살로니우스를 명목상의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포스트무스에게 보호를 맡겼었다.
그런데 공동 황제인 아버지 발레리아누스가 사산조군에게 포로로 잡히자마자 포스트무스는 배신하여 살로니우스를 살해하고는 갈리아 제국을 선포하였다.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었다.
아버지가 포로로 잡힌 것보다도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에 갈리에누스는 더욱 충격을 받았다.
귀엽게 재롱을 떨던 아들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갈리에누스는 복수를 다짐하였다.


근위대를 대동하고 갈리아 원정에 나섰다.
그 때 도나우 강변의 사령관이었던 아우레올루스에게 공격에 같이 합류할 것을 명령하였다.
갈리에누스는 남쪽을 맡고 아우레올루스는 동쪽을 맡아 협격하기로 약속하였다.
갈리에누스가 먼저 공격에 나섰다.
적이 반격에 나섰지만 아군이 동쪽에서 협격을 시작하면 반격의 기세가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적의 반격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기세가 등등해졌다.
 결국 얼굴에 화살을 맞고 부상을 당한 갈리에누스는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안 일이었지만 아우레올루스는 협격을 하지 않고 부하들을 시켜 계속 함성만 질렀다고 하였다.
그리고 갈리에누스가 후퇴하는 것을 보고는 그대로 도나우 강변으로 줄행랑을 놓았고, 거기에서 황제를 참칭한 것이었다.


아우레올루스는 현 황제의 무능과 사치, 향락을 반란의 명분으로 삼았다고 하였다.
가소로웠다.
가능하다면 그 자에게 한 일 년 동안 황제의 자리를 맡기고 싶었다.
그 자가 지금 로마제국이 처한 근본적인 어려움을 알고나 있을까?
그 어려움과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자기가 얼마나 불철주야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그 자가 이해할 수 있을까?


갈리에누스가 보기에 로마제국은 지금 곪아 터질 대로 곪아있었다.
정복전쟁의 한계로 말미암아 노예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지 오래였다.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서 농지는 황폐해진 채 방치되었고 자기가 주장하는 주변국과의 교역을 통한 부의 창출마저 완고한 신하들에게 번번이 가로막히기 일쑤였다.
경제가 어려워지니 군인들에게 급료를 제대로 지불할 수 없게 되고 원로원 출신의 정치군인들은 이를 이용하여 달콤한 미사여구를 써서 부하들을 규합하고 여기저기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자기는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고 이미 일부 결실을 보이고 있는 것도 있었다.
원로원 출신의 정치군인들이 힘을 쓰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했다.
 이들은 쌓아놓은 막대한 부를 이용하여 부하들의 환심을 사서 자기의 출세에 이용하기가 쉬웠다.
군대의 승진 규정을 손보아 전문적인 직업군인들이 승진에 유리하도록 하였다.
 불만은 많았지만 상당한 진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반대하는 신하들을 달래어 팔미라와의 교역을 장려하고, 심지어는 철천지원수인 갈리아 제국과도 교역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공공종사자의 급료를 과감하게 줄여 국가의 부를 쌓도록 하였다.
물론 심한 미움을 받을 각오를 하였다.
이로 인하여 수많은 음해와 모략이 난무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사치와 향락이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상 할 말이 없었다.
하루 종일 격무로 지친 몸이지만 이런 저런 고민으로 밤마다 잠을 이루기가 어려웠다.
술과 노래와 기예는 자기의 삶을 지탱해주는 일종의 약이었다.
그 것마저 없다면 자기는 그대로 쓰러져 죽을 것 같았다.
그런데 자기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은 사실상 자기에게 지급되는 일종의 급료 범위에서 이루어지는 일이었다.
자기의 급료이외에는 한 푼도 국고를 축내는 일이 없다고 갈리에누스는 자부하였다.
그것마저도 사치라고 하면 할 말이 없겠지만 그 것을 줄인다고 로마제국이 부유해질 수 있을까?
그렇다면 자기는 이미 천번만번 술을 끊고는 단식을 감행했을 것이었다.


갈리에누스는 반란군을 응징하기로 결심했다.
휘하부대를 이끌고 밀라노를 향하여 북상했다.
갈리에누스는 군제도 보병에서 기병위주로 개편시키고 있는 중이었다.
기병위주의 군제가 시대의 흐름이라고 보았다.
 휘하부대도 대부분 기병 위주여서 진군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양쪽의 군대는 앗다강의 폰티롤로 다리를 사이에 두고 맞섰다.
황제군의 진군 속도가 워낙 빨라서 반란군은 강안에 진지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저 군사들만 죽 늘어서서 적을 지켜보고 있을 따름이었다.


갈리에누스는 한 눈에 사태를 파악했다.
이번 전쟁의 승패는 용기에 달린 것이라고 판단했다.
 비슷한 전력의 두 군대가 맞서게 되면 죽음이 두려워서 서로 먼저 공격하기를 꺼리는 법이었다.
 이 때 용기 있는 한 명의 병사가 죽음을 불사하고 적에게 뛰어들면 대개는 그 쪽 편에서 승리하게 된다.
갈리에누스는 그 용기 있는 한 명의 병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나를 따르라.”
우렁차게 한마디를 하고는 적진을 향하여 말을 달렸다.
군사들이 뒤를 따랐다.
화살이 쉭 쉭 소리를 내며 몸 옆으로 지나가고 몇 개는 몸에 맞기도 했지만 갑옷과 투구 덕분에 치명적인 타격은 주지 못했다.
갈리에누스의 진격을 “어, 어?” 하고 지켜보던 반란군들은 창을 던지기에 앞서 오금이 먼저 저려왔다.
주춤거리며 서로 눈치를 보다가 누가 먼저랄 새도 없이 도망가기에 바빴다.
폰티롤로 다리 위를 물밀듯이 황제 군이 넘어가고 반란군은 급하게 퇴각하여 밀라노 성으로 들어갔다.


황제군은 밀라노 성을 철통같이 에워쌌다.
시간이 지날수록 포위된 반란군의 식량창고는 점점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루레올루스는 겁이 나고 초조해졌다.
절망에 빠진 부하들이 언제 배반하여 창을 자기에게 겨눌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무언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만 했다.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던 그는 편지를 썼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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