電車男

유선 일본영화의 제목은 간결하기도 하다.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젊은이가 취한의 횡포에서 막아준 여인과 사랑에 이른다는 간단한 스토리.

거미줄 신경망 같은 도심의 지하철, 그 위에 택배 작은 상자처럼 몸을 싣고 떠다니는 현대인, 무관심과 무기력 속에 스스로도 아무것도 못 할 것이라 생각하는 젊은 군상.

채팅과 인간본성 이 탈출구를 동화를 만든다.

‘여친소’ 나 ‘우생순’ 등의 제목에 무슨 뜻인지 짐작도 못했는데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거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들 이라니 영화 제작자와 관객들의 무신경이 의아할 뿐이다. ‘지하철 속의 남자’로 ‘지속남’ 이라 해야 한국식 표현일까?

간결한 제목이 눈에 띄어 보기 시작하여 평소 보지도 못한 모르는 이들끼리의 채팅이라는 설정이 관심을 끌고 net friends(電友)의 격려와 성원 도움으로 happy ending 에 이르는 과정은 현대인들 젊은이들의 관심일 듯 싶다.

세 명의 편 바둑을 시작하며 우리 편 둘은 둘 다 유리할 듯 하고 나만 무리하지 않으면 되겠군 싶다. 내 상대 땅딸이를 내가 인내심을 발휘하여 참기만 하면 이기겠지.

있는 힘껏 바둑돌을 저쪽 빈 곳에 내리꽂아 죽 밀어 이쪽으로 갖다 놓고, 아니나 다를세라 평소 하던 짓 대로 마른침을 틱틱 내 뱉기 시작한다. 조금 유리하랴 치면 주위를 돌아보며 티브이 해설자 마냥 갖은 건방을 떨며 육갑이다. 조금 불리하면 얼굴이 벌개 마냥 고개를 숙인 채 끝없는 장고이다. 그러다 평소 호프 한 잔 밥 한끼 라도 사줬던 젊은 마귀들에게 공연히 마구 신경질이다.

“고수가 바둑을 두면 가만히 있어야지 왜 떠들어” 자칭 고수라니 바둑이 웃을 일이다.

어릴 적 모친께서 안방에 거셨던 백인당 이라는 휘호를 늘 기억한다.

백 번을 참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겠지.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하며 가장 가까이 벗 해온 바둑이 이렇게 혐오스럽고 나 자신의 인내력의 한계까지 시험 받아야 한다는 것이 우습기만 하다.

저 이는 저런 재주라도 있어 무학일 듯싶은데도 평생을 용산 농산물시장부터 가락시장까지 양파 하나로 큰 돈을 벌었다지. 무례함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것도 재주일까 처세술일까?

자신감이 부족한 전차남 에게 데이트 코스 와 만나서 할 대화까지 조언해주며 잘되기를 바라는 그들의 공동의 꿈을 이루어주기 성원하는 채팅친구들 7명은 밀리터리 룩 의 아미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는 세 젊은이, 어린 간호사, 종일 방 밖으로 나오지 않는 젊은이, 중년의 남자와 여자는 나중에야 대화와 세상과의 소통을 원했지만 같은 채팅팀 이면서도 자신의 처 자신의 남편인지 몰랐던 부부이다. 중도에 포기하려는 전차남을 전철역에 모인 7명은 성원과 야단도 친다. 용기를 잃지 말라고.

동화 같지만 나 역시 온라인 에서 용기를 얻었고 넷 에서 만난 회원들과 전혀 예기치 못했던 해외봉사 라는 인생의 방향으로 돌아서지 않았던가? 많은 이 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시대적 배경이 영화화 되는 것 이겠지.

양쪽 기차길이 평행인 역의 선로 초입에서 잡은 영상은 지하철 역이 영상에서 저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싶다. 관심을 가지고 볼 때 다른 시각에서 볼 때 늘 보던 평범한 것도 저렇게 아름답군.

반상을 잘게 나누며 긴 싸움으로 가면 필승인데 나보다 한 점 반 윗치수 이니 현실을 인정하며 다만 상대방의 건방과 억지 수 무리수를 기다리다 응징하면 항상 무조건 이기는데 알면서도 나 자신을 이기지 못하고 괘씸하다고 혼내줘야지 라고 흥분하며 초반부터 대형싸움으로 전판을 돌다 진다. 그것도 수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참담하게.

그가 열 번 두면 열 번 지는 택시 박기사에게 나는 항상 이기면서도.

백인당에서 세 번도 못 참아내는 나인가?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동화 속만 더듬는 나인가?

전차남의 happy ending 은 모두에게 부러움이자 자신을 돌아보고 이겨내게 만든다.

방콕 친구는 드디어 방에서 나선다, 부부는 채팅의 벗이 바로 자신들 이었던 것을 알며 사랑을 회복한다.

전철 과 온라인 채팅, 이 시대 이 사회 속에서 인간성의 회복은 격려와 배려 그리고 자신의 용기 에서 비롯됨을 지금도 누구나 할 수 있음을 전차남은 보여준다.

흐뭇한 미소로 엔딩을 보며 매니아광장의 글벗들을 생각해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