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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있나요?
2011-12-01 오후 8:04
조회 3225추천 4 프린트｜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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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있나요?
바람이 붑니다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붑니다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머리카락을 박박 자르면 덜 힘들까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습니다
결과는 과거가 되새겨질 뿐이네요
이곳은 지난날 내가 서 있던 곳입니다
그리고 많은 일이 일어난 곳입니다
길이 있고, 건물이 있습니다
앙상한 가로수도 있습니다
길은 내가 늘 걸어다니던 곳이었습니다
그 길위에서
술과 슬픔에 취해서 서 있습니다
칼날과 같은 겨울의 찬바람 한자락이
나의 몸을 할퀴고 지나갑니다
바람에 몸속의 술이 딸려 가버립니다.
바람이 내몸속의 슬픔은 날려버리지 못하네요
술에도 의지 하지 못하는 나는
슬픔에만 비틀거려야합니다
슬픔만으로 덤벅이 되어 있습니다
술기운이 남아 있다면 이백李白의 말이라도 빌려
스스로를 위로해 보겠지만
슬픔에 비틀거리는 나는 빌려올 말도 없이 초라합니다
너무나 익숙해서 길을 잃을래야 잃을 수도 없는
이 장소에서 어찌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디로 발을 옮겨야할지
무슨 소리를 내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길은 어린시절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누가 시간은 변해도 공간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나요?
지금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린시절의 나의 모습도 없고
젊은시절의 나의 모습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녀도 없습니다
내게 중요한 모든 것들이 사라진 이장소가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이제 의미가 없는 이곳이 그곳과 같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공간은 절대적일 줄 알았는데
다시 이곳에 오면 과거의 나가 있고
사랑하던 그녀가 있을 줄 알았는데
공간은 텅 비어버렸습니다
공간에 시간이라는 놈때문에 휘발하고 말았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공간
그것만이 나의 눈물을 멈추게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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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릿글 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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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심정과 비슷하군요
그래서 제가 님의 글에 끌렸던가 봅니다.
공간과 시간의 관계가 바로 이런거였네요.......... 무척 울적해지는군요
 눈의소리 |
그러나, 또 다른 관계와의 연속인 삶이기에 그 허허로움은 결국 이겨내야한다고 봅니다. 시간이 흐르고 삶이 다하면 그 공간과 시간 또한 소멸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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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공선달 |
｜ 2011-12-02 오후 10:40:03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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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그 공간을 둘러싼 공간이... 하지만 아무나 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안타까운 게 우린지도.(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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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의볏임 |
｜ 2011-12-03 오후 9:21:05 [동감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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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견에 한마디 |
방금 천하무적 4점님 글을 보았는데
두 분이 한 분처럼 예리하군요. 정서도.
논리와 정서, 이 두 바퀴는
요즘 바둑에서는 보기 힘들어... - 예전에도
큰 힘 됩니다.
즐겁군요.
공간과 시간이 힘든 조건일지라도.
논리는 정감을 가벼이하고
정감은 논리를 안타까워하지만
무어 다르겠습니까.
뿌리는 같은 것이어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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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