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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베 단편소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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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미라, 부활하는 로마 4
2019-06-03 오전 11:03 조회 440추천 2   프린트스크랩

갑자기 고트족의 움직임이 둔화된 것이 느껴졌다.
부하들을 시켜 상황을 알아보도록 했다.
 “폐하, 적들이 역병에 걸렸다고 합니다.”
 부하들의 보고가 들어왔다.
적들이 역병에 걸렸다면 더 이상 공격할 필요가 없었다.
클라우디우스는 고트족의 처리를 현지 주둔군에게 맡기고 로마로 복귀할 것을 결심했다.


시르미움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시르미움은 클라우디우스의 고향이었다.
어릴 때 천진난만하게 뛰어놀던 시절이 생각났다.
고향에서 잠시 쉬어가리라고 작정하였다.
그런데 말 위에 앉아있던 클라우디우스가 갑자기 휘청거렸다.
 이상하게 머리가 어지러웠다.
 가벼운 감기려니 생각하였다.
그러나 시르미움의 숙소에 누운 클라우디우스의 머리는 불덩이같이 뜨거워졌고, 뱃속마저 메스꺼워 구토가 일어났다.
의원이 진찰했다.
 “폐하께서 역병에 걸리신 것이 틀림없습니다.”


주위를 물리친 클라우디우스는 근심에 빠졌다.
 후계자를 누구로 세울 것인가?
원정에 나서기 전 한 예언자가 예언했다.
 “황제는 목적을 이룰 것이나 그 자리에서 수명을 다할 것이다.”
클라우디우스도 그 예언을 들었다.
그러나 예언을 듣고도 그는 과감하게 원정길에 나선 것이었다.
이제 자기는 여기에서 죽을 것임을 직감했다.
“갈리에누스의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야한다.”
 갈리에누스의 개혁을 완수하면서도 갈리에누스와 같은 약점을 지니지 않고, 오히려 과감하고 단호하게 자기의 사명을 완수할 인물이 있었다.
 “아아, 보고 싶은 나의 친구.”
피곤이 밀려왔다. 한 숨 자고 싶었다.

클라우디우스는 강하게 머리를 흔들며 이룰 악물고 신하들을 불렀다.
“유언을 받아 적어라.”
신하들이 필기구를 준비해왔다.
 “나, 클라우디우스는 로마의 황제 후계자로 아우렐리아누스를 지명하노라.”
신하들이 받아 적은 것을 복창하게 하여 들은 후에 클라우디우스는 황제의 인장을 그 유언장에 찍게 하였다.
인장이 찍혀지는 것을 지켜보고서야 클라우디우스는 긴장을 풀었다.
 어서 쉬고 싶었다. 클라우디우스는 눈을 감았다.


아우렐리아누스가 포도주를 한 통 어깨에 메고 클라우디우스의 무덤을 찾았다.
잔에 술을 따라 바닥에 부었다.
 “황제가 되고나서는 술도 거의 못했다지?”
 한 잔 따라서 자기도 마셨다.
 “나도 내일부터는 술을 끊을 작정이네. 그 대신 오늘은 우리 둘이 마음껏 취해보세.”
잔에 술을 따라 바닥에 붓고는 다시 한 잔을 따라 자기 입에 가져갔다.
 “예전에 자네가 포도주를 한 통 들고 나를 찾았을 때가 생각나는군. 그 전까지 나는 자네를 미워했었네. 그러나 그 밤이 지나고 나서는 자네와 나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지.”
 옛날 일을 생각하자 아우렐리아누스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백인대장 시절이 생각이 났다.
그 때만 해도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었다.
전선에서 근무하던 둘은 언젠가 진지에서 상당히 떨어진 도시로 외출을 나간 적이 있었다.
 술에 잔뜩 취해서 돌아오는 그들은 도시의 검문소에서 걸렸다.
초소 장은 둘 보다 계급이 높았다.
그리고 상당히 우람한 체격의 소유자였다.
초소 장은 꼬치꼬치 이것저것을 캐물으며 어떻게든 술 취한 둘을 검거하려고 하였다.
그 때 갑자기 아우렐리아누스가 초소 장의 반대편 쪽으로 뛰었다.
 클라우디우스는 아우렐리아누스가 도망치려는 줄 알았다.
 “아니, 비겁하게 혼자서 도망칠 작정인가?”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초소 장으로부터 떨어져 거리를 확보한 아우렐리아누스가 번개같이 뛰어들며 초소 장의 머리를 이마로 받았다.
초소 장은 넘어져 그 자리에서 뻗어버렸다.
 둘은 바로 그 장소에서 도망쳤다.
부하들이 전하는 말로는 그 초소 장은 한 참 동안이나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고 하였다.


아우렐리아누스는 밤새도록 술잔에 술을 따라 바닥에 붓고, 또 술을 따라 자기 입에 가져가기를 반복하였다.


아우렐리아누스는 황제로 등극하자마자 가슴이 철렁할 정도로 충격적인 상황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반달족이 북쪽에서 쳐내려온 것이었다.
 반달족이 곧 파노 인근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보고였다.
 아우렐리아누스는 급히 기병대를 이끌고 북상하였다.
 클라우디우스와 마찬가지로 아우렐리아누스도 갈리에누스가 창설한 기병대의 대장이었었다.
아우렐리아누스는 이번 전투의 승패는 속도에 달려있다고 보았다.
 파노의 뒷산은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누가 먼저 그 산을 차지하는지가 관건이었다.
 만약에 반달족이 먼저 그 산을 점령하면 로마군은 반달족을 공격하기가 극히 어려워진다.
그리고 반달족이 인원을 증강할 경우 로마까지도 위험에 처할 수가 있었다.
아우렐리아누스는 부하들을 독려하여 최대한의 속도로 파노를 향하여 달려갔다.


다행히 파노의 뒷산 밑에까지 도달하도록 적의 움직임은 보이지가 않았다.
 아우렐리아누스는 재빨리 파노의 뒷산을 장악하고 진지를 세웠다.
정찰병을 풀어 반달족의 동태를 알아본 결과 적은 파노시내에서 약탈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뒤가 든든한 로마군은 마음 놓고 반달족을 퇴치할 수 있었다.
반달족은 기습을 당한데다가 적당한 방어진지를 찾기도 어려웠다.
그대로 패주하여 메타우로강 하구까지 밀려버렸다.
 반달족은 메타우로 강에서 배수진을 치고는 로마군에게 대항하였다.
그러나 아우렐리아누스 밑에서 엄격한 군기아래, 혹독한 훈련을 거듭해온 로마군은 가히 천하무적이었다.
병사 한 명 한 명이 모두 내 살을 내주고 적의 뼈를 취하겠다는 무서운 감투정신을 발휘하여 적에게 돌진하였다.
 반달족은 이 전투에서 전멸하고 말았다.


야만족의 침입으로 아우렐리아누스는 한 가지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다.
로마가 적의 침입에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무언가 견실한 대비책이 필요했다.
아우렐리아누스는 로마 주위에 성을 쌓기로 결심했다.
신하들에게 기술자를 모으고, 성을 쌓을 기초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도나우 강 유역에서 다시 야만족들이 소요를 일으킨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아우렐리아누스는 병사들을 이끌고 도나우 강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준동하는 야만족들을 모두 제압하고 난 후에 아우렐리아누스는 고민에 빠졌다.
 “야만족들의 준동을 막을 무슨 항구적인 대책은 없을까?”
깊이 고민하던 아우렐리아누스는 해결책을 떠올렸다.
 아직 개간이 안 된 드넓은 다키아의 황무지가 생각났다.
 “그래, 다키아 땅에서 야만족들이 농사를 짓게 하는 거다. 그러면 그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약탈을 꿈꾸지 않을 것이 아닌가? 또한 그로인하여 로마의 식량문제도 어느 정도는 해결될 것이다.”
곧 협상단이 파견되었다.
야만족들은 공짜로 농사지을 땅을 준다는 말에 모두들 쌍수를 들어 환영하였다.


야만족 문제가 해결되자 로마가 당면한 적은 단 둘로 줄어들었다.
 팔미라 제국과 갈리아 제국이 그 둘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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