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강세 가운데 일본의 분전이 빛났다!

5월 26일 인제군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린 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32강전에서 9명의 한국기사가 16강을 밟으며 절반이 넘는 자리를 꿰찼다. 중국은 11명의 기사 중 4명만이 16강에 오르는 처참한 결과를 빚었고 일본은 본선에 출전한 4명의 기사 중 장쉬 9단을 제외한 3명의 기사가 16강에 진출해 소수정예부대의 저력을 톡톡히 과시했다.

우승후보 1순위인 이세돌 9단은 일본 명인타이틀 보유자 장쉬 9단을 맞아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지독한 실리작전을 들고 나온 장쉬 9단은 중반까지 이세돌 9단의 강펀치를 잘 비껴나가며 균형을 맞춰나갔다. 종반 들어선 노림수를 작렬시켜 형세를 뒤집기도 했으나 승리를 코앞에 두고 이세돌 9단의 승부수에 넘어져 재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세돌 9단으로선 천신만고의 한 판.


한국은 이세돌 9단을 시작으로 이창호 9단과 박영훈 9단, 조한승 9단 등 국내 10위권 기사 중 6명이 16강에 드는 막강 위용을 자랑했다. 상위랭커 외에도 김형환 4단은 중국랭킹 3위 콩지에 7단을 물리쳐 이번 대회 최고의 이변을 연출했고 이에 질세라 김형우 2단도 중국랭킹 10위의 치우쥔 8단을 따돌리면서 한껏 기세를 올렸다.

중국은 최 근래 벌어진 세계대회 중 가장 암울한 성적을 기록하게 됐다. 구리 9단과 창하오 9단의 양 축대가 건재했지만 신예 기사들이 전혀 뒷받침을 못해 4명의 기사만이 살아남았다. 구리 9단과 창하오 9단은 각각 원성진, 조한승 9단과 맞붙을 예정이라 8강 진출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못한 상황.

일본은 장쉬 9단이 패했으나 조치훈 9단을 위시로 야마시타 게이고, 고노린 9단이 뒤를 받쳐 주위를 놀라게 했다.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조치훈 9단은 한국의 대표급 신예기사인 강동윤 7단을 가뿐하게 넘어 주위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비웃었다.

고노린 9단은 전기 대회 준우승자인 한상훈 3단을 물리쳤고 일본랭킹 1위인 야마시타 게이고 9단은 김승재 초단의 패기를 잠재우는데 성공했다. 조치훈 9단은 응씨배에 이어 다시 한 번 이창호 9단과 16강전에서 만나며 야마시타 게이고, 고노린 9단은 김형환 4단, 백홍석 6단과 맞붙는다.


계속되는 16강전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사이버오로는 16강전 모든 대국을 생중계하며 조한승 9단과 창하오 9단의 대국은 안조영 9단의 집중해설로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 예정이다.

조선일보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하는 제12회 LG배 세계기왕전은 제한시간 3시간에 초읽기 1분 5회이며 돌을 맞힌 사람이 흑백 선택권을 가진다. 결승전까지 매 회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대진 추첨을 다시 하며 결승전은 3번기로 치러진다. 우승상금은 2억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8000만원. 한국은 지난 8회 대회 이후 3년 동안 일본, 중국, 대만에 차례로 내줬던 우승컵을 되찾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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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전 대진(8강은 16강전이 모두 끝난 후 다시 추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