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원짜리 동전 두 개가 있었다.
하나는 흠집 하나 없이 아주 깨끗하게 잘 생긴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몹시 녹이 슬고 찌그러진 것이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깨끗한 동전은 찌그러진 동전보다 몇 배나 높은 값어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두 동전이 함께 가게에 들어가게 되었다.
깨끗한 동전은 자신의 값어치를 증명해 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하고 생각했다.

‘재는 얼마며 나는 얼마에요?“

가게 주인이 말했다.

“쟤도 백 원이고 너도 백 원이란다.”

깨끗한 동전은 깜짝 놀랐다.

“뭐라구요? 쟤랑 나랑 똑같은 백 원에 불과하다고요?”

“그렇단다.”

깨끗한 동전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다시 잘 좀 보세요. 내가 쟤보다 몇 배는 더 깨끗하고 근사하잖아요. 쟤랑 나랑 같이 취급하는 건 말도 안된다구요.”

그러자 가게 주인이 웃으며 말했다.

“너는 쟤보다 깨끗하고 근사하기 때문에 더 값어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네 기준에 불과 하단다. 너희를 쓰는 인간의 기준에서 보면 너희 둘 다 백 원일 뿐이란다.”

&

남보다 잘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만이고,
남보다 더 많이 알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만일 뿐이다.


하늘이 보기엔
우리도 두 동전처럼 똑 같은 존재들일 뿐이다
ㅋ