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꾸미고 잠수를 하려고 해도 숨을 가끔 내쉬어야 하기에..

외계인이 내가 바둑 두는 모습을 본다면...

                                                                                                                 저니

헨리포터 시리즈를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을 보았을지 모를 만큼 나는 환타지를 즐긴다.

아직도 애라는 소리를 부모님에게 듣기도하지만, 이것을 본 다른 이들이 나를 어린이 아이

라고 해도 크게 변명할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몇 년 전 딸 아이가 즐기던 메이플스토리를 작년 초까지 했던 것을 보더라도 나의 사고는 지극히

어린 아이 수준과 다를 바가 없으리라.

원시인과 현대인을 비교해서 우월성을 찾던 빅토리아 시대 유럽인들의 사고방식은

현대 인류학자들에게 많은 논제 거리를 제공했다.

원시인은 현대인과 시간적인 차이만을 갖고 있을 뿐이고 미개인과 문명인의 차이가 아닌데도

유럽인들의 우수성을 내세우기 위한 진화적인 잣대로 원시인을 미개인으로 대하였다.

만약, 어설픈 통역이나 언어전달이 아닌 완벽한 소통체계가 있었더라면, 상호 존중의 인류애적인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외계인들이 내가 바둑 두는 모습을 보았더라면, 무엇으로 느낄까?

바둑판에서 얼굴색이 변하고 심장이 뛰는 모습에서 에너지 변환을 감지하거나

얼굴을 찡그리거나 중얼거리는 소리에서 생리적 배변으로 느낄지도 모른다.

눈이 여덟 개가 달린 외계인이라고 해도 마누라와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바둑을 둘 줄 아는 사람이던 또 모르는 사람이던 그것을 안다고 해서 또 모른다고 해서

미개하다던가 우월하다던가 나눈다면, 남 또한 나를 외계인 보듯 대하게 될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짧은 지식은 일종의 정당화된 참된 믿음이고 신념이고

배운다는 것은 그 신념이 참인 것을 정당화하는 과정일 뿐인데 단편적인 판단기준으로 인해

남을 외계인으로 만들어 버리던가 내 스스로 외계인이 되는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겠다.

올해는 내가 바둑 두는 모습을 바라보는 마누라의 눈을 행복에 겨운 외계인의 눈으로

함께 교감하리라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워본다.

燈明落伽寺 (등명락가사)

                          저니

즈믄 하날의 세월을 견딘 오층 석탑.
무뎌진 옥개석은 말한다.

한울 그리며 부처님 담은 괘방산사(掛榜山寺).
오백 년 깊은 잠에 눈뜬다.

갓 핀 철쭉의 꽃망울 같은 오백나한
떨어진 벚꽃 꽃잎 품는다.

불경 울리는 대웅전 가득 동해바다.
손 모은 미의 (美意) 바람 걸리다.

꿈은 그것을 꾸지 않는 사람은 꿀 수 없듯 소망 또한 그것을 갈망하는 간절함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으리라.....

요즘 홀로 부산한 통에 글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밖으로만 돌고 있군요.  

좀 한가해지면 다른 작가분들의 글을 밀린 숙제하듯 읽어보렵니다...씨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