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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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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실크로드 6
2019-05-19 오후 9:27 조회 490추천 2   프린트스크랩

비단을 산 일행은 장안을 떠났다.
하서회랑을 거쳐서 둔황에 당도하였다.
둔황에 도착한 이들에게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다.
둔황에서 누란왕국까지의 장삿길에 또 다시 흉노의 도적떼가 출몰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누란왕국의 호위대는 바로 전에 먼저 도착한 대상을 이끌고 출발하였다고 하였다.
그들이 다시 둔황으로 오기까지는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야세르는 시름에 잠겼다.
위험을 무릅쓰고 자기들만으로 길을 떠나기엔 상당한 무리가 뒤따랐다.
 부피가 커진 짐도 문제였다.
금과 은 궤짝 만이라면 부피도 작고 필요할 경우엔 그것들을 엄폐물로 삼을 수도 있었지만 비단의 경우엔 전혀 달랐다.
조금이라도 찢기거나 훼손되면 값이 엄청나게 깎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대상의 숙소로 한 사내가 말을 탄 채 다가왔다.
말에서 내린 사내는 문을 지키고 있는 호위병들에게 상주를 만나고 싶다고 요구했다.
야세르와 베두크가 나가 보았다.
 어딘지 낯이 익었다.
잘 생각해보니 장안의 음식점 앞에서 종업원과 입씨름하던 그 군인이었다.
 야세르는 군인을 안으로 불러들이고 숙소의 종업원을 시켜 차를 내오게 했다.
 차를 마시면서 군인이 이야기 했다.
 “저는 이곳의 수비대장인 곽 거령이라고 합니다. 전에 급한 볼일이 있어서 장안에 혼자 갔다가 그만 전대를 소매치기당한 끝에 음식점에서 수모를 겪게 된 것입니다. 그 때 대인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신 것을 보답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제가 누란왕국까지 호위를 해 드리겠습니다.”


대상은 곽 거령의 호위대 삼백 명의 호위를 받으며 둔황을 떠났다.
상인들에게는 말 위에 올라앉아 언월도를 비껴든 곽 거령의 모습이 참으로 듬직하게 보였다.


도적들이 은신할 만한 협곡이 가까워졌다.
모든 상인들과 호위병들은 잔뜩 긴장한 채 협곡으로 다가갔다.
협곡의 으슥한 기슭에서 흉노의 도적떼 수장이 대상을 노려보았다.
 먼지에 가려 호위병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가 않았다.
먼지가 가라않고 대상이 가까워지자 맨 앞에선 호위대장의 얼굴이 흉노의 수장에게 또렷이 보였다.
도적 수장은 호위대장의 얼굴을 알아보자마자 가슴이 철렁해졌다.
 “아니, 어떻게 저자가 저기에 있단 말인가?”
도적 수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일 년 전에 곽 거령이 단신으로 도적들을 추격해 온 적이 있었다.
도적들은 숫자를 믿고 곽 거령에게 대들었다.
도적들 다섯 명의 목이 순식간에 떨어져나갔다.
 도적 수장은 바로 눈앞에서 자기가 모시던 두령의 목이 떨어져나가는 것을 보고는 있는 힘을 다하여 그 장소에서 도망쳤다.
 다행히 그 때는 자기의 위상이 높지 않아서 곽 거령이 다른 쪽으로 추격을 해 가는 바람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도적 수장은 급히 명령을 내려 협곡에서 벗어났다.
멀리 대상들이 멀어져가는 것을 보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상은 무사히 누란왕국에 도착하였다.
야세르는 고마움의 표시로 곽 거령에게 은전을 내 주었다.
하지만 곽거령은 한사코 받기를 사양하였다.
야세르가 부탁했다.
 “수비대장님, 대장님 혼자만 계신 것이 아니고 대장님의 부하들이 있지 않습니까? 부하들이 고생하였으니 당연히 수고비를 받아야지요.”
그 말을 듣자 과거령은 은전을 받았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부하들에게 은전을 모두 나누어주었다.


대상은 누란왕국을 떠나 파미르고원의 아랫마을에 도착하였다.
 완쾌된 아르산이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나머지 중상자들도 모두 완쾌되어 거동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


대상은 파미르 고원을 힘겹게 다시 넘고 소그디아나의 평원을 지나 마라칸다에 도착하였다.
크테시폰까지의 안전을 염려한 야세르는 소그디아나의 호위병 오백 명을 고용하여 대상을 호위하도록 하였다.


마라칸다를 떠나 평원을 지나온 일행의 앞길을 옥수스 강이 가로막고 있었다.
큰 거룻배를 타고 일행은 차례로 강을 건넜다.
맨 마지막 배에 야세르와 베두크가 같이 탔다.
 배가 강의 중간쯤 왔을 때 낙타 한 마리가 발광을 하기 시작하였다.
 베두크가 낙타를 진정시키려고 낙타에게 다가간 순간 낙타가 날뛰며 베두크를 강으로 밀어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헤엄을 못 치는 베두크는 강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아앗, 저 저런.”
사람들은 허둥대기만 할 뿐 어떻게 손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갑자기 야세르의 머릿속에 자기가 수영을 배웠다는 생각이 스쳤다.
 야세르는 겉옷만 벋고는 즉시 물로 뛰어들었다.
 베두크에게 다가가자 베두크가 야세르의 한 손을 잡았다.
무서운 악력이었다.
 야세르는 목 진수에게 수영을 배울 때 물에 빠진 사람은 평소보다 훨씬 더 힘을 쓴다는 사실을 배웠다.
 평소에도 베두크의 힘은 엄청난데 지금은 물에 빠진 상태가 아닌가?
 갑자기 야세르는 무서워졌다.
 있는 힘을 다하여 손을 비틀며 베두크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는 동시에 베두크의 뒷머리를 강하게 손날로 쳤다.
 베두크가 기절하여 축 늘어졌다.
야세르는 베두크의 옷깃을 잡아끌고는 거룻배로 향했다.
 거룻배로 올려 진 베두크는 한 참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깨어났다.
베두크의 뒷덜미가 새빨갛게 부어오른 것이 야세르의 눈에 띄었다.
야세르는 상당히 미안했다.
자기가 겁만 먹지 않았어도 그렇게 세게 칠 필요가 없던 것이었다.



멀리에 팔미라의 성벽이 보였다.
 야세르는 안도의 한 숨을 길게 내쉬었다.
 베두크는 손을 자기의 가슴께로 향했다.
손을 가슴에 얹자 그 안주머니에 아내에게 선물할 비단 보자기가 부드럽게 사르륵 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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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내평안 |  2019-05-22 오전 7:42:44  [동감0]  이 의견에 한마디
선생님 작품 언제 읽어도 감동적입니다.
건강하시고 가내평안하세요  
짜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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