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대국1 용마 님
팔공산 자락 식당의 넓은 큰방에서 식탁5개를 죽 이어놓고 우측 끝엔 동동주와 파전 오리고기 등을 차려놓았다.
바둑판 세 벌을 좌측에 차리고 10명의 아작인 들은 주인장에게 얻은 달력종이 뒤에 토나멘트 대전표를 그려놓곤 번호표를 각자 뽑는다.
1회전은 오로 5단 이시라는 용마 님과 집백 으로 시작한다.
왼편엔 선비만석님과 저니 님, 우측엔 박민식 님과 도리124 님의 네 점 대국.
조심스럽게 두는 것이 시합바둑에선 유리하여 한껏 무리 없는 착점을 하지만 흑의 실리는 이미 너무 두텁다. 우상귀의 흑이 실리를 택하여 세로 맞서게 되었는데 세의 활용의 극대화를 할지 말지 선택을 하려고 좌변의 흑을 반응을 탐색한다.
연세가 있으시니 음전한 바둑이시려니 내심 생각한 것이 계속 당황스럽다. 거침없는 몸싸움을 마다치 않으면서도 실리를 챙기시는 품은 해외 건설현장에서 두려움 없이 프로젝트를 추진하시며 한국본사의 이익을 실리를 챙기시던 모습이실까?
같은 5단 이라도 기풍과 스타일은 여러 모습인데 용마 님의 바둑모습은 꿈의구장 오락부장을 연상시킨다.
전형적인 내기 꾼에 젊음까지 보태 거침없이 밀어붙이면서도 실속과 기회는 최대한 챙기며 방내기에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전문 꾼의 실전스타일과 다름이 없다.
저쪽 끝의 처는 팔공선달, 3쿠션과 대화에 여념이 없다.
옆에 와서 응원하는 척 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아니지 이 먼 곳까지 따라와 준 것만 해도 감사해야지.
지난 가을 이래 여러가지 마음 상할 일도 있었고 처는 아끼던 그랜저 도 아낌없이 팔아버렸다. 쥐방울만한 마티스 를 거침없이 몰고 다니는 처.
피곤할 테니 혼자 다녀오겠다는 것을 같이 따라 나서겠다고 주장했던 처.
사실 혼자 가려다가 이런 저런 핑계로 먼 길을 포기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지.
처가 아니었으면 먼 길을 나서지 못 했을 듯 싶다.
이청 작가님의 이야기를 글을 좋아하는 것을 잘 알아 내 등을 떠민 것일까?
마음도 가볍고 모든 것이 흡족하다.
이 한 판의 바둑에 내 그림을 그리는 것 아닌가.
흑의 실리가 너무 커 이 상태론 뒤집을 가능성이 없다.
연신 장고를 하며 신중하게 끌어왔지만 비세 이다.
용마 님은 말씀 한마디 농 하나 없이 꾿꾿한 태산 같은 모습으로 일관이다.
판을 내려보며 결단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느낀다.
좌편의 저니 는 6단에 우승후보 라더니 이미 선비만석 님에게 몇 집을 지고 차려진 상의 동동주와 대화에 여념이 없다.
동동주를 청하여 두 잔을 마시고 나니 마지막 전의를 불사른다.
미얀마에 의료봉사를 가서 현지 장군에게 듣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일인당 40키로 씩 미군장비로 중무장한 태국군과 싸울 때는 갸들은 곡사포에 탕끄까지 다 있지만 우리레 쓰레빠에 소총 하나여도 70도 짜리 백주 한 사발씩 멕여 내보내면 13살 어린 병사들이 목숨 안 아끼고 마구 돌격하여 항상 이긴다는.
좌변의 탐색은 흑의 좌상귀와 바꿔 치기가 되며 백 세의 활용가능성은 반으로 줄어든다.
흑 좌상귀를 잡은 것은 아니지만 대형가 가 될 것을 막았으니 그만으로 자위한다.
흑 좌변이 오히려 세가 되려는 것을 공격하며 백 세를 지켜야 호각일 텐데 바로 막으려해도 여러 길이 터져 있어 승산이 없다.
흑은 때를 놓치지 않고 딱 적당한 위치에 삭감이 들어온다.
흑의 우하귀 에 치중을 하며 반응을 보며 중앙세 의 경계선을 정하려 방향을 정한다.
숱한 마귀들과 방내기의 실전에 체력과 장고, 잡기술 등 바둑외적인 술수들도 이젠 모두 몸에 배여서 일까 친선바둑이니 쉽게 두고 던져야 예의인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 흔들기를 시도한다.
우측의 박작가도 영바모 님을 네 점 대국에서 이기셨나 보다.
승패여하는 중요한 것이 아니고 수담을 나누고 이리 먼 이곳까지 모인 그 마음들이 소중한 것이지만 그래도 반상에 모든 것을 담아 그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은 것은 나만의 본능일까?
용마 님의 글 속에서 그려보던 해외건설현장의 첨병으로 활약하던 모습, 미국 바둑대회 참관기를 올리던 정성과 바둑사랑, 이 먼 이곳까지 불원천리 달려와 주시는 애정 등 그 모든 것이 바로 이 한판 바둑 위에 녹아있는 것이 아닐까?
꾿꾿 하고 의연하게 싸움을 마다치 않으며 상대의 의도를 비틀고 실리를 확보하며 큰 산처럼 흔들기 불가능해 보이는 위엄이 배여 있는 이 한 판의 바둑.
마지막 시도, 우하귀 흑을 공략하는 척 하며 중앙삭감에 뛰어 들어온 흑의 첨병을 좌변 흑진과 우하 흑과의 연결을 끊는다.
초반부터 본의 아니게 세를 택했던 불안한 외세가 간신히 중앙대가 로 마무리되어 29호 차로 이긴다.
온라인의 화면이 아닌 실제 바둑판 반상 위에 전국에서 모인 글벗들과 한 켠 에선 동동주와 담화에 화기애애하니 분위기에 취하고 싶은데 장고에 걸려 나약한 장수의 모습은 보이기 싫어 최선을 다하셨으나 체력과 끈기에 양보를 하셨나 보다.
저만 옳다 주장하며 남의 이야기를 스타일을 주의 깊게 보지 못 하는 것은 팔불출인데
바둑의 기풍도 내 스타일만을 주장하며 상대를 괴롭히는 것도 아집일까? 끝.
(사진은 나중에 올릴예정입니다. 박민식작가님 사진이 좋은것이 많을듯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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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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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선달
돌부처쎈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