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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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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 ( 게이시로 3 )
2017-06-23 오전 9:37 조회 223추천 1   프린트스크랩


세세한 준비를 모두 마친 게이시로는 헌병대에 휴가를 내고 조선인 안내인과 함께 개마고원을 향해 출발하였다.
낭림산맥의 골짜기로 접어들었다.
 인적 없는 산골짜기를 하염없이 올라갔다.
3월 말의 봄 날씨여서 양지쪽엔 꽃들이 피었지만 계곡의 그늘엔 하얀 눈이 아직도 수북이 쌓여있었다.
계곡의 반 쯤 녹은 얼음장 밑으로 투명한 물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
하루 낮 동안 꼬박 걸었다.
해가 서산으로 기울자 개울가 높은 곳에 천막을 쳤다.
안내인이 개울의 바위를 돌로 쳐서 물고기를 제법 잡아왔다.
냄비에 물을 붓고 맑은 물고기국을 끓였다.
 안내인은 어디선가 더덕도 몇 뿌리 캐어왔다.
저녁을 먹고 나서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두세 시간 동안 잔 것 같았다.
바람소리에 잠이 깨었다.
밤이 되어서 그런지 계곡에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두두득, 두두두득’
천막이 바람에 날리는 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이국땅의 산골짜기에서 듣는 바람소리는 게이시로의 머릿속에 수많은 상념을 심어놓았다.
한 참을 눈을 뜬 채 이리 저리 뒤척였다.
묘향산의 승병들이 게이시로를 에워 쌓다.
게이시로는 칼을 중단으로 겨누고 이들과 맞섰다.
두 명의 칼을 연달아 막아낸 순간 창 하나가 날아와 게이시로의 허벅지에 꽂혔다.
“으악” 게이시로가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다.
안내인의 발이 게이시로의 허벅지에 올려져있었다.
더 이상은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
게이시로는 검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동녘이 희뿌연 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게이시로는 검을 뽑아들고 본을 연마하였다.


안내인이 일어나서 산 개구리 알을 걷어왔다.
작고 검은 개구리알들이 투명한 막 속에 점점이 박혀 있었다.
기력을 회복하는데 아주 특효가 있다면서 한 번에 후루룩 마시라고 하였다.
마음이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잠도 설치고 하여 한 덩어리를 마셨다.
먹을 때에는 미끈미끈 한 것이 다소 찝찝했지만 마시고 나자 찬 물을 마신 것처럼 상쾌하였다.
약간 남은 찝찝한 비위는 더덕을 씹어서 달랬다.


아침을 먹고 나서 또 걷기 시작하였다.
걸을수록 산골짜기는 점점 좁아지고 높아져갔다.
한 참을 지나자 물길은 끊어지고 산등성이를 오르는 일만 남게 되었다.
등허리에 땀이 배어났다.
정상에 다 오르자 순간 눈앞에 광대한 평원이 나타났다.
개마고원에 다다른 것이었다.
넓디넓은 평원너머 저 멀리 북쪽에 백두산이 보이는 듯하였다.


고원 위를 걷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보다 훨씬 더 쉬웠다.
양지바른 곳에는 봄꽃들이 꽃망울을 달고 있었다.
마치 봄 소풍을 나온 것 같았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화식은 금기였다.
불린 생쌀을 그냥 씹어서 먹어야했다.
후각이 예민한 호랑이를 의식해서였다.
안내인이 호랑이의 흔적을 찾았다.
넓은 발자국이 눈에 띄었다.
호랑이를 상대로 어쭙잖게 발도술을 사용할 수는 없으므로 게이시로는 칼을 뽑아 어깨에 메고 걸었다.
호랑이가 나타나기만 하면 즉시 대결할 태세였다.


바람의 영향을 살피며 하루를 꼬박 탐색하고 이튿날 오전에 호랑이를 발견하였다.
덤불속에서 누런 바탕에 검은 줄이 박힌 호랑이의 얼굴이 나타났다.
게이시로는 어깨에 멨던 검을 두 손으로 고쳐 잡았다.
게이시로와 호랑이의 눈이 마주쳤다.
감정의 동요가 전혀 없는 냉철한 눈빛이 게이시로를 쏘아보았다.
안내인이 갑자기 어깨를 움켜지고 쓰러졌다.
게이시로가 쓰러지는 안내인에게 한눈을 파는 순간 호랑이가 게이시로에게 도약하였다.
 게이시로는 크게 옆으로 피하며 칼을 휘둘렀다.
칼끝에 가벼운 감촉이 느껴졌다.
호랑이는 그대로 뛰어 달아났다.
칼을 휘두른 자리에 호랑이의 털이 몇 가닥 베어져있었다.
반 발짝만 덜 피했어도 호랑이를 잡을 수 있을지 몰랐다.
게이시로는 여간 아쉽고 후회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안내인은 호랑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 너무 긴장한 나머지 어깨가 탈골된 것이었다.
게이시로는 안내인의 어깨뼈를 맞춰주고 부목을 대어 고정시켰다.
안내인이 다친 상태에서는 더 이상의 산행은 무리였다.
아쉽지만 일행은 하산을 서둘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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