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리고 헤어져야 하는 것이 어찌 너 하나 뿐이랴만
찬 바람 부는곳으로 너를 보낸 마음이 몹씨 춥고 황량한것을 막을수 없다

정신줄 놓쳐버려 의식없이 길 위를 떠돌다

허허 벌판 논바닥에서 얼어 잠든 차디찼던 몸뚱이로 객사해

아픈 마음 털지 못하고 살게 한 내 어릴적 친구가 보냈었는지

새 인연 생길까 두려워 강아지 너를 안고온 아줌마를 만류하며
딴 곳으로 보내려 했던 그날 밤 
한번도 보이지  않던 친구꿈을 꾸고 의아해 하며 아침 문을 열고 나서다
아침이면 보내려던 네가 마당을 뛰는 모습을 보며 웬지 인연 따라 온것만 같아
너를 보내지 못했고 우리는 한집에 머물며 밥을 나눠 먹는 식구가 되었었지

4년을 너는 내게 많은 웃음과 외로움을 메꿔주던 참 좋은 친구로 고맙게 살아줬단다

장성한 아들이 너무 맘 좋게 치루는 옛 친구의 7번째 제사를 보고 돌아와

머리 한번 쓰다듬던 그 새벽이 너와 헤어지는 작별의 시간이 될줄은 정말  몰랐다

아침 되어 네 집을 버리고 마당에 나와 주검을 맞이한 네 모습을 만났다

혹시 남은 인연을 채우려고 엣 친구 대신해 온 것은 아닌가 해서

그리 친구가 좋아하던 술을 나  취하면 가끔 네 물통에도 부어 놓고 함께 마시기도 했고
대추나무 아래 평상에서 기타를 치고 노래부르면 좋아 맴을 돌던 네 기억들을
어떻게 지우며 살까 눈앞이 흐려온다
나와의 인연이 끝나 새로운 환생길로 떠난것을 춤이라도 추며 반겨야 하겠지만

병원에 다녀와 작은애가 덮어주던 저 아끼던 점퍼를 덮어주던 그 마음처럼

헤어지는 아쉬움은 그대로 남아있다

너의 주검을 본것은 나 하나로 끝내고 싶다

헤어진 아쉬움을 마음에 두는 것으로 네 모습은 내 가족에게 아련하게만 남기고 싶구나

늘 마음 쓰며 추운 밤을 보내는 너를 안타까워하던 아줌마와

겉으론 매정해도 추운 겨울 창밖을 내다보던 큰 애와

네가 좋아하는 나는 이름도 모르는 작은 쏘세지를 늘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돌아오던

작은 녀석 맘 아프지 않게 그렇게 예뻣던 모습으로만 그네들 마음에 남아다오

사람과 짐승으로 쓰고 있던 탈은 달랐지만 떠나 더라도
늘 친구처럼 살았던 우리 마음은 꼭 안고 떠나주려무나

줄것도 참 많았는데 다 쥐어주지 못하고 보내서 정말 미안하다

잘 가거라

내 친구 땡팔아!

네가 묻힌 산에 봄이 오고 진달래 피거든 아저씨 하고 한번 불러주고
아프기 전 처럼 컹컹 소리내어 활짝 한번 그렇게 웃어 다오

내가 취해서 그런거 맞지?
눈물은 왜 이렇게 많이 흐르는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