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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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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 ( 삼별초 6 )
2017-06-24 오전 9:20 조회 303추천 2   프린트스크랩


탐라에 도착한 순기는 이원배가 결사대를 이끌고 장렬하게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다.
눈물이 나지 않고 화부터 났다.
말도 나오지 않고 비명이 입속에서 끓었다.
땅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흙을 파댔다.
손가락에서 피가 흘렀다.


순기는 며칠 째 식음을 전폐하였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허공만 쳐다보았다.
순기에게 원배 형은 아버지 이상이었다.
그 인자하고 날래고 굳센 원배 형이 돌아가시다니!


강순기의 건강을 걱정한 부하들이 꿩을 잡아 꿩 엿을 만들어왔다.
억지로 순기의 입에 엿을 넣어주었다.
달콤한 엿이 입에 들어가자 순기는 어릴 때 공주 목에서 원배 형이 사준 엿 생각이 났다.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방바닥을 뒹굴며 통곡을 해댔다.
이원배가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처음으로 울음을 터뜨린 것이었다.


꿩 엿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한 나절을 방안을 뒹굴며 울던 순기가 언제 그랬나는 듯 털고 일어선 것이었다.
다시 일어선 순기의 입은 굳게 다물어져 있었다.


삼별초군은 성을 쌓고 병선을 건조하는 일에 매달렸다.
산에서 나무를 베어다가 해안가로 날랐다.
순기는 매일같이 일꾼들과 함께 목도 일을 하였다.
땀을 흘리자 순기의 가슴속에 배어있던 슬픔이 조금씩 밖으로 흘러나왔다.


일 년의 세월이 흘렀다.
병선이 많이 건조 되었고 성도 제법 모양을 갖추었다.
성은 내성과 외성을 쌓았다.
내성은 돌로 쌓고 외성은 흙으로 쌓았다.
외성에는 사대문을 달고 성안에서 백성들이 거주하도록 하였다.
외성 밖 여러 오름에는 망루를 쌓고 병사들을 배치하여 적의 침입을 관찰하도록 하였다.
병선들은 명월포, 귀일포, 조천포에 정박시켰다.


순기는 순찰 삼아 섬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하였다.
부하들과 함께 말을 타고 출발하였다.
백성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각자 양식을 짊어지고 군막은 수레에 실었다.
해안가의 넓은 평원이 말을 달리기에 적격이었다.


해안가를 살피며 오름을 만날 때마다 올라가서 주변의 지형을 살펴보았다.
지형을 알아두면 적의 침입이 있을 때 요긴하게 쓰일 것이었다.
거대하고 긴 굴에도 들어가 보았다.
굴의 천정은 높이를 알 수 없을 만큼 높았고 바닥에는 용암이 흘러간 자국이 있었다.
굴은 끝이 없이 길어서 한 참을 들어가다가 다시 나왔다.


오른쪽으로 한라산을 끼고 돌았다.
한라산은 언제나 한 결 같이 묵묵히 일행을 내려다보았다.
섬의 동쪽 끝에 다다르자 상당히 큰 섬이 나타났다.
소가 누운 모양이라서 우도라고 하였다.
섬이 평평하고 넓어서 소와 말을 기르기에 적당한 곳이었다.
적을 방어하기에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우도의 오른쪽에 또 하나의 섬이 보였다.
봉우리가 뾰족하고 운치가 있어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그 곳은 섬이 아니고 육지와 연결되어 있었다.
봉우리에 올라가 보았다.
제법 높아서 숨이 차올랐다.
꼭대기에 오르자 평평한 분지가 내려다 보였고 뾰족 뾰족한 바위가장자리 너머로 짙푸른 망망대해가 눈을 메웠다.


일행은 계속해서 섬의 남쪽으로 나아갔다.
푸른 바다 속을 아낙네들이 둥그런 통을 지고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해삼이나 멍게, 조개 등을 채취하고 있었다.
가져간 쌀과 바꾸어서 맛을 보았다.
싱싱하고 달달하고 짭짤하였다.
 마치 바다의 정기를 흡수한 듯 힘이 솟았다.


육지에는 감귤 밭이 있었다.
모양이 탱자와 비슷하였다.
탱자의 쓴 맛 밖에 모르던 순기는 감귤을 먹어보고 그 향기와 맛에 감탄하였다.
정말 숨이 넘어갈듯 한 향기가 배어나왔다.
감귤을 먹는 동안은 행복했다.
 “아아! 부처님은 역시 불행과 행복을 같이 주시는 구나.”


바닷가에서 두 개의 폭포를 만났다.
하나는 바다로 직접 떨어지고 또 하나는 떨어져서 제법 흐른 후에 바다에 닿았다.
모두 옷을 벗고 폭포 물을 맞았다.
모든 병사들이 웃고 떠들며 꼭 철부지 어린애들이 된 것 같았다.
북쪽 항파두리성에서는 물이 귀한데 여기는 폭포가 되어 바다로 흘러가는 것이었다.
병사들이 이야기를 나누었다.
 “차라리 이쪽에다 성을 쌓았으면 어땠을까? 물은 풍족하겠지만 그래도 방어를 위해서는 북쪽이겠지.”


서쪽으로 나아가자 전방에 거대한 종모양의 산이 보였다.
주민들에게 물어 보니 산방산이라고 하였다.
마치 한라산이 작아져서 다시 눈앞에 나타난 것처럼 보였다.
산방산 앞 바다에는 두 개의 제법 큰 섬이 보였다.


일행은 섬을 한 바퀴 돌아 다시 항파두리성으로 돌아왔다.


순기와 이종수는 활을 쏘기 위하여 극락봉에 올랐다.
동봉의 활터에서 순기가 먼저 과녁의 바위를 향하여 화살을 날리었다.
화살은 바위에 맞고 튕겨져 나왔다.
다음에는 이종수가 화살을 날리었다.
화살은 바위에 맞고 꼬리를 부르르 떨며 그대로 꽂히었다.
 “와아” 하는 함성이 지켜보던 부하들에게서 터져 나왔다.
“둥둥둥둥”
집합을 알리는 북소리가 항파두리성에서 울려대었다.
순기와 종수는 부하들을 이끌고 성으로 내려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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